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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경영권 분쟁, 신격호 '건강' 놓고 양측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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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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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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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총괄회장, 심리 앞두고 모의질의응답 훈련목격담도…건강 감정 진행할 듯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양재동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본인의 정신 건강 상태를 논하는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 첫 심리에 걸어서 출석하고 있다. 2016.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양재동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본인의 정신 건강 상태를 논하는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 첫 심리에 걸어서 출석하고 있다. 2016.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두고 또다시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전날 신 총괄회장이 성년후견인 지정 관련 첫 심리에 깜짝 등장했지만 양측 진술이 엇갈리면서 건강이상설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4시 가정법원은 김성우 판사(가사20단독) 심리로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사건의 첫 심리를 열었다. 이는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씨가 지난해 12월 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서를 낸데 따른 것이다.

첫 심리는 통상 법정 대리인인 변호사가 참석하지만 전날 법원에는 당사자인 신 총괄회장이 깜짝 등장했다. 심리가 시작되기 15분 전 지하주차장에 도착한 신 총괄회장은 휠체어를 타는 대신, 지팡이를 짚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다리를 조금 절기는 했지만 건강한 모습이었다.

신 총괄회장은 법정에서 40여분간 재판부의 질문에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법정 대리인인 김수창 양헌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이 50대와 지금의 판단능력에 전혀 차이가 없다고 말씀하셨다"며 "우스갯소리로 신정숙이 신청을 했다는데 그의 판단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하셨다"고 말했다.

또 김 변호사는 "총괄회장님이 직접 법정에 나와서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자신의 상태를 명명백백히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해 나왔다"며 재판부에서 생년월일 등 개인신상을 질문한 것에 대해서도 "질문에 따라 짧거나 길게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건강악화를 이유로 신 총괄회장에 대한 업무보고 시간을 30분에서 15분으로 단축했다. 만약 김 변호사의 주장대로, 신 총괄회장이 법정에 머문 40여분간 건강한 상태가 유지됐다면 건강이상설을 제기해온 롯데와 신동빈 회장은 치명적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윤리적인 비난도 뒤따른다.

반대의 경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무리수' 행보로 비난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 경영권 다툼의 시작점인 지난해 7월 '손가락 해임' 사건 때 신 전 부회장은 고령의 아버지를 모시고 일본행을 강행해 비판을 받았다.

신 전 부회장의 입지도 좁아질 수 밖에 없다. 그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을 전제로, 아버지가 자신을 후계자로 내세웠다며 경영권 다툼을 벌여왔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이 기정사실화되면 '아버지의 뜻'을 내세웠던 신 전 부회장은 명분을 잃는다. 신 총괄회장 명의로 진행했던 소송도 모두 물거품이 된다.

이처럼 중요한 재판이기 때문에 이번 심리에 대비해 SDJ코퍼레이션 측이 신 총괄회장을 학습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개인 신상 등 재판부의 예상 질문지를 뽑아 신 총괄회장에게 모의질문하고 신 총괄회장이 답변하도록 하는 장면이 수차례 연출됐다는 목격담이 롯데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이번 성년후견인 첫 심리를 한달 여 앞둔 시점, 신 총괄회장 롯데호텔 집무실에는 주치의가 아닌 여의사가 서너차례 방문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지인인 피부과 의사가 몇 차례 방문하기는 했다"면서도 모의면접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펄쩍 뛰었다.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한 여동생 신정숙씨 측 변호사도 전날 법정에서 목격한 신 총괄회장의 상태가 온전치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현곤 새올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법정에서 신 총괄회장이 여기가 어디냐, 왜 데려왔냐고 묻자 수행원이 신정숙씨가 신청을 해서 왔다고 말하는 상황이 반복됐다"며 "50대와 지금의 판단능력에 차이가 없다고 진술했지만 다른 질문에도 이 진술만 반복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따라서 재판부에서도 신 총괄회장이 정밀한 건강감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데 동감하고 향후 검진절차 등에 대해 양측의 의견을 구했다는 것이다. 법정 대리인이 대신 출석한 시게미쓰 하스코 여사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빈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관계인들 역시 감정절차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이 건재함을 드러내기 위해 깜짝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건강감정을 거쳐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을 지정하게 된다면 건강이상설은 기정사실화된다.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도 새 국면을 맞게 된다.

한편 전날 심문에서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의 입원감정에 무게를 두고 양측에 감정방법에 대한 의견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심리기일은 3월9일로, 이때 양측의 입장을 듣고 재판부가 건강감정 방법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심리는 법정 대리인들만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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