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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입시 위주의 역사교육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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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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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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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원로의 '걱정'<2>]이이화 전 서원대 석좌교수…"역사 국정화, 청소년에게 '배신감' 돌려줄 것"

이이화 전 서원대 석좌교수./ 사진=김종훈 기자
이이화 전 서원대 석좌교수./ 사진=김종훈 기자
"국정화 교과서는 이번에 강행된다 해도 조만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될 겁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혼란으로, 손해를 보는 건 학생들 뿐이겠지요."

학계에서 이른바 '민중 역사학자'로 불리는 원로학자 이이화 전 서원대 석좌교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옳지 않은 일이므로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야 중 누가 차기 대권을 잡든 국정화를 철회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2016년 총선과 그 이듬해 대선에서 이슈로 제기돼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기간 국정화 체제의 유지는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이 교수는 "차기 정부가 국정화를 문제삼고 또 다시 제도를 바꾼다면 그 손해가 얼마나 막심하겠냐"며 "검인정 교과서를 보완해도 모자랄 판국에 정부가 뚱딴지 같은 소릴 꺼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 정부의 국정화 시도는 '영웅주의'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주의에 기초한 역사관은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 모두가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며 역사를 이끌어 간다는 것인 반면, 소수의 걸출한 인물들이 역사를 쥐고 흔든다는 영웅주의에 기초한 국정화 시도는 '반(反)민주'로 귀결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 교수는 "지금은 지배자의 존재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민주주의 시대"라며 "민중을 위한, 민중에 의한 역사를 써야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위한 역사를 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이화 전 서원대 석좌교수./ 사진=김종훈 기자
이이화 전 서원대 석좌교수./ 사진=김종훈 기자

특히 국정화 교과서가 교육 현장에 배포될 경우 "학생들의 민주 의식이 말살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민주사회에서 교육은 다양한 관점에서 서로 논쟁을 벌이고 합의에 이르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인데, 이미 하나의 결론이 정해진 체계에서는 이러한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국사 교과서에 '김일성 주체사상'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북한 사상을 배우고 있다'는 정부·여당의 주장을 문제삼았다. 그는 "기존 우리가 알던 정(正)에 새로 알게 된 반(反)을 고려해, 새로운 합(合)을 도출해내는 것이 논리적 사고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사고력을 키워주기 위해 비판적으로 적힌 내용을 트집잡고 우리 논리대로 써야 한다는 것이야말로 북한식 유일사상이고 세뇌교육"이라며 "지금 정부는 역사에서 '왜'라는 고민을 빼자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1970~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회상하며 교과서 국정화는 심각한 사회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당시 유신시대에는 모든 중고등학생이 전부 똑같은 내용을 배웠다"며 "그러다 대학에서 넓은 세상을 보고 토론을 하면서 '내가 속았구나'라는 배신감을 느끼고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과서 국정화로 인해 그때의 배신감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그때보다 의식이 훨씬 높아진 지금 청소년들은 예전보다 훨씬 큰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암기와 입시에 치우친 그간의 교육방식을 반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우리 교육에 비판적인 사고력과 인간을 가장 중요시하는 인문정신이 실종된 현실이 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실 속에서 과거를 알고 감동을 느꼈을 때 비로소 역사를 배웠다고 할 수 있다"며 "사지선다형 정답을 고르고 '태종태세문단세'를 외우는 것은 역사 교육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 현장에서 정직하게 역사를 가르치려는 일선 교사들의 노력을 정부가 꺾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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