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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집안다툼으로 번진 국민연금 공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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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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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08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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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화 반대' 최광 이사장-'찬성' 與의원 충돌
내년 총선·후년 대선 앞둬 논의 마지막 기회 해석
전문가들 "이사장 인식, 현실과 괴리…분리 바람직"

정부·여당 집안다툼으로 번진 국민연금 공사화
"국민연금 제도(국민연금 일반부서)와 기금(기금운용본부)은 같이 있어야 합니다."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
"(공사화 반대 같은) 월권행위는 엄중히 문책할 사안입니다. (이사장은) 정책 결정권도 없고요."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논의가 국정감사장에서 다시 불붙었다. 현 정부에서 임명된 국민연금 이사장과 여당 의원 사이에 공사화에 대한 이견이 맞붙으면서다.

현재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방향은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다. 현재의 기금운용본부 체계가 500조원 규모로 불어난 기금을 운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틀이라는게 정부·여당의 판단이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2060년으로 예상되는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추기 위해서는 운용 전문성과 독립성을 키워 수익률을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금운용본부를 분리해 공사로 만들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용역을 통해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기금운용위원회 상설기구화 △국민연금심의위원회 격상 등을 핵심으로 하는 사실상의 정부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후 새누리당에서도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정희수 의원과 박윤옥 의원이 관련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올해가 공사화 논의를 마무리지을 마지막 기회라는 얘기가 나온다. 내년 초에는 총선 공천 정국이 시작되고 4월 총선 이후 19대 국회가 종료되면 처리되지 않은 법안이 모두 자동폐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시가 바쁜 상황에서 현 정부 인사인 최 이사장이 공사화를 반대하는 취지의 의견을 내놓으면서 야당을 설득하는 데도 힘이 실리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야당은 기금운용체제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공사화보다는 현재 틀을 유지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최 이사장이 지난 5일 국민연금 국감에서 "기금운용본부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현재도 보장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시장에서도 정부와 여당보다는 야당의 주장과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감에서 야당보다 여당 의원들이 최 이사장을 매섭게 몰아붙인 이유도 여기 있다.

*2015년은 7월말 기준.
*2015년은 7월말 기준.
문제는 독립성에 대한 최 이사장의 인식이 현실과 상당히 괴리돼 있다는 점이다. 당장 국민연금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의 관계만 해도 역할 분담이 불분명한 데다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장의 인사권을 쥐고 있어 독립성이 충분히 지켜질 수 있는 구조로 보기 어렵다. 세세한 사안까지는 아니더라도 투자의 큰 줄기는 보고를 통해 이사장의 영향권에서 진행되는 게 현실이다. 이런 문제는 글로벌 인맥을 활용해 투자 부문에서도 이름을 날렸던 전광우 전 이사장 시절에도 논란이 됐던 일이다.

연강흠 연세대 교수는 "기금운용본부장이 이사장의 지휘를 받는 임원에 불과한 현재 구조로는 독립적인 운용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공공기관 평가에서 경영성과가 기관장 평가의 가장 중요한 항목 중 하나다 보니 이사장이 기금운용 방식과 결과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금규모가 국민연금과 비슷한 해외 연기금의 경우 대부분 보험금 징수와 연금 수령을 담당하는 조직과 기금운용조직을 철저히 분리해 운영한다. 캐나다국민연금(CPP)은 1998년에 연금개혁을 통해 기금운용본부를 떼내 캐나다연금투자이사회(CPPIB)로 독립시킨 뒤 0~3%대에 머물던 수익률이 최근 10%대까지 올랐다.

네덜란드 공적연금(ABP)도 2008년에 자회사 APG를 설립해 자산운용 업무를 APG로 이전하고 장기 아웃소싱을 계약해 감독과 행정관리 업무를 분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은 1992년에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법률을 개정해 민간인 13명으로 구성된 캘퍼스 이사회에 기금 투자에 대한 독립적이고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감시기능과 운영기능의 분리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가이드라인이나 해외 연기금의 운영 사례를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을 분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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