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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은행원 실직?" 정년퇴직 사라진 금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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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찬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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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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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기]실직 위기에 처한 금융인의 탈출구 찾기

[편집자주] 변동성이 점점 커지는 금융경제 격변기에 잠시 숨고르며 슬기로운 방향을 모색합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업 임직원 수는 2012년 29만9717명에서 지난해 9월기준 28만5029명으로 3년간 1만4700명이나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약과다. 유럽과 미국은 지난해 10만명의 금융인력을 감원하였으며, 향후 10년 동안 200만의 은행 인력 감축을 예상하는 씨티은행의 보고서까지 나오고 있는 지경이다.

증권업계에서 정년을 채우고 퇴직하는 경우는 1998년 IMF이후 사라졌다. 쉰 살을 넘어서 회사에 남아 있기는 하늘에 별 달기 보다 어렵게 됐다. 은행 창구에서 신입 행원들의 활기찬 모습은 사라졌고 50대의 차·부장급들이 고객 없는 빈 창구를 한가로이 지키고 있다.

금융기관에서 활력과 사기를 찾기는 이제 불가능하다. 언제 명퇴 바람이 불지 아니면 인수합병이 일어날지 모르는 걱정과 무기력으로 가득 차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 격으로 ICT와 핀테크혁명은 전통 금융기관의 영역을 급속히 침범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패러다임이 급격히 전환되는 과정에서 금융산업은 그나마 인허가라는 낡은 무기로 생명을 부지하는 정도다.

그런데 ICT혁명의 안전성과 편리성은 두꺼운 인허가 장막을 여지 없이 걷어 제치고 있다. 산업과 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전통적인 금융기능의 상당부분을 핀테크와 P2P가 부작용 없이 빠른 속도로 대체한다. 감독기관은 이에 맞추어 규제와 법을 수정해가기 바쁘다.

게다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매년 하락하여 지난해에는 1.58%로 역대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저금리 현상으로 유동자금은 쌓이지만 대출할 곳은 마땅찮다. 우량기업의 내부 자금은 넘쳐서 대출수요가 없고 한계 기업은 대출기피 대상으로 시장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증권업의 핵심비지니스인 주식중개 수수료가 공짜로 바뀐 지 오래이며, 기업들의 투자 기피와 시장 침체 장기화로 IB부문 수익도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보험업계 역시 저금리상태가 지속되면서 운용수익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월 자동차보험 보험료가 3%, 실손보험 보험료가 20% 정도 오른 데 이어 4월부터는 보장성보험 보험료도 5~10% 인상될 모양이다.

문제는 이러한 금융산업의 수익성 악화가 갈수록 심화돼 가는데 있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금융인력의 상시적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손쉽게 수익성을 개선하는 부분이 인건비 축소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융기관 안으로는 수익성과 성장성을 기대할 수 없고, 밖으로는 첨단기술과 편의성으로 무장한 핀테크기업이 침범해 오고 있어 종사자들에게는 공포와 불안이 일상화 돼 있다.

더욱이 최고의 학력과 자격을 갖춘 고급 전문 인력으로서 노조의 보호막에 기대어 정년 보장 투쟁을 하는 모습은 본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안타까운 일이다. 이들이 축적해온 금융 지식과 경험은 소중한 무형 자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이라는 미명 아래 폐기되는 현실은 사회적 손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4일 확정 발표된 ‘금융자문업 활성화방안’은 안타깝게 버려지는 인적 자원이 금융전문 자문인력으로 재탄생하는 절호의 계기를 제공해 금융인의 일자리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3년 11월 금융위가 독립투자자문업자(IFA) 도입을 추진하면서 금융권의 유능한 WM(웰스매니저)이나 PB(프라이빗뱅커)들을 중심으로 독립적인 금융자문회사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한 때 불었으나 차일피일 연기되면서 그 열기가 크게 시들해졌었다.

반면 이번 방안은 임직원에게는 구조조정의 공포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며, 금융기관에게는 고용의 경직성을 타개하고 비용구조의 유연성을 높여 수익성과 변화 적응력이 강해지는 효과가 있다.

고액 자산가들만 누리던 자문 서비스가 일반인까지 확대되면 금융 약자가 감소되면서 국민의 전체적인 복리 증진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금융기관의 노동 및 실업 문제를 개선하는 중요한 인프라가 구축된다.

특히 독립자문업자(IFA) 제도가 정착되면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자문서비스가 가능해지므로 자신의 소속회사 상품만 취급하면서 발생하는 이해상충 문제가 사라진다. 따라서 천편일률적인 유사한 상품을 가지고 캠페인식 영업으로 일관하던 금융기관의 후진적 행태가 창의적이고 차별적인 상품 개발 경쟁으로 전환될 것이다.

금융소비자의 부가가치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며 금융기관간 혁신 경쟁은 자생력을 키우며 금융산업 전반의 레벨업이 일어날 수 있다. 임직원들에게는 라이센스의 울타리를 벗어나 전문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자극제가 된다.

현재 170개의 투자자문회사가 기관투자자나 고액자산가에 국한되어 자문업무를 수행하지만, 법안이 예정대로 마련된다면 올 하반기부터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본격적인 금융자문업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1988년부터 독립자문업이 활성화된 영국의 경우 19만3000명(2015년)의 전문자문인력이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는 28만5000명(2014년)이 금융자문인력으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금융산업의 금융인력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잠재적 인프라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감독당국은 금융자문업의 활성화를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시급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 보수적이고 타율적인 금융산업의 특성을 생각하면 하루 빨리 충격적 자극을 가해서 개혁을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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