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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출산 경험, 혼인취소 사유?…대법, 이주여성 손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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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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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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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청사 전경/사진=뉴스1
대법원 청사 전경/사진=뉴스1
성폭행으로 인한 출산 경험을 숨겼다는 이유로 1·2심에서 혼인 취소 판결과 함께 위자료를 물 처지에 놓였던 베트남 이주여성이 대법원 판결로 위기를 모면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김모씨(41)가 아내인 베트남 여성 A씨(26)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 소송에서 "혼인을 취소하고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두 사람은 국제결혼중개업체를 통해 만나 2012년 4월 결혼했다. 이듬해 A씨는 김씨의 의붓아버지로부터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 김씨의 계부는 이 일로 기소됐고 항소심 재판 진행과정에서 A씨가 혼인 전 아이를 출산한 적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씨는 "사실혼 및 출산 전력이 있는데 알리지 않았다"며 "이는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소송을 냈다. A씨는 "만 13세 무렵 베트남에서 한 남성에게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고 태어난 아이는 그쪽에서 데려갔다"고 주장했다.

1·2심은 김씨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혼인은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것 인만큼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때만 효력을 상실시켜야 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A씨의 경우 성장 과정에서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아동성폭력범죄로 인한 피해로 출산을 한 것이고 이후 자녀와 교류가 없었다"며 "사생활 비밀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하므로 이를 고지하지 않은 점이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A씨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를 통해 입장자료를 내고 "판결에 감사하다"며 "더 이상 어린시절 성폭행으로 받은 고통이 지금과 미래의 고통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국 21개 이주여성단체는 공동으로 자료를 내 "한국 사회의 상식과 정의로운 법의 정신이 살아있음을 보여줬다"고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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