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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고인 물에 모기알 발견돼도 벌금, 우리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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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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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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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형 건설현장 이젠 바꾸자]<中> 하청에 또 하청, '있으나마나' 안전관리자, 열악한 건설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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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발생한 화재로 5명이 숨지고 129명이 부상당한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의 당시 모습. 불에 타 검게 그을려 있다. / 사진=신현우 기자
#1. 2014년 10월 27명의 사상자를 낸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는 '인재'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난 12일 1심 법원은 "원래 승인받은 설계도면대로만 시공했더라면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대형 인재사고"라고 판시하며 관련 업체 대표에게 징역형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야외광장 환풍구 시공사 원청업체가 다른 업체에 하도급 시공을 맡겼고 이 하도급 업체는 무등록업체인 다른 업체에 재하도급했다. 무등록업체는 설계도면과 달리 경험과 짐작만으로 시공했다. 결국 환풍구 위에서 공연을 보던 시민 27명이 19m 아래로 추락해 16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2. 지난 10일로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고가 발생한 지 꼬박 1년이 지났다. '후진국형 참사'로 기록된 이 사고로 20대 미혼모와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등 5명이 숨지고 129명이 부상을 당했다.

불이 확산한 데는 피난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고 소방점검을 똑바로 하지 않은 등 '안전불감증'이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지만 여전히 책임소재를 명확히 가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달 초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건축주와 설계·감리자 2명이 일부 혐의를 부인해 법정 공방이 예고된 상태다.



우리 사회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에 익숙하다. 안전사고가 일어나면 관계 당국은 호들갑을 떨며 규제강화 조치를 내놓는다. 하지만 이 마저도 '엉뚱한 외양간'인 경우가 많다. 제도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건설현장의 경우가 그렇다. 현행 산업안전제도는 대체로 근속이 전제된 정규 근로자와 고정된 사업장 그리고 단일 사업주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측면이 강한데 건설현장은 이와 다르다는 것이다.

◇건설현장 안전관리자 3명 중 2명은 '비정규직'
13일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2014년 조합 소속 시공능력 상위 50위권중 10개 사업장의 안전관리자 고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비정규직 비율이 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비율이 3명중 1명에 불과한 것이다.

전담 안전관리자를 두지 않고 현장 직원 중 자격증 소지자를 겸직시킨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안전관리자가 비정규직이면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정규직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에 따라 공사규모가 일정 금액 이상이면 안전관리자를 전담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건설사 직원 중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을 겸직시키는 일이 관행처럼 돼 버렸다.

안전관리자는 전담으로 활동하는 것이 원칙이나 서류상으론 아무 문제가 없어 국토교통부 등에서 직접 현장 단속을 펼치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다.

지난해 10월 방문한 싱가포르의 한 지하철 공사현장. 안전관리가 철저할 뿐 아니라 기존 도로 차선을 줄이지 않고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 사진=송학주 기자
지난해 10월 방문한 싱가포르의 한 지하철 공사현장. 안전관리가 철저할 뿐 아니라 기존 도로 차선을 줄이지 않고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 사진=송학주 기자
싱가포르의 경우 정부가 직접 각 분야별 안전관리자를 교육을 시키고 자격증을 주어 근무토록 한다. 어떤 공사든 정부가 인증한 안전관리자를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며 매일 안전관리를 받아야 한다. 만일 이를 어길 시에는 곧바로 공사중지 명령이 내려진다.

싱가포르에 진출한 한 건설업체 직원은 "고인 물에 생긴 모기유충이나 모기알이 발견되면 하나당 200달러의 벌금이 매겨지는 등 안전관리가 철저하다"며 "안전관리자가 인증을 해 주지 않으면 작은 사다리 하나도 설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 있으면 뭐하나"…근무환경 열악한 건설현장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현장 근로자의 근무시간은 월 평균 220시간. 전 산업 평균 174.2시간보다 45시간 이상 많다. 휴일 개념이 정확하지 않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장기간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근로자들의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안전사고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대형건설업체 한 현장소장은 "건설 노동자들은 새벽 6시부터 출근해 저녁 늦게까지 야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건설현장의 특성상 작업 강도가 상당히 높은데 피로도가 쌓인 상태에 야간작업을 하면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비는 현저히 부족하다. 산업안전보건법과 노동법에 따라 발주처가 안전관리비를 지급하게 돼 있지만 관리비가 낮은 공종으로 계산해 금액을 줄이는 등 발주처의 횡포가 많다는 지적이다.

조합 관계자는 "정부가 건설업을 근로기준법 사각지대로 방치했기 때문에 건설현장에서 장시간 노동이 악성문화로 고착화됐다"며 "작업시간은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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