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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위 오른 '경력법관 선발제도' 문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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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배 기자
  • 이태성 기자
  • 양성희 기자
  • 한정수 기자
  • 이경은 기자
  • VIEW 5,314
  • 2016.02.13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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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살롱103]'경력 부실검증' '순혈주의' '후관예우' 등 비판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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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입구
대법원이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경력법관 선발제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변호사단체는 연일 경력법관 선발을 가지고 대법원에 비판을 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력법관 임용에 대체 어떤 문제가 발생한 걸까요.

경력법관 선발제도는 3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법조인들 가운데 법관을 선발하는 제도입니다. 기존의 사법연수원 성적순 임용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현장 경험을 가진 이들을 법관으로 배출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법조경력을 기준으로 △단기 법조경력자 법관임용절차(법조경력 3년 이상 5년 미만) △일반 법조경력자 법관임용절차(법조경력 5년 이상) △전담법관 임용절차(법조경력 15년 이상) 등 세 종류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무늬만 변호사'·'엉터리 법률상담자'도 임용대상…경력검증 부실해

올해 단기 법조경력자 법관임용 명단에 오른 A씨는 의대를 졸업하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해 의사와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면서 동시에 소형 법무법인에도 이름을 올려 법관 임관에 필요한 법조경력 3년을 만들었습니다. 해당 병원에서 야간 당직을 맡아 오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주5일을 근무하면서 과연 법률가로서의 일은 얼마나 할 수 있었을까요.

또다른 대상자 B씨는 로스쿨 졸업 후 법률구조공단에서 공익법무관으로 근무하던 때 교통신호 위반 과태료와 관련해 잘못된 법률상담을 해 물의를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법률구조공단 상담게시판에 올라온 문의 글에 '긴급차량을 위해 진로를 양보한 경우에도 과태료처분은 피할 수 없다'고 답변한 탓에 당시 B씨의 상급자였던 출장소장 변호사에 대해 경위서가 징구되기도 했습니다. 도로교통법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 빚어진 사건이었습니다.

변호사 단체들은 이들의 자질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와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 등 변호사 단체들은 잇달아 성명을 내며 경력법관 임용 절차를 문제삼았습니다.

이들은 "대법원이 법관 임명동의 대상자 명단을 공개하기에 앞서 적격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고 있지만 정작 반영은 하지 않는다"며 "이는 법조일원화의 취지를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부적격자를 임용에서 배제할 것을 촉구한다"며 "선발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로클럭 출신 대다수…다양성 취지 무색하게 한 순혈주의·후관예우 논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용 대상에 오른 상당수가 재판연구원(로클럭) 출신임이 확인되면서 순혈주의와 후관예우 논란도 일었습니다. 올해 임용 예정자 중 26명이, 지난해 임용된 변호사 37명 중 27명이 로클럭 출신이었습니다.

로클럭은 로스쿨 졸업자 중 선발된 변호사가 법원에 소속돼 1~2년간 판사의 업무 보조를 담당하는 자리입니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법원 내부에서만 재판 업무를 보조하던 로클럭을 경력법관에 임용하는 것은 애초 경력법관 선발제도가 추구한 다양화 취지와 맞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로클럭들이 법원 밖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법조인들의 자리를 대신 차지한다는 겁니다.

또 기존의 사법연수원 성적순 임용 방식의 폐쇄적 엘리트주의를 해소하겠다는 목적과도 거리가 멀어 법원이 여전히 법관 순혈주의를 고집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로클럭을 마친 뒤 법무법인에서 일하던 변호사들을 로펌에서 사실상 관리하는 이른바 후관예우 문제도 제기됩니다. 로클럭 출신 변호사들이 경력법관으로 임용될 경우 재판과정에서 해당 로펌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실제로 최근 임용된 한 경력법관이 과거 재판연구원으로 일한 뒤 로펌에 취직해 자신이 맡았던 재판부의 사건을 수임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같은 우려에 힘이 실렸습니다.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공무원으로서 직무상 취급했던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해당 법관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이에 변환봉 서울변회 사무총장은 "사법부 독립의 시작은 공정한 판사의 임용"이라고 강조하며 해당 법관의 사퇴 촉구 성명서를 내는 등 법조계의 집단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대법원은 법조일원화의 일환으로 경력법관 선발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기존의 사법부가 지닌 폐쇄적 엘리트주의를 타파하고 판사와 검사, 변호사간 벽을 허문다는 취지에서 3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검사·변호사 등 법조인들에게 판사로 임용될 기회를 제공한 것입니다.

그러나 제도를 시행한 결과는 당초 목표로 삼은 법조일원화와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임용된 법관은 로클럭 출신에 집중돼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어렵고 부실한 경력 검증으로 법조인으로서의 자질조차 의심받고 있습니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법원은 마땅한 대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임용 대상자들의 자질 논란에서부터 순혈주의, 후관예우 등의 문제를 불식시키기고 제도의 원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선발 과정에 대한 엄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 그 공정성과 객관성을 입증해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현재 임용절차가 진행 중이고 공개검증 기간동안 제기된 내용을 추가해 최종적으로 임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선발 과정의 공정성 논란을 잠재울 투명하고 객관적인 선발 방법을 정립하는 것이 사법부의 신뢰를 잃지 않는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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