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 급등·금리인상 가능성 후퇴에 첫 사흘째 랠리

뉴욕 증시가 국제유가 급등과 기준금리 인상 전망 후퇴 영향으로 1.5% 넘게 급등했다. 뉴욕 증시가 3일(거래일 기준) 연속 상승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생산자물가와 산업생산 지표도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호재로 작용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31.24포인트(1.65%) 상승한 1926.8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257.42포인트(1.59%) 오른 1만6453.8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98.11포인트(2.21%) 급등한 4534.0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이란이 유가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0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위원들이 최근 금융시장 급변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우려를 나타내며 기준금리 인상 계획 변경을 검토했다는 소식도 지수를 끌어올렸다.

◇ 연준 "美 경제 둔화 위험 커졌다…1월 FOMC서 금리인상 계획 변경 검토"
이날 공개된 1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정책 위원들은 4차례로 예고한 올해 기준금리 인상 계획을 변경할 것인지 여부를 논의했다. 또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했다.


먼저 연준 정책위원들은 증시와 국제 유가 하락, 중국에 대한 우려, 시장의 물가상승률 기대치 하락 등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올해 기준금리 인상 계획을 변경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연준 위원들은 “최근과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제에 하락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부분 정책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위원들은 1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장시간 토론을 통해 금융시장 상황이 추가 금리인상과 맞먹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1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계획 변경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금리 인상 계획 역시 바뀌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부분 참석자들은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고 경기 둔화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은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바꾸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결론 내렸다. 다만 글로벌 경제 상황과 국제 유가, 증시를 보다 면밀히 살펴보기로 했다.

일부 참석자는 예상을 뛰어넘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신흥시장 부진 등의 광점위한 영향이 미국 경제를 더 끌어내릴 수 있다는데 우려를 나타냈다.

◇ 산업생산 4개월만 상승 반전, 생산자물가도 올라
개장 전 발표된 경기지표들은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데 큰 도움이 됐다.

먼저 지난달 미국의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9%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0.4% 증가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으로 넉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달 미국의 생산자물가도 예상을 깨고 상승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중 미국의 생산자물가는 전월비 0.1% 올랐다. 시장에서는 0.2%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식품과 에너지 및 유통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는 전월비 0.4%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년동월비로는 0.6% 상승했다.

반면 지난달 미국의 주택착공은 예상과 달리 감소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월중 미국의 주택착공은 전월비 3.8% 감소한 연율 109만9000호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117만호 증가를 예상했었다.

스티펠, 니콜라스앤코의 차드 모건랜더 매니저는 산유량을 안정시키기 위한 합의와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을 수용하는 유럽의 움직임, 중국 위안화의 상대적 안정 등이 글로벌 증시가 안정의 긴장을 누그러뜨렸다고 말했다.

◇ 국제유가, 이란 산유량 동결 지지에 급등…WTI 30달러 돌파
이날 국제유가는 이란의 산유량 동결 지지 선언에 힘입어 급등하며 3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62달러(5.6%) 급등한 30.6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2.12달러(6.59%) 급등한 34.3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유가가 급등한 것은 이란의 석유장관의 산유량 동결 지자 발언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테헤란에서 열린 산유국 회동에서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비(非) OPEC 산유국 간 협력을 포함해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동참할 것인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잔가네 장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3년간 경제 제재를 받은 이란의 특별한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 정부의 강경한 태도가 누그러진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란 정부는 그동안 시장점유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산유량 증산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었다.

◇ 달러 약세 전환, 금값 상승 폭 둔화
비둘기적인 FOMC 의사록은 달러 약세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5% 하락한 96.75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전 한때 97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하락 반전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약보합 수준인 1.113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22% 내린 113.81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국제 금값은 소폭 상승했지만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오름폭이 둔화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3.2달러(0.3%) 상승한 1211.4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국제 금값은 증시 반등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완화된데다 골드만삭스의 매도 추천 의견 영향으로 2.5% 급락했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 정책위원들이 여전히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금값은 1209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제 은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4.3센트(0.3%) 상승한 15.377달러에 마감했다. 구리와 백금은 각각 1.2%와 1.3% 올랐다. 팔라듐도 1.2% 상승했다.

◇ 유럽증시, 유가 급등에 상승
유럽 주요국 증시도 국제 유가 급등에 힘입어 상승했다. 부채상환용 차환계획을 밝힌 글렌코어 등 광산주가 급등했다. 실적호조를 등에 없는 크레디트애그리콜도 선방한 점도 긍정적이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2.66% 상승한 1295.68에 거래를 마쳤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2.62% 전진한 328.77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2.71% 오른 2897.72에 마감했다.

국가별로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2.87% 상승한 6030.32를 기록했고, 독일 DAX30지수는 2.65% 오른 9377.21을 나타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2.99% 뛴 4233.47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