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사임…국민연금기금 운용본부 공사화 급물살 예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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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News1

기금운용본부 독립을 반대하며 기금운용본부장 인사갈등을 불러온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7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기금운용본부 독립공사화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인사파동의 또 다른 당사자인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은 아직 거취와 관련,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퇴임이 유력시된다. 보건복지부도 두사람에게 이미 모두 사임을 주문한 상태다.

이와 관련, 27일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홍 본부장이) 특별한 의사 표명은 없었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도 퇴임 유력

홍 본부장은 임기가 오는 11월 3일까지로 일주일가량 밖에 남지 않았다. 1년 연임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임기도 대부분 마쳤다.

최 이사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소상히 밝혀온 것과 달리 홍 본부장은 그동안 언론 인터뷰를 사양한 채 두문불출했다.

홍 본부장이 최 이사장과 같은 결정을 내릴 경우 당장 연금공단은 서열 1위와 2위가 동시에 빠지는 큰 공백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혹여 임기를 다 채운다고 해도 당장 내달 초부터는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이 공석 상태이다.

새 인물을 공모하고 선임하기까지 최소 3~4개월의 시간이 걸려 500조원의 국민 돈을 굴리는 연금공단 경영진 공백 사태는 한동안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연금공단 이사장이 중도 사퇴한 전례가 있지만 기금운용본부장까지 함께 공석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연금공단 기금 규모는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은 2016년 기준으로 총수입이 57조원, 총 지출은 19조원으로 수입보다 지출이 적어 적립금이 대거 쌓일 전망이다.

기금 규모는 2010년 300조원을 돌파했고 2016년 539조원, 2043년에는 2561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막대한 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의 경영진 공백은 기금 운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많다.

◇정부, 기금운용본부 본격 추진할 듯…야당 반대 거세

복지부가 인사파동을 계기로 최 이사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배경에는 정부 정책인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반대한 것이 괘씸죄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을 책임지는 조직의 수장이 앞장서 공사화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복지부는 불편한 내색을 보여왔다.

정진엽 장관은 지난 20일 세종특별시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는 것은 정부의 안"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외국 사례를 보면 기금을 분리해 독립적으로 운용하는 국가가 많고 성공적인 사례도 확인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금처럼 연금공단 산하 조직으로는 정부 간섭이 많아지고 능력 있는 운용인력을 영입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진단도 내놨다.

정 장관은 "(기금운용본부가) 독립성을 확보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과거 정부가 일부 개입한 적이 있는데 좋은 방향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1일 광주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기금운용본부 공사화가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500조~600조원이나 되는 자금을 책임 있게 운용해야 한다"면서 "어떤 형태로 어느 시기에 (공사화)할 것인지 고려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위해선 국민연금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야당의 반발이 거세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기금운용본부를 독립시키거나 이를 반대하는 법안 여러 건이 계류 중이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지난 2012년 기금운용본부를 연금공단에서 분리해 특수법인으로 만드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이 같은 해 11월 발의한 법안은 기금운용본부 분리를 원천적으로 반대하고 국가가 연금 지급을 보장하도록 명문화하는 등 공적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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