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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6200만원' 금타 노조 파업에… 월급 못주는 협력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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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광역시=양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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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0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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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협력업체들은 한숨… 금호타이어 올 초 임금 25.6%↑, 광주공장 현재 '멈춤'

노조 파업으로 직장폐쇄된 광주광역시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을 회사의 버스들이 가로막고 있다. /사진=양영권 기자
노조 파업으로 직장폐쇄된 광주광역시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을 회사의 버스들이 가로막고 있다. /사진=양영권 기자
"직원 봉급날이 지난 5일이었는데 자금 융통이 안 돼 아직까지 못 주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파업을 하면 죽어나는 곳은 우리 같은 협력업체예요."

금호타이어에 설비를 납품하는 광주광역시의 협력업체 A사 대표는 기자를 만나 "지난달 17일 금호타이어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일감이 끊겨 설비는 '올스톱' 되고 직원 50명은 가만히 앉아 놀고만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호그룹 창업주 고 박인천 회장 시절부터 40여년간 금호타이어에 물품을 납품해 왔다. 하지만 요즘처럼 금호타이어 노조가 원망스러운 적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조합원들은 파업 끝나고 임금 올려 받아 좋겠지만, 우리는 금호타이어 사정이 나빠져 물품대금 인하로 이어지지나 않을지 걱정"이라며 "파업 이후 후폭풍도 두렵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의 파업이 20일 넘게 이어지면서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의 금호타이어 외주 협력업체는 170여 곳에 이른다. A사처럼 금호타이어 한 곳과 오랜 기간 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파업 장기화로 금호타이어 (3,860원 상승5 -0.1%)가 입은 1000억원대 피해와는 별개로 이들 협력업체 임직원 7200여명의 생계가 위태로워진 것이다.

9일 오전 기자가 찾은 광주광역시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는 이같은 협력업체의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은 노조의 목소리만 쩌렁쩌렁 울려 펴지고 있었다.

광주, 곡성, 평택 사업장 노조 조합원 3000여 명이 광주공장 옆 운동장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었던 것. 연단에 선 조합 지도부는 직장폐쇄를 단행한 사 측은 물론 노조 파업 사태를 보도한 언론을 성토했다.

지난 6일부터 직장폐쇄된 광주공장은 신차용 타이어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관리자와 일반직 사원 등 대체인력을 활용해 극히 일부의 라인만 가동 되고 있다. 가동률은 20%에 초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노조의 방해로 여의치 않다. 사 측은 정문을 막고 원재료 입고 차량과 제품 출하차량의 출입을 위해 임시 출입문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8일에는 노조가 차량을 이용해 임시 출입문을 막아 물류차량이 정상적으로 통행을 하지 못했다.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부 조합원 3000여명이 9일 광주광역시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 운동장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양영권 기자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부 조합원 3000여명이 9일 광주광역시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 운동장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양영권 기자
기자가 공장을 찾았을 때, 평소 같으면 차량과 직원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했겠지만 황량하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오가는 이들이 거의 없는 가운데, '안 주면 일 안한다. 임금인상 쟁취 성과배분 쟁취'라는 노조의 대형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사 측은 노조에 충분히 '줄 만큼 줬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올해 초 "워크아웃 기간 중의 임금 손실을 보전하라"는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임금을 25.6% 인상했다. 격려금 510만원도 지급했다.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민주노총 가이드라인대로 임금 8.3% 인상을 요구했고, 사 측은 처음에는 3% 인상안을 제시했다가 지난 5일 4.6%(일당 2950원) 인상안을 수정 제안했다. 사 측은 일시금 300만원 지급하고 임금피크제도 정년 61세 연장과 함께 내년부터 도입하겠다고 양보한 상황이다.

노조는 추가로 올해 실적에 대한 성과급 150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 측은 "경영 성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성과급을 확정할 수 없다"며 상반기 성과에 따른 70만원을 보장하고 나머지는 하반기 실적을 보고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금호타이어가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상반기 매출이 12.3%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가 거듭되는 것은 현 노조 지도부의 임기가 이달 말로 종료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임금협상이 마무리되면 바로 차기 지도부 선거 체제로 전환하기 때문에 사 측에 강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

9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한 직원이 텅 빈 야드를 자전거를 타고 가로지르고 있다. /사진=양영권 기자
9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한 직원이 텅 빈 야드를 자전거를 타고 가로지르고 있다. /사진=양영권 기자
길어지는 노조의 파업에 지역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광주광역시에서 금호타이어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이달 들어 첫 주 동안 1100만원어치를 팔았다. 파업 전만 해도 2500만∼3500만원 매출을 올리던 터였다. 노조 파업으로 타이어 공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금호타이어를 쓰겠다는 손님이 줄었기 때문이다.

B 씨는 "금호타이어가 광주·전남에서는 큰 사업장이기 때문에 지역 방송과 신문에 노조의 요구가 자주 보도된다"며 "광주 사람들은 향토기업이라면서 그동안 금호타이어를 많이 이용했는데, 이제는 '금호타이어 노조 미워서 안쓰겠다'는 사람이 늘어 손님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B 씨는 "노조 파업이 길어지면 금호타이어 전용 대리점에서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라도 팔아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동 중 대화를 나눈 한 택시기사는 "광주는 다른 도시에 비해 시민들이 노조 활동에 우호적인 지역"이라며 "하지만 6000만원 넘는 평균 임금(2014년 1인 평균급여액 6200만원)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닌데, 회사와 협력업체의 피해가 불어나는 상황에서 요구를 계속하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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