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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1' 새내기 여경들 "진상 취객들로 속상하지만,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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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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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경찰' 따라 경찰 자원한 딸들..."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전문성 갖추고파"

(서울=뉴스1) 사건팀 =
최주영(23)순경이 12일 오후 양천경찰서 목동2지구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2.12/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최주영(23)순경이 12일 오후 양천경찰서 목동2지구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2.12/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경찰아저씨'라는 말 만큼 '경찰아줌마'라는 말이 익숙하도록 만들고 싶다." (도곡지구대 이현경 순경)

"민원인이나 사건관련자에게 딸이자 언니같은 친근한 경찰이 되고 싶다," (이수파출소 이원미 순경)

2015년 12월31일 기준 여경의 수는 1만1047명. 이는 전체 경찰관의 9.9% 수준으로, 경찰관 열 명 중 한 명이 여경인 셈이다. 험난한 길에 들어선 서울 전역의 새내기 여경들을 뉴스1이 만났다.

◇아버지 따라·남 돕고자 경찰 지원…여경 어려움 있지만 경찰 모두 힘들어

이들이 여경의 꿈을 꾸게 된 이유는 다양했다. 어릴 때부터 남을 돕는 직업을 갖고 싶었다는 김현경(24·세검정파출소) 순경은 평생 남을 도우며 살고 싶어서, 김솔아(24·신촌지구대) 순경은 보람된 일을 하고 싶어 경찰을 업으로 택했다.

정수현(26·마포경찰서 다목적기동순찰대) 순경도 "사회에 도움을 주면서도 나이가 들어서까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경찰이 됐다"고 말했다.

2014년 12월 만 18세로 경찰시험에 합격해 '강남 최연소 순경'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신유리(21·역삼지구대) 순경은 경찰인 아버지의 뒤를 따르게 됐다. 마찬가지로 경찰인 아버지처럼 경찰이 된 신모(29) 순경은 "피해를 받아도 제대로 소리도 못내는 이들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한 것이 직업을 선택하는데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최주영(23·목2지구대) 순경은 "고1때 토막살인 사건에 관련한 뉴스를 봤다"며 "당시 피해자가 내 또래였는데 뉴스를 보는 순간 내 일일 수도 있고, 주변 사람의 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이 되기로 마음먹게 됐다"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반지윤 순경, 이원미 순경, 신아림 훈련생, 김솔아 순경.jpg© News1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반지윤 순경, 이원미 순경, 신아림 훈련생, 김솔아 순경.jpg© News1

특히 여경이어서 힘든 점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여러 대답이 나왔다. 신모 순경은 "주취자 분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다가 알게 모르게 성희롱이나 추행을 당하는 일이 있다"면서 "또 어리다는 이유로 폭언을 듣기도 하는데 마음 상하는 일이 많다"고 답했다.

최인정(30·영등포경찰서) 순경은 "예전 선배들 중에는 여경하고 같이 조를 이루면 사건사고를 혼자 처리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여경을 싫어했다고 하더라"면서 "경찰로서 소임을 다하기 위해 교육을 많이 받는다"고 덧붙였다.

이현경(30·도곡지구대) 순경은 "지원을 해주시는 점은 감사하지만 동시에 '나를 못믿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여성 성추행 피해자가 오거나 해서 여경이 필요할 땐 나서서 진술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또 성별과 관계 없이 모든 경찰관이 힘들 것이라는 답변도 나왔다. 김솔아 순경은 "지나가는 순찰차를 보고 욕을 하거나 다짜고짜 적개심을 드러내는 분들이 계셔서 깜짝 놀랐다"면서 "중립을 지키면서 중재하는 과정에서 시민들과 마찰이 생겨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주영 순경과 이원미(26) 순경은 "여성 주취자의 경우 남경들이 몸에 손을 댈 수 없어 한계가 있었다"면서 "만취한 상태로 욕을 하고 달려드는 여성분을 막고 경찰로 인계하는 일에 자연스레 나서게 된다"고 전했다.

반지윤(28·삼성2파출소) 순경은 " 어릴 때부터 선머슴 같고 거친 성격이라는 걸 아시면서도 엄마가 걱정을 많이 하셨다"며 "하지만 주변에서 '힘들지 않니'라며 걱정하면 오기가 생겨서 오히려 '괜찮다'고 하게 됐다. 부모님이 걱정해주시는 점이 오히려 더 열심히 하게 되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부드러우면서도 전문성 갖춘 여경이 되고 싶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경이 국민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부드럽게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꼽았다. 최인정 순경은 "아이들을 포함한 민원인들이 좀 더 친근하게 생각하고 여경에게 다가오는 것 같다"며 "지구대에 앉아있으면 민원인들이 여경한테 먼저 오더라"고 말했다.

최인정(30)순경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2.12/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최인정(30)순경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2.12/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신모 순경은 "예전에 친구가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해 경찰에 신고를 하고 조사를 받았는데 그때 남성 경찰관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하며 곤란해 하던 모습을 기억한다"며 "여경이 여성 피해자가 겪은 심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현경 순경은 지난해 5월 자살 시도했던 여성의 옆에 앉아 "언니랑 얘기하자"며 40여분에 걸친 설득 끝에 이 여성을 구했던 일을 떠올렸다. 이 순경은 "설날에도 먼저 '언니 보고싶다'고 연락이 왔다"며 "아직도 연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경 순경 역시 "사건 내용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여성 신고자가 '여경이 있어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4년간 공부한 끝에 지난달 27일 석관파출소에 배치된 신아름(24) 실습생은 "체력적으로 열세일지 몰라도 여경만의 섬세함을 이용해서 톱니바퀴처럼 조직이 잘 굴러가게 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유도와 합기도 등의 운동을 통해 힘을 더 키우고, 최대한 듬직한 여경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유리 순경은 몸을 키워 보디빌딩 대회에 나가 상을 타는 게 목표라고도 덧붙였다.

전체 여경의 절반 이상이 경무나 생활안전에서 근무해 여경 업무의 '쏠림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이들은 전문성을 갖춘 여경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원미 순경은 "여청수사와 과학수사 등에 관심이 있다"면서 "어느 한 분야의 베테랑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반지윤 순경도 '전문성을 갖춘 수사관'을 꼽았다.

이현경 순경은 "문제해결을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경찰이 되고 싶어 선배들처럼 영어와 형법 등을 꾸준히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인정 순경은 학교전담경찰관(SPO)로서 1학년 때 만난 친구들이 졸업할 때까지 계속 지켜보고 싶다며, 상담사 자격증을 따거나 대학원에도 진학할 생각이 있다고 내비쳤다.

신모 순경은 "사람들은 영화에 나오는 '경찰'만 생각한다"면서 "강력계 형사가 돼 범죄자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돈 얼마라도 잃어버려서 경찰서를 찾아오는 시민들이나 자기 부모한테 맞다가 도망나온 아이들 등, 정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도와주는 것이야말로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근무중인 신유리 순경(위)과 이현경 순경(아래). © News1
근무중인 신유리 순경(위)과 이현경 순경(아래). © News1

한편 2014년 1070명을 뽑는 순경공채(여경)에는 2만5087명이 지원해 23.4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800명을 뽑는 지난해에는 배로 뛴 4만2858명이 지원해 5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여경은 지난 2009년 4월 6392명(6.5%)에서 지난해 4월 1만348명(9.4%)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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