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애플을, 카카오가 페북을 넘으려면

캐리커처=김현정 디자이너

미국 스타트업 시장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얘기가 바로 스타트업 인수 소식이다. 구글이 어떤 스타트업을 인수했네, 애플이 무슨 업체 사려고 한다더라 등의 소식이 끝없이 들린다.


단언컨대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가장 먼저 달려가 만나고 싶은 기업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미국 IT 업계의 공룡들이다. 요즘은 중국의 알리바바, 샤오미 같은 업체도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기도 하다.

이제 막 자라나는 스타트업들이 왜 이 업계의 공룡들을 만나고 싶어하냐고?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은 스타트업을 진정성 있게 대하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발전하는 스타트업에겐 파격적인 조건과 대우로 투자나 인수를 단행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CEO들은 업계의 공룡들을 만나기 위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기도 하며 심지어 그들에게 인수되는 것이 목표인 회사도 많다. 이러한 목표, 희망이 있기에 정부가 세금을 들이 부으며 '부흥회'를 열지 않아도 스타트업들이 알아서 우후죽순 생겨나 성장한다. 이것도 모자라 타국의 우수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트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 결과로 좋은 스타트업들은 이미 업계의 공룡들 손에 먼저 거쳐가게 된다. 그들은 구글 같은 큰 그릇 안에서 더 큰 꿈을 그려나갈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 된다. 더불어 애플과 구글같은 IT 기업들은 스타트업의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뤄나가고 있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찾아가 미팅을 하면 그들은 "저 기술, 우리도 만들 수 있나?" 주제로 다시 내부 회의가 들어간다. 인수나 투자 결정은 커녕 저들 속에서 다시 개발이 진행될 때도 있다. 다시 생각해보자. 구글과 애플이 개발자, 기술자가 없어서 갓 걸음마 뗀 스타트업들을 인수 하겠는가?

대기업은 본래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역량으로 닿기 힘든 부분들을 해야 맞다. 시장은 복잡한 알고리즘으로 돌아기기 때문에 제3자가 보기엔 별거 아닌 아이템이 성공하기도 하고 기발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스타트업이 진보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더 큰 힘이 필요로 할 때도 있다. 국내 대기업의 또 다른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다. 스타트업의 기술을 들어내어 자기 살에 갖다 붙이는 것이 아닌, 같이 상생하는 것 말이다.

미국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대표 엘론 머스크는 정부만이 가능했던 우주선 사업을 시작했으며 애플은 잡스의 혁신과 도전을 통해 IT 아이돌이 되었다. 사람들은 애플 제품을 사기 위해 며칠밤을 꼬박 새고 제품을 샀다고 자랑까지 한다. 이제까지 이런 기업이 있었던가?

한국의 대기업들도 이제 아이돌이 되어야한다. 그리고 그 DNA를 스타트업을 통해 배워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삼성이 애플을 뛰어 넘을 것이고 카카오가 페이스북을 넘는 날이 한 발 앞서 다가 올 것이라 확신한다.

정부는 스타트업을 키우고 대기업은 스타트업을 활용하고, 스타트업은 또 다른 스타트업과 연합하는 연결고리가 완성될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IT 강국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