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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영웅이야, 이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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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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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레터]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할 정치 영웅을 기다리며…

▲홍찬선 편집인
▲홍찬선 편집인
지난 2월22일 부산에서 전해진 정다슬 간호사의 미담(美談)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일하는 그는 퇴근하던 버스 안에서 의자에 앉아 잠자는 모습의 60대 남성을 살렸다. 그 남성의 모습이 심상치 않아 흔들어 깨웠으나 의식이 없자 버스를 세우고 심폐소생술을 함으로써 소중한 그 남성의 목숨을 살려냈다.

우리는 정 간호사의 행동에서 영웅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국어사전에서 영웅(英雄)을 찾아보면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해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이란 설명이 나온다. 그는 피곤한 퇴근 버스 안에서,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용기가 있었다. 잘못됐을 경우 비난이 쏟아질 수 있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 진정한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영웅에서 영(英)은 풀 가운데 빼어난 것(草之秀者)을 뜻하고 웅(雄)은 동물 가운데 잘 생기고 뛰어난 것(獸之特者)를 가리킨다. 특(特)은 제사지낼 때 제물(祭物)로 받치기에 가장 좋은 소다. 특별하다고 할 때의 特의 부수가 소 우(牛)인 까닭이다. 따라서 영웅은 풀과 동물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이며, 사람으로 말한다면 사람들이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영웅은 매우 많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온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박세리, 볼모지나 다름없던 피겨스케이팅에서 한국인의 긍지를 드높인 김연아, 노벨상보다 더 어렵다는 쇼팽 콩쿠르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조성진, 안방에서만 큰 소리 치던 한국 축구를 유럽 프리미엄 리그로 끌어올린 박지성, 한국의 주거문화를 지키고 세계에 알리고 있는 정미숙 한국가구박물관장.

스포츠 예술뿐만 아니라 경제계에도 영웅은 많다. 오로지 섬유 하나로 방글라데시에서 정부 다음으로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성기학 영원무역회장,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360° VR(가상현실)’에서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 가고 있는 오현오 가우디오디오랩 대표와 ‘마피아 컨소시엄’ 등 …

그런데 매우 안타깝게도 정치권에서는 영웅이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정치인데도, 정치가 제대로 역할하지 못하니 삶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고 통일을 이루는 것처럼 반드시 해야 할일은 하지 않고 지역구 획정처럼 자기 이익에 관련되는 것에는 발 벗고 나선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니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높아진다. 오죽하면 정치인을 수입하자는 말까지 나올까.

『순자(荀子)』 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말도 잘 하고 일도 잘 하는 사람은 나라의 보배(國寶)이고, 말은 잘 못해도 일을 잘 하는 사람은 나라의 그릇(國器)이며, 말을 잘 하지만 일을 잘 못 하는 사람은 나라의 쓰임(國用)이고, 말만 잘 하고 일 못하는 사람은 나라의 요물(國妖)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을 보배를 공경하고(敬寶), 그릇을 받아들이며(受器) 쓰임을 맡기되(任用) 요물을 제거(除妖)한다.”

정치인이라면 나라의 보배가 되지 못할지언정 최소한 나라의 쓰임은 돼야 하고 나라의 요물이 돼서는 절대로 안된다. 조선의 고종(高宗)과 일본의 메이지(明治)는 나이가 같은데다 비슷한 시기에 한 나라의 통치자가 됐다. 하지만 끝은 천양지차여서 동시이종(同始異終)의 대표적 사례로 연구된다. 고종은 나라를 강탈 당하고 황제 자리마저 빼앗기고 독살됐다는 의심을 받으며 갑자기 생을 마쳤다. 반면 메이지는 일본의 근대화를 완성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선진국이 되는 명예를 안았다. 고종은 나라의 요물들에 휘둘린 반면 메이지는 나라의 보배를 많이 발굴해 쓴 덕분이다.

나라 다스리는 길은 반드시 국민을 부자 되게 하는 데 있고(治國之道 必先民富) 사람을 얻는 길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데 있다(得人之道 莫如利之). 『관자(管子)』에 나오는 말이다. 춘삼월의 따듯한 봄을 맞이하면서 국민을 부자로 만들고 사람들을 이롭게하는 진정한 정치의 영웅이 정말로 기다려진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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