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모 365일 건강·안전 돌보미 스타트업

리본(LivOn) 서비스 사용시 문자 메시지와 앱으로 노인의 건강과 안전을 파악할 수 있다./사진=하이디어솔루션즈

#심장 질환이 있는 최 모씨(78·서울 노원구)는 한동안 외출을 꺼려했다. 언제 어디서 호흡곤란이나 가슴통증이 올지 몰라 불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응급 호출기를 목에 착용하고 다니면서 그 불안감을 없앴다. 외출 시 심장 부위에 압박이 심해지는 등 이상 신호가 올 때마다 호출기의 버튼 하나로 즉각 앰뷸런스를 호출하고 자녀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호흡곤란이 왔을 때 호출기를 통해 7~8번정도 앰뷸런스에 긴급 호송됐었다. 그는 이제 응급 호출기 덕분에 별다른 불안감 없이 외출하고 있다.

노인의 건강과 안전을 돌보고 관리하는 실버케어 서비스인 '리본(LivOn)'은 응급 호출기 뿐만 아니라 집안에 설치된 리본 센서들이 노인의 안전을 24시간 주시하며 자녀에게 주기적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예컨대 노인이 밤중에 화장실을 3번 이상 가거나 또는 활동량이 늘었을 경우 리본 센서가 자녀에게 '아버지께서 속이 안 좋으신 것 같아요, 전화 한번 해보세요' 또는 '어머니께서 평균 대비 활동량이 늘었어요' 등의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노인에게 위급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을 할 수 있도록 자녀에게 미리 경고 문자를 보내는 것이다.

하이디어솔루션즈가 지난 2010년 정식 출시한 리본은 집안 곳곳에 설치된 동작 감지 센서를 통해 사고 발생은 물론 화재, 가스 누출 또는 건강의 위험을 예측하고 보호자에게 미리 연락을 준다. 보호자는 문자 메시지뿐 아니라 스마트폰 앱을 통해 노인의 건강과 안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이승엽 하이디어솔루션즈 대표(45)는 "우리나라 독거노인 수가 매년 7만명 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아직까지 노인 복지 또는 이들의 고독사를 해결할 시스템이 폭넓게 적용되고 있지 않다"며 "현재 제공되는 복지 서비스의 아쉬운 점을 보완할 목적으로 리본을 개발했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리본의 무선 센서 구성품은 총 7개로 이뤄져있다. 센서 간 통신을 연결하는 메인 기기 '실버케어 폰'을 포함해 △노인의 집안 활동을 관리하는 '활동량 감지기' △시계나 목걸이처럼 착용하다 위급 시 버튼을 누르면 보호자와 인근 소방서에 연락이 가는 '응급 호출기' △'화재 감지기' △가스 누출를 감시하는 '가스 감지기' △'가스 차단기' △노인의 출입을 체크해 도둑, 강도 침입을 방지하는 '도어센서' 등이다. 이 센서들은 거실, 화장실, 침실 등의 주요 활동 장소에 부착해 노인의 모든 행동을 저장하고 분석하며 신변 안전을 담당한다.

실제로 노인들과 자녀들의 리본 사용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경기도 성남시에 혼자 사는 정 모씨(82)는 "혹시 나한테 이상이 생길 경우 이 (센서) 버튼만 누르면 아들과 딸에게 자동으로 연락이 간다. 이 기계(센서)들 덕분에 매일 나를 보호해준다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편안하다"며 "자식들이 옆에 같이 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천안에 혼자 사시는 어머니가 있는 한 모씨(48)는 "지난달 어머니가 화장실에서 미끄러져서 넘어지셨는데 그때 목에 걸고 계신 응급 호출기로 119를 호출해 긴급 호송되셨다"며 "출장 가 있는 동안에도 홀로 계신 어머니의 건강과 또 긴급 상황을 바로 바로 알 수 있어 한결 마음이 편하다"라고 밝혔다.


하이디어솔루션즈는 지금까지 총 81개 기초자치단체에 리본 서비스를 공급했다. 지자체들은 노인 복지 사업의 일환으로 독거노인의 리본 통신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서울·경기 외에도 독거노인 수가 많은 강원도 횡성, 충북 순창 등지에서 각 2천 가구 이상의 리본을 공급했다.

지난해 약 86억원의 매출을 올린 하이디어솔루션즈는 지난 2014년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해 한국단자공업에서 7억원, 개인투자자로부터 20억원 등 총 5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대표는 "복지는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이다. IT기술을 활용해 비용은 줄이고 효율은 극대화시켜 노인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는 솔루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리본 실버케어 폰을 든 이승엽 하이디어솔루션즈 대표/사진=허정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