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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빚? 나쁜 빚!…능력없는 좀비기업엔 부채가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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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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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신용경제사회]②-2, 빚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편집자주] 빚(부채)에도 떵떵거리던 시대가 있었다. 한때 대마불사라고 불리던 대기업들 얘기였다. 빚에 짓눌리는 이들이 있다. 생활고로 빚을 내거나, 결혼이나 졸업, 내집 마련을 위해 빚을 선택한 이들이다. 10 ~ 20년 사이에 빚을 둘러싸고 다양한 현상이 나타난다. 경제기획원, 재정경제부, 한국거래소 등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이철환 단국대 교수 겸 한국무역협회 초빙연구위원(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다양한 빚을 지켜봤다. 빚에 짓눌리다 채권국으로 변했던 국가가 다시 나락으로 떨어졌다 탈출하는 것과 서민들이 카드빚과 주택대출에서 부자가 됐다고 생각하거나 방황하는 것 모두를 말이다. 그가 새로운 연작기고 ‘신용경제사회’에서 신용과 빚에 대한 견해를 밝힌다.

좋은 빚? 나쁜 빚!…능력없는 좀비기업엔 부채가 독
심각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문제


우리의 나라 빚 문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개인 빚 즉 가계부채 문제는 한층 더 심각하다.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2015년 9월말 기준 1,166조원으로 우리나라 전체경제규모(GDP)의 70%를 상회하는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또 다른 정부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가구 중 빚이 있는 가구는 전체의 64.3%, 가구당 평균 빚 규모는 6,181만원이며 이들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중은 2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는 동안에도 가계부채가 늘어난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나라이다. 반면, 이 기간 동안 가계소득은 경기부진으로 더디게 개선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더 악화되고 있다. 즉 2014년 말 현재 164.2%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32.5%를 크게 웃돌았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심각성은 총량규모가 크다는 것 외에도, 늘어나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데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속도로 가계부채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경우 또 다른 경제위기가 초래될 우려가 없지 않다. 1997년 우리나라가 겪은 경제위기는 결국 빚이 과도해, 특히 기업의 빚이 너무 많아서 발생하였다. 그리고 2008년 미국에서 일어난 금융위기는 바로 이 가계부채, 그중에서도 과도한 주택담보대출의 거품이 터지면서 발생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유사한 점이 너무 많다. 우리가 가계부채 문제를 걱정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처럼 가계대출이 급속히 늘어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전반적인 저금리 기조가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물론이다. 금리가 낮다보니 이자지불에 대한 커다란 부담 없이 빚을 끌어다 쓸 수가 있었다. 이런 사실은 금리가 인하되기 시작한 2014년 3/4분기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눈에 띄게 확대됐다는 점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금융기관들의 영업행태도 가계 빚이 늘어나는 데 가세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주된 금융대출방식은 거치식(据置式)이었다. 이 방식은 빚을 낸 뒤 수년 동안은 원금상환에 대한 부담이 없고 이자만 상환하는 구조였기에 빚을 부추기는 유인으로 작용하였다. 여기에 금융기관들은 최근 금리가 낮아지면서 예대마진이 축소되고 수익도 줄어들게 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부동산 담보대출을 적극 장려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금융대출규모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내수활성화를 위한 부동산경기 띄우기정책 또한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활성화 차원에서 그동안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해 만들어졌던 각종 조치들을 완화하거나 철폐하고 아울러 주택구입 자금지원시책까지 만들어 시행하였다. 이에 부동산 경기가 꿈틀거리자 그동안 잠복되어있던 부동산 투기심리가 곧장 되살아났다. 과거 부동산불패의 신화에 취해있던 많은 사람들은 이 기회를 틈타 빚을 내어서라도 부동산 구입에 나섰다. 더욱이 금리가 낮아 빚을 내기도 수월했다. 그 결과 일부 신규주택 분양시장에서는 과열조짐까지 보였다.

이제 가계부채 규모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할 때이다. 우선 무엇보다도 빚을 내는 사람들이 스스로 빚에 대한 경각심을 가짐으로써 꼭 필요한 경우에만 자금을 융통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소위 말하는 ‘묻지 마’식 투자라든가 부동산투기를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끌어다 쓰는 행위는 지양해야한다.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 여부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또한 금융기관도 여신심사 관행과 영업행태를 바꾸어나감으로써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줄이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즉 금융기관은 여신심사 관행을 담보위주에서 상환능력 위주로 변경하는 한편, 원리금 상환방식도 이자만 갚다가 원금을 한꺼번에 갚는 거치식(据置式)에서 처음부터 원리금을 분할상환(分割償還)하는 방식으로 점차 전환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출자금에 대한 금리적용 방식도 금리인상에 취약한 변동금리부 상품을 줄이는 대신 금리변동에 비교적 안정적인 고정금리부 상품을 늘려나가야 한다.

물론 이러한 금융정책도 가계부채를 줄여나가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동산 정책이 경기부양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되고 주거안정 시책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부동산 투기심리 억제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반드시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기업부채도 안심하기 어렵다

한편, 이처럼 가계와 국가부채가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는 데 비해 기업들의 빚 상태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체질개선을 위한 강력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진 덕분이라 하겠다. 당시 우리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500~600% 수준에 달했다. 그때만 해도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이 하나의 특혜로 간주되었다. ‘정책금융’이란 이름으로 대기업들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은행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투자에도 일부 자금을 활용했지만 적지 않은 금액이 로비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 자연히 기업의 부채비율은 커지게 되었고 부실운영으로 적자가 늘어나게 되었다. 그러다 외환위기라는 외부충격을 받게 되자 기업들은 추풍낙엽처럼 줄줄이 도산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외형 키우기 경쟁에서 탈피하고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에 역점을 두고 경영을 해온 결과 대기업들의 부채비율은 100% 이하로까지 떨어져 있다.

그러나 부실기업 내지 한계기업을 뜻하는 소위 좀비기업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좀비기업은 2009년 2,698개에서 2014년 3,295개로 증가했다. 여기서 ‘좀비기업(Zombie Company)’이란 일반적으로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3년 연속 기업활동을 했는데도 이자조차 갚지 못할 정도라면 자체적인 생존능력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가 경제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동안 가능한 한 빚을 내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빚을 내어야 할 상황이 닥칠 경우에는 현명하게 돈을 빌려 쓰는 기술이 필요하다. 빚을 내는 이유가 기존의 자산가치를 높이기 위한 사업투자이거나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데 쓰이는 등 발전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라야 한다. 한마디로 투기가 아닌 투자의 용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빚을 꾸준히 갚아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경우에만 돈을 빌려야 할 것이다. 그래서 빚에도 ‘좋은 빚’과 ‘나쁜 빚’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2월 21일 (10:15)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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