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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임금피크제는요? "지금도 정년 60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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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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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0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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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의 '관심(官心)']공무원 임금피크제

[편집자주] 관료들의 생각과 얘기를 통해 어려운 정부 정책을 쉽게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정책 기사에 직접 담지 못한 관료들의 고민도 전합니다. '관료들의 마음'(官心)을 통해 관료사회와 더불어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보여드립니다.
공무원 임금피크제는요? "지금도 정년 60세인데.."
근혜 대통령이 최근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노동개혁'의 고삐를 조이고 있습니다. 공석이나 사석을 가리지 않고 '노동개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정과제에 '노동개혁'이 들어있긴 했지만, 박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드라이브를 걸었던 건 아닙니다. 그땐 핵심 국정과제로 ‘고용’을 내세웠습니다. ‘고용률 70%달성’은 박 대통령을 상징하는 슬로건으로 정해졌습니다.

정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박 대통령 취임 1년이 지나자 매월 취업자 수가 50만명 안팎을 기록하는 등 고용률은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2년을 채 못 갔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취업자수는 30만~40만명으로 줄었습니다. 매년 말 목표로 정한 고용률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고용정책만으론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곧바로 노동정책을 전면에 세웠습니다. ‘노동’ 뒤엔 항상 ‘개혁’을 붙였습니다.

'노동개혁'은 이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습니다. 노동개혁의 중심엔 임금피크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제도입니다. 정년을 보장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금을 줄이는 게 골자로, 노동개혁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정부는 각 기업들이 임금피크제를 본격 도입하면, 청년을 그만큼 더 채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롭게 돈을 마련하지 않아도 고용을 늘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죠. 안착만되면 이것만큼 확실한 고용정책도 없어 보입니다. 정부는 316개에 달하는 공공기관(2014년 기준 28만명)이 솔선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만큼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주문 덕분일까요. 현재 96개가 도입했고, 이달 중으로 150개가 넘는 기관이 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양대노총 공공부문 공동투쟁본부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강제도입 규탄과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2015.8.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양대노총 공공부문 공동투쟁본부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강제도입 규탄과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2015.8.4/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노동계의 반발이 심합니다. 정부가 자신들만 빼놓고 공공기관과 일반 기업에만 강요하는 건 문제라는 이유에서입니다. 공공기관의 10배 인력이 있는 공무원 집단에 도입하면 효과도 10배 이상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임금피크제를 추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 정부부터 도입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게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공무원 임금피크제는 당장 힘들어 보입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공무원은 이미 정년이 60세까지 보장된 탓에, 정년을 60세까지 늘리는 대신 임금을 깎는다는 제도 도입 취지가 희석됩니다. 또 공무원 호봉제에 이미 임금피크제가 반영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공무원의 경우 호봉 상한제를 직급별로 하고 있는 등 임금피크제적인 요소가 일부 도입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공무원 호봉표를 찾아봤습니다. 3급 17호봉 월급은 457만1800원, 18호봉은 464만8200원으로 7만6400원 적습니다. 반면 이보다 높은 직급인 2급 20호봉은 528만7600원을 받고 있는데, 21호봉(535만1800원)과 차이는 6만4200원 납니다. 호봉수가 올라갈수록 임금 상승률이 적어지기 때문에 임금피크제 요소가 이미 반영됐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일반 기업처럼 임금이 직접 깎이는 건 아니지만, 물가상승률 등 감안했을때 임금 삭감 효과가 있다는 얘기죠. 민간 기업은 높은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급여가 큰 폭으로 오르는데, 공무원 월급은 그렇지 않아 이런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공무원노조가 공무원 연금개혁을 이유로 임금피크제를 결사 반대하고 있다는 겁니다. 연금이 깎이는 마당에 임금피크제까지 도입하면 공무원들의 실질 임금은 크게 감소한다는 주장입니다. 내부적으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면 공무원 정년을 65세로 늘려야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합니다.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을 줄이는 취지에 맞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이런 움직임이 현실화되면 법을 바꿔야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간이 걸립니다. 일각에선 내년에 총선 이후에나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이런 공무원들의 움직임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정책을 직접 다루는 공무원들이 자기 밥그룻 지키기에 매몰돼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국민들이 정책을 신뢰하려면 정책을 실제 만들고 집행하는 공무원들을 믿어야 합니다. 그런데 공무원들만 임금피크제 논의에서 쏙 빠진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무원들도 고통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이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러면 국민들도 정책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호응을 보일 겁니다. 임금피크제를 추진하는 정부를 향해 "돌팔이 약장수가 자신은 먹지 않으면서 모든 병이 낫는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이며 약을 파는 것과 같다"고 쓴소리를 하는 노동계의 비판도 사라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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