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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유흥서 '하얀밤'…위험천만 '아침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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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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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4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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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4~8시 서울 음주사고 매년 600여건…1~2시간 휴식해도 술 안깨 "면허 정지·취소 대상 허다"

클럽·유흥서 '하얀밤'…위험천만 '아침음주'
#지난 18일 서울 강남 클럽에서 친구들과 '불금'을 보낸 권희선씨(28·여, 가명)는 휴일인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술을 먹고 자택인 수원으로 가기 위해 대리기사를 부르지 못해 30분 넘게 발만 동동 굴렀다. 연말이라 대리기사들도 평소보다 2배 넘는 가격을 불렀고, 이마저도 쉽게 구해지지는 않았다. 다음 날 업무를 생각하면 차를 두고 갈 수도 없는 상황. 술을 천천히 먹고, 과음하진 않았다는 생각에 그는 결국 운전대를 잡았다.

하지만 차에서 몸을 녹이고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주 오던 다른 차량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 주택가 골목길에서 일어난 사고라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수백만원이 넘는 수리비를 배상해야 했다.

#지난 16일 오전 6시. 김영준(35·가명)씨는 서울 강남대로 인근 도로에서 순찰을 돌던 경찰에 적발됐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신호대기를 하던 중 도로에서 깜박이를 켜두고 잠시 잠이 들어버렸다. 김씨는 밤새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잠시 사우나에 들러 잠을 자고 일어나 회사에 가기 위해 차에 올랐다.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괜찮다는 생각에 운전대를 잡았다. 하지만 측정결과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인 0.1%를 웃돌았다.

연말연시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와 전날 과음에 따른 숙취 등으로 오전 시간대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늘고 있다. 출근길 정체로 경찰의 단속이 잘 진행되진 않지만,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서울 강남 등 클럽과 유흥업소들이 밀집한 도심을 중심으로 오전 4~8시 사이 음주와 숙취 운전으로 인한 가벼운 접촉사고 비중이 높다는 게 일선 경찰들의 설명이다.

오전 4~8시 음주에 따른 서울시내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최근 3년 간 매년 600여건 넘게 발생했다. 이 시간대 음주 교통사고 건수는 한해 일어나는 사고의 20~30%를 차지하며, 사망자와 부상자 수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610건으로 전체(3344건)의 18%를 차지한다. 사망자는 7명(23%), 부상자는 1023명(17%)에 달한다.

2013년에도 659건(19%)의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18명(47%)가 목숨을 잃고, 1138명(18%)이 이 시간대 다쳤다. 2012에도 710건(33%)의 사고가 발생했고, 사망자는 13명(33%), 부상자는 1212명(17%)에 달한다.

서울 강남의 한 지구대 경찰은 "신호대기 중 자다가 적발·신고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종종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이 시간대 음주단속이 잘 없어 순찰 중 가끔 발견된다. 한 달에 2~3건 가량되고 연말연시엔 크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사우나나 찜질방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귀가해 짧은 잠을 청하기도 하지만 크게 효과는 없다. 몸속에 술을 분해하기 위해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데, 1~2시간의 휴식만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때 술이 깼다는 생각에 운전대를 잡았어도, 혈중알코올 농도는 여전히 높은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서울 잠실역 사거리에서 음주운전 신고를 접수 받아 경찰이 출동했으나 오히려 신고자 운전자의 혈중알코올 농도가 0.05% 수준으로 면허 정지 대상인 경우도 있었다.

위드마크 공식(음주운전 시간과 측정시간의 차이를 보완해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계산하는 방법)에 따르면 개인차가 있지만 소주 1병의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대략 7시간이 걸린다.

장석용 교통관리공단 교수는 "다소 차이는 있지만 1시간에 0.015% 가량의 알코올만 해독되는 수준이다"라며 "정신이 들었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착각이며, 반응속도와 판단력은 여전히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전시간 음주운전 감소를 위해선 음주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와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속횟수를 늘리는 것 만으로는 이 시간대 음주를 줄이기란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선 경찰들은 '출근 시간대 차량이 늘어나는 시간대라 음주단속이 잘 이뤄지지 않아 이들을 적발하기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워가 심한데, 음주단속까지 겹쳐 발생하는 민원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경찰의 음주단속은 사고 건수가 가장 많은 오후 10~오전 2시 사이에 주로 진행된다.

정철우 경찰대 교통학 교수는 "음주단속을 강화해도 일정 수준 이상 줄어들지 않는다"며 "단속보다는 예방이 중요한데, 음주운전시 시동이 걸리지 않는 장치를 설치할 경우 벌점을 깎아 주거나 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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