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탈당, 反새정치 신당 네 갈래…파장은?

박주선(광주광역시 동구·66)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2일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선언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야권의 창조적 재편과 중도개혁·민생실용을 기치로 한 새로운 대안 정치세력 건설을 위해 나서겠다"고 밝혔다. 2015.9.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호남 3선 출신인 박주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2일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로써 천정배 신당, 박준영 신당(신민당), 김민석 전 의원의 '마포 민주당'까지 4개의 군소정당이 새정치연합과 맞서는 구도가 됐다.

박 의원의 탈당은 예고된 일이었지만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 재신임 정국'이 해소된지 하루만에 이뤄진데다 현역의원으로는 처음으로 탈당을 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를 이길 수 없는 불임정당으로 국민으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았다"며 "야권의 창조적 재편과 새로운 대안 야당의 건설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신당 노선에 대해 "박근혜 정권의 국정 실패를 심판하고 새누리당을 이탈한 보수층, 새정치민주연합에 넌더리 난 민심, 국민의 40%에 육박하는 무당층의 지지를 하나로 모아 담은 '국민 정당'을 건설하겠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을 대체할 건전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가 융합하는 '중도개혁 실용민생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박 의원이 탈당 및 창당을 선언하면서 천정배 무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신당 등과 향후 어떠한 파급력을 몰고올지 주목된다.


박 의원의 탈당으로 새정치연합 외부의 신당 움직임은 다소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각자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겠지만 총선을 앞두고 단일 신당으로 합쳐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박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도개혁 민생실용 정당 창립을 기치로 독자적인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면서 "천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의 방향도 저와 같은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좋은 동지라고 생각한다"고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천 의원 역시 지난 20일 창당을 선언하면서 "누구든지 개혁적 가치와 비전, 용기를 갖춘 분이라면 기성정치인도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이 현역 의원으로서 탈당 신호탄을 쏘면서 새정치연합내 현역 의원들의 추가탈당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박 의원은 "내년 1월이 되면 좋은 의원들로 원내교섭단체를 분명히 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추가 탈당할 의원들이) 상당수 있다. 상황에 따라 그 숫자가 늘면 늘지, 줄진 않을 것이다. 호남지역을 포함해 수도권까지 포괄해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박 의원의 탈당을 선언에 여야가 다른 반응을 내놨다.

새정치연합은 박 의원을 탈당을 "초라한 개인 정치"로 깎아내리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미 여러 차례 예고된 일이라 별 감응이 없다"고 혹평했다. 김 대변인은 "탈당은 호남 민심 왜곡이고 당이 재집권할 수 있도록 혁신하고 단결하라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뜻을 정면으로 훼손한 것"이라며 "아무리 그럴 듯한 말로 포장해도 민심의 싸늘한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수차례 탈당과 복당을 되풀이 해 온 박 의원이 정치 말년에 또 다시 선택한 탈당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며 "새로운 대안 정치세력을 건설하겠다는 말은 군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반면 박주선 의원은 현역이다. 그가 탈당해 당 의석수는 128석으로 1석 줄었다. 게다가 천 의원은 물론, 7월 탈당한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각각 신당을 추진하면서 야권신당이 현실화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으로선 탈당을 보다 강하게 비난하고 '개인정치'로 규정할 필요가 커진 셈이다.

물론 '박주선신당'보다는 '천정배신당'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3일 장세환·유선호 전 의원 탈당, 7월 박준영 전 지사 탈당 때는 별다른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박 의원의 탈당 선언에 "별로 새삼스런 상황이 아닌데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중앙미디어네트워크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의 탈당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반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 인사말을 시작하자마자 박 의원의 탈당 소식을 언급한 뒤 직접적인 평가는 피했으나 탈당 회견문을 소개하며 새정치연합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대표는 "(박 의원의) 기자회견문 중에는 '폐쇄적인 당 운영으로 당을 위한 충언과 비판마저 봉쇄됐다. 민주주의 없는 친노(친노무현) 패권정당, 80년대 이념의 틀에 갇힌 수구 진보정당, 국민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고 투쟁만을 일삼는 강경투쟁정당' 등의 비판이 있다"면서 "여러가지 우리가 새겨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말을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