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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한옥집, 이젠 절반값에 지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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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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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0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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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한옥협동조합 장남경 대표 "고집만 고집하지 말자"

장남경 한옥협동조합 대표/사진=진경진 기자
장남경 한옥협동조합 대표/사진=진경진 기자
“장년층 3명 중 2명은 한옥에서 살고 싶어 한답니다. 그런데 한옥은 건축비도 많이 들고 유지·보수비용이 만만치 않으니까 대부분 로망으로 끝나죠.”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북촌한옥마을에서 만난 장남경 한옥협동조합 대표의 얼굴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 내내 그가 강조한 건 ‘한옥의 보급화’다.

장 대표는 “한옥은 우리 정서에 맞는 주택이지만 사실 생활하기 불편하고 가격까지 비싸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며 “수요가 적으면 한옥을 짓는 사람들은 계속 문화재를 수리하거나 한옥을 유지·보수하는 일만 할 수밖에 없는데 이제는 이런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같은 생각을 갖게 된 건 15년 전 한옥 공사현장에 참여하면서다. 현장에서 건축기사로 활동한 그는 한옥을 올리면서 그 매력에 푹 빠졌다고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한옥을 짓는데 일정한 설계도면이 없는 점이다.

장 대표는 “한옥은 못질을 하지 않고 각 부재를 연결해 완성한다. 그런데 연결을 위한 수치가 없고 도편수마다 생각하는 수치가 달랐다”며 “공사를 하다 사정이 생겨 다른 도편수가 올 경우 일을 이어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지은 한옥을 유지·보수하려면 집의 부재를 다 뜯어 수치를 재야만 수리가 가능하다. 이 과정이 품이 많이 든다”고 했다. 이때부터 장 대표는 부재의 표준 규격화 작업을 시작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지역별 한옥의 기울기나 각도를 연구한 것.

그는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은 지붕의 각이 가파르고 비가 많이 오는 지방은 넓은 식으로 지역마다 한옥을 짓는 게 다 달랐다”며 “나름대로 기준을 만들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표준치수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장남경 한옥협동조합 대표/사진=진경진 기자
장남경 한옥협동조합 대표/사진=진경진 기자

이렇게 표준화된 부재는 대량생산이 가능했다. 장 대표는 “그동안의 한옥은 수제화와 같이 맞춤형 제작이어서 비쌀 수밖에 없었다”며 “부재를 대량 생산할 수 있으면 기존 한옥보다 저렴한 가격에 한옥을 지을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옥을 짓는데 드는 비용은 3.3㎡당 평균 800만~1200만원 정도지만 보급형의 경우 400만~5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장 대표는 “보급형 한옥을 개발한다고 이쪽 업계에선 이단아로 불리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무자격자가 아니냐고 하지만 엄연히 문화재 수리 자격증도 가지고 있는 전문가”라며 “보급형 한옥은 고급만 고집해 모두가 망하지 말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한옥의 보급화’라는 뜻을 가진 이들과 함께 한옥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이곳의 목수·와공·구들공 등 각 분야 전문가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옥 구들이나 창호지 교체, 한옥이 망가지는 이유 등을 교육한다.

아이들에게는 모형 조립을 통해 한옥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이달부터는 성인을 대상으로도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비는 무료고 자재만 본인이 직접 구매하면 된다.

장 대표의 마지막 꿈은 한옥종합백화점을 여는 것이다. 그는 “한옥정보와 설계, 전문가 인력 알선, 자재 구매까지 한꺼번에 가능한 한옥 종합백화점을 열고 싶다”며 “외국 창고형 마트처럼 한옥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찾을 수 있는 곳이 생기면 가격 거품도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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