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사태 중대고비, 노조 '파업 일시중단' 논의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주변에 1200명의 경찰이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금호타이어 노조 3000여명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에서 '금호타이어 직장폐쇄 분쇄, 2015임단투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2015.9.7/사진=뉴스1

40일 가까이 전면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금호타이어 (6,610원 ▲120 +1.85%) 노동조합이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새 집행부 선출 여부를 논의한다. 신임 집행부 선출을 위해 파업 일시 중단을 선언할 가능성도 있어 금호타이어 전면파업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 지회는 이날 오전 10시 광주공장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신임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 시행 여부와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현 집행부의 임기는 이달 말로 끝난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오늘 임시 대의원대회에선 지금까지의 교섭 결과를 토대로 향후 파업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논의하고 새 집행부 선출 여부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원래 이달 초 선거를 치르고 새 집행부를 뽑을 예정이었으나 파업을 이유로 선거 일정을 무기한 미뤄 놓았다. 하지만 노사 교섭이 평행선을 달리고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자 새 집행부 선출 여부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노조의 이날 대의원대회에선 선거 시행 여부와 파업 중단 여부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를 치르기로 결정할 경우 파업이 일단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면파업'과 함께 '직장폐쇄'가 단행된 상황에서 선거운동 등 관련 절차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파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선거를 치른 후 새 집행부가 임단협 교섭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새 집행부 선출을 교섭 타결 때까지 미루고 현 집행부의 임기를 연장해 임단협 교섭을 일임하는 결론을 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파업 중단 없이 전면파업이 당분간 계속되고 노사가 줄다리기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금호타이어 안팎에선 그러나 노조가 다음 주 추석 명절 때까지 파업을 끌고 가는 데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선거일정을 진행하고 파업을 일단 중단하는 쪽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지난달부터 시작된 4일 간의 부분파업과 35일째 전면파업으로 1500억 원에 가까운 매출 손실을 입었다. 파업 참여 근로자도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1인당 400만원에 육박하는 임금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노사는 지금까지 20차례에 걸친 단체교섭에서 △2016년 임금피크제(노사 합의로 세부사항 결정) △정년 61세 연장(2015년 정년자 촉탁 1년 고용 포함) 정년연장 등에 의견 접근을 이뤄냈다. 임금인상폭에 대해서도 접점을 찾았다.

그러나 노조가 '무노동무임금' 임금손실액을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일시금(회사안 300만원)으로 보전해 달라며 상향 지급을 요구하고 나서 교섭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 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무노동무임금' 윈칙을 훼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