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법 남은 쟁점…최고금리 '소급적용'될까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사진=뉴스1

지난해 말 여야 기싸움 과정에서 일몰연장에 실패한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 법안이 국회 처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규제공백' 상황에서 체결한 계약에 대한 소급적용을 두고 해석의 여지가 남았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대부업 최고금리를 기존 연 34.9%에서 27.9%로 내리는 내용의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대부업법)을 처리하기로 공감대를 모았다.



지난해 정부여당이 29.9%, 야댱이 25%를 각각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리다 중간지점인 27.9%로 잠정합의했던 것을 그대로 유지하는 내용이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되면 신규대출은 물론 연장·갱신계약에 27.9%를 넘는 이자를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올해 1월1일부터 기존법령의 일몰이 도래해 법적으로 대부계약 최고금리의 제한이 없는 상태다. 이 기간동안 기존 최고금리인 34.9% 이상을 적용해 체결한 대부계약이 있을 경우 문제가 복잡해진다. 소급적용을 해야할지, 또 한다면 34.9%와 27.9% 중 어떤 최고금리를 적용해야 할 지를 놓고 정부여당과 야당의 입장 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당 간사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1월1일부터 책정된 최고금리를 34.9%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법이 없는 틈을 타 34.9% 이상 고금리로 대부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그 차익을 돌려줘야 한다는 것. 1~2월의 공백에 대해 기존법이 연장되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논리다. 1~2월 체결계약에 대해 27.9%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그렇게 할 순 없다"고 반대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 과정에서 기존 법까지 소멸되며 고려할 사안이 추가됐다. 모든 계약에 최고금리 27.9%를 적용하는 방안과 함께 법이 없었던 올해 1월 체결된 계약에 대해서만 최고금리를 27.9%로 소급하는 방안이 각각 나올 수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27.9%를 넘겨받은 이자를 소비자들에게 돌려주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해당 내용은 지난해 11월 18일 법안소위에서도 한 차례 논란이 된 적 있다. 야당 간사인 김기식 더민주 의원이 전례를 들어 소급적용 필요성을 주장했던 것.

당시 진정구 정무위 수석전문위원은 과거 사례에 대해 "(당시) 최고금리는 시행령에서 구체적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당시 소급적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행령상의 최고금리 수준은 49%로 변동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운영하는 사항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최고금리 수준을 낮추게 되면 실제적으로 금리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검토를 해 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던 바 있다. 결국 여야는 이 문제를 포함해 최고금리 수준까지 결론내리지 못하고 넘어갔다.



한편 정무위에 계류된 법 중 소급적용 내용을 담고 있는 건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대부업법이다. 민 의원은 법안 부칙에 '법 시행 전에 성립한 대부 계약상의 이자율에 대해서도 개정 규정을 적용한다'는 부칙을 넣었다.


민 의원의 법안이 원안 그대로 적용될 경우 올해 1월부터 체결된 대부계약은 물론 그 이전 대출까지 모조리 최대 27.9%까지만 이자를 물릴 수 있다. 과거에도 전례가 있다. 지난 2008년 최고이자율을 연 66%에서 49%로 낮추면서 기존 대출의 금리를 연 49% 미만으로 소급 적용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