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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장 살인죄 인정에도 사고원인은 '미궁'…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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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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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1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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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살롱<90>]대법, 대형 인명사고 최초로 '부작위에 의한 살인' 인정 "안전사회로 한발짝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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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 1년7개월만에 사고 책임자들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책임자로 지목됐던 이준석 세월호 선장은 무기징역형을 확정받았습니다.

이 선장은 재판 내내 유가족들에게 사죄를 하면서도 자신의 책임은 회피해왔습니다. 재판에서 그는 공황 상태에 빠져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했다고 변명을 합니다. 동료들에게 책임일 떠넘기기도 했습니다. 화물과적은 일등 항해사의 책임이라고 했고 사고지점인 맹골수도를 지날 때는 삼등 항해사가 잘 운행할 것으로 여겨 침실로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선장으로서의 사명이나 책임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그에게 대법원은 '살인'이라는 무거운 죄를 지웠습니다. 대형 인명사고에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인정된 첫 사례라고 합니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 인정 근거는

형법 18조는 '위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자신의 행위로 인해 위험 발생의 원인을 야기한 자가 그 위험 발생을 방지하지 않았을 때는 그 발생된 결과에 의해 처벌한다'고 규정합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면 그에 대한 죄를 물을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이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인정된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실제 살인을 한 것과 거의 비슷할 정도의 행위에 대해서만 한정적으로 인정돼왔습니다. 예컨대 피해자를 물리적인 힘을 이용해 사망케하면 살인, 피해자를 감금해 탈진시킨 뒤 그대로 뒀다가 사망한 경우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인정되는 식입니다.

검찰이 이 선장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했을 때 쟁점 역시 이 선장이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행위를 살인과 동등하게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대법관 13명은 이에 대해 모두 같은 답변을 내놨습니다. "이 선장이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승객들을 적극적으로 물에 빠뜨려 익사시킨 행위와 다름없다."

◇"살인죄 인정 당연…안전 사회로 한발짝 다가선 것"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에게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으로 이같은 대형 인명사고가 났을 경우 책임자에게는 살인죄가 적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유족들은 대법원의 이같은 결정에 환영의 뜻을 보냈습니다. 전명선 세월호 가족협의회 대표는 "승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사고가 났을 때 안전하게 퇴선시킬 의무가 있는 선원들이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도망친 이 사안에 살인죄가 인정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이번 대법원의 판단에 의해 이같은 상식이 받아들여져 그동안의 고통이 조금이나마 위로받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사고가 났을 때 자신들의 목숨만 챙기면 된다는 생각은 이번 판결로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환영의 뜻을 보냈습니다. 민변은 "그동안 대형 참사가 벌어질 때면 현장 책임자만을 처벌하는 소위 ‘꼬리 자르기’가 반복됐고, 그 처벌 수위조차 대체로 업무상 과실치사에 그쳤었다"고 꼬집으며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이제는 사고가 났을 때 제 생명만 챙기지는 못할 것이다. 부족하나마 보다 안전한 사회로 한발짝 다가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사고원인은 뭐였나…남은 과제는

대법원은 다만 세월호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앞서 검찰은 세월호 사고가 항해사와 조타수의 조타 잘못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고 3등 항해사와 조타수를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들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급변침에 따른 전복사고라는 정부의 발표를 인정하지 않은 셈입니다.

사고 원인은 세월호를 인양한 후에야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김영석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은 "내년 6월쯤이면 (세월호)인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침몰 당시 선체에 외부 충격이 가해졌는지, 조타기에 기계적 결함은 없었는지 등 항간의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외에도 풀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참사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구조적인 이유를 파악하고 재발을 막는 것, 유가족들에 대한 배상,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재산 환수 등입니다.

이와 관련해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기간의 충분한 보장(종기 최소 2016년 12월31일)과 법에서 정한 3개월간의 '종합보고서 작성기간'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남은 과제가 정치적인 이유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세월호의 아픔은 치유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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