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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위안부 강제연행 부정' 되풀이…법정싸움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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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재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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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0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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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리포트][현재진행형 역사논란]② "한일 외교에서 가장 난이도 높은 난제"

[편집자주]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전쟁이 총성 없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도 피해자와 유족이 고통받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역사적 판단이 외교적·정치적으로 확정되지 못하면, 당사자들은 결국 사법부에 판단을 구한다. 때로는 이미 정치적으로 결정된 판단에 불복한 이들이 소송을 제기한다. 역사적 판단이 법정에서 갈린 사례들을 모아 봤다.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지난달 20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첫 공판을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지난달 20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첫 공판을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여러 유형의 일제 피해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도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 외교 협상에 있어 가장 난이도가 높은 난제"라고 말할 정도다. 피해자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도 일부 일본 정치인과 보수 단체가 가해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공분을 산 바 있다.
한일 양국은 최근 외교부 장관급 회담 끝에 협상에 타결하고 피해자 지원을 위한 방안을 내놨지만 이후에도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책임을 묻는 법적 분쟁은 사실상 본 궤도에도 오르지 못한 상황이다.

◇1년8개월 만에 협상 타결했지만…분쟁 씨앗 남겨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의 관여 아래 다수의 여성이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 아베 총리는 일본 내각의 총리로서 다시 한 번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고 심신에 걸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지난해 12월2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공식 입장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재단을 설립해 일본 정부 예산 10억엔 가량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아베 정권이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외교부가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선 지 1년8개월 만에 나온 결과였다.

그러나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고노 담화에서 인정했던 '강제성'에 대해 언급 없이 '군의 관여'라는 표현으로 대체했고, 우리 정부와 피해자들이 줄곧 주장해온 '법적 책임'은 아예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안부 피해자들로 구성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지만 일본 정부와 군에 의해 위안부 범죄가 조직적으로 자행됐다는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아베 총리가 직접 사과해야 하는데도 '대독 사과'에 그쳤고, 사과 대상도 너무나 모호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 "정부, 위안부 문제 해결 노력해야"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법정 공방은 200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해자들은 2006년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다하지 않아 행복추구권과 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배상 청구권을 둘러싸고 한일 양국 사이에 분쟁이 있는데도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헌재는 5년에 걸친 심리 끝에 2011년 8월 재판관 6(위헌)대 3(합헌)으로 위헌 결정을 내려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헌재는 당시 "1965년 체결한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사라졌는지에 대해 국가는 일본과 협의해 분쟁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당한 국민들이 배상 청구권을 실현하도록 협력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어 헌법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정부가 분쟁을 해결해야 할 '작위의무', 즉 적극적인 행위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실행으로 옮기지 않았다는 헌법재판소의 해석이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외교 문제로 비화시키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지난달 첫 공판을 마치고 서울동부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지난달 첫 공판을 마치고 서울동부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위안부 '평가' 둘러싼 법정 싸움 한일 양국에서


위안부를 '강제 동원된 성노예'로 인정하고 일본 정부와 일본군에게 책임이 있다는 역사적 평가는 이제 국내외에 일반적으로 알려졌지
만, 이같은 평가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인 사례도 있다.

요시미 요시아키 주오대 교수는 위안부를 '성노예'로 인정하고 군에 의해 강제 동원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사쿠라우치 후미키 전 일본 중의원은 요시미 교수의 저서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요시미 교수는 "사쿠라우치 전 의원의 말 때문에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도쿄지법은 "사쿠라우치 전 의원의 발언은 '위안부의 처지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해 논한 것"이라며 "공익 목적의 의견이나 논평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말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요시미 교수와 대조적으로 박유하 세종대 교수의 책 '제국의 위안부'는 오히려 위안부 피해자들을 일본 협력자 또는 매춘부로 기술해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피해자 9명은 박 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인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박창렬)는 박 교수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각각 1000만원씩 총 9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이다.

박 교수는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형사재판에도 넘겨져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달 17일 공판준비기일에 법정에 출석해 "저는 '자발적 매춘부'라는 표현을 쓴 적 없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했을 뿐"이라며 오해라고 해명했다.
◇일본 정부 상대 소송, 2년5개월 만에 본격 소송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은 정부의 협상만 기다리지 않고 일본 정부를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을 구하는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피해자 12명이 2013년 8월 일본 정부를 상대로 1인당 1억원을 구하는 민사 조정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낸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우리 법원의 절차를 무시하고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법원이 지난해 6월과 7월 조정기일을 잡았지만 일본 정부는 대리인을 보내지 않고, 우리 법원이 보낸 서류도 모두 반송했다. 한국 법원의 주권이 일본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법원은 피해자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30일 '조정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조정 절차를 끝내고 정식 소송을 통해 사건을 심리하기로 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8일 사건을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성수)로 이관했다.

일본 정부가 조정 절차에서와 마찬가지로 재판에 응하지 않으면 법원은 공시송달을 통해 재판 진행을 알리게 된다. 이 경우 법원은 일본 정부가 이미 재판에 대해 전달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심리를 진행할 수 있다.

피해자들이 조정을 신청한 이후 2년 5개월 만에 본안 소송에 도달했지만 판단이 나오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공시송달에 앞서 먼저 송달 절차를 진행해야 하고, 1심 판결 이후 상급심 판단까지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는 1심 재판의 첫 변론기일도 지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문제는 법원 판단이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데 반해 이미 고령인 피해자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못하다는 데 있다. 실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조정 신청을 낸 피해자 12명 가운데 2명이 별세해 현재는 10명만 남았다.

이 기사는 더엘(the L)에 표출된 기사로 the L 홈페이지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 머니투데이 더엘(the L) 웹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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