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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2년]침몰하는 특조위…비협조·공격·흔들기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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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0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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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없이 끝날 '위기'…"이 시대의 자화상 같다"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뉴스1 DB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뉴스1 DB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 특조위)는 꼭 이 시대의 자화상 같다"

한 특조위 관계자는 지난 8개월간의 특조위의 모습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목표로 출범한 세월호 특조위는 그동안 잦은 구설에 휘말렸다. 제2차 청문회가 나름의 성과를 내고 끝났음에도 시간 부족으로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현재 19대 국회 농해수위에 계류 중인 세월호 특조위 활동 연장 개정안의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4.13 총선 이후 20대 국회가 들어온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무엇이 이 관계자의 입에서 저런 한탄이 나오도록 만들었을까.

◇ 세월호 특조위 '생일'은 언제?출범부터 '삐걱'

세월호 특조위의 가장 큰 문제는 '생년월일'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진상규명법) 제7조에는 위원회의 활동 기간을 '그 구성을 마친 날부터 1년 이내에 활동을 완료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활동이 더 필요한 경우 특조위의 의결로 6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세월호진상규명법은 2015년 1월1일 시행돼 정부는 이날을 세월호특조위가 시작된 날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시 특조위는 위원장부터 하위 별정직 공무원까지 정식 임명장을 받은 인원이 없는 상황이었다.

정부는 같은 해 3월5일에 이르러서야 이석태 위원장 등 상임위원 5명에게 임명장을 전달했고, 이후 4개월여 뒤인 7월27일 직원들이 처음 출근했다.

출범일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활동기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월1일을 출범일로 보면 특조위는 올해 6월말까지 활동이 가능하나 직원들의 첫 출근날로 계산해 보면 세월호 특조위는 올해 말까지 활동이 가능하다.

활동기간은 진상규명조사와 연결된다. 세월호 특조위는 9월14일 진상규명조사 신청 접수를 시작해 3월11일 마감했다. 6개월 동안 세월호 특조위에 접수된 조사신청 건수는 총 239건이고, 그중 11건이 취소됐다.

세월호 특조위는 3월12일까지 조사개시가 결정된 사항이 176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100건이 넘는 조사 신청이 접수됐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마지막 접수를 한 3월11일에만 20여건이 추가로 들어온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은 시간상으로 3개월 안에 조사를 끝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또 있다. 현재 세월호 인양이 시작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7월 이후에야 배가 물 밖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세월호 특조위가 6월말로 활동이 종료되면 세월호를 직접 조사할 수 없게 된다.

세월호 특조위는 선체 인양 후 조사에 필요한 예산 48억원도 신청했지만 이는 전액 삭감됐다. 다만, 국회는 선체 청소비 명목으로 4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특조위 관계자는 "청소 예산 40억이라는 것은 결국 진상조사가 아닌 침몰원인을 규정하지 못하도록 증거를 없애는 예산 아니냐"며 "계속된 항의에 20억원은 배 청소 예산으로, 나머지 20억원을 조사비로 돌리더라"고 한탄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위원회는 특별법이 제정되고 인적 구성이 다 마친 날을 출범일로 보고 있지만 세월호 특조위만 이를 빗나갔다"며 "생년월일이 불분명하다 보니 제대로 된 활동을 기대하기가 처음부터 어렵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특조위 해체 촉구 기자회견. /뉴스1 DB
세월호 특조위 해체 촉구 기자회견. /뉴스1 DB

◇ 의혹 해명에 바쁜 직원들…"업무에 집중하고 싶다"

세월호 특조위는 출범 전부터 끊임없이 내외의 공격을 받았다. 또 파견공무원과 별정직 공무원 간, 여·야 추천 위원 간 끊임없는 힘겨루기의 장이었다.

세월호 특조위원은 총 17명으로 여야(각 5명)와 유가족(3명), 대법원(2명), 대한변호사협회(2명)가 추천한 인사로 구성된다.

그러나 여당 추천 위원 2명은 4.13 총선에 나가기 위해 새누리당에 입당하며 사퇴했고, 고영주·차기환 위원은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 조사에 반발해 지금까지 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 이헌 부위원장은 2월 "특조위는 기울어진 것을 넘어 절벽에 가깝게 편향돼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위원장을 수행하는 것은 세금 도둑에 가깝다"며 사퇴했다.

내부 갈등의 시작은 이 부위원장의 전임인 조대환 부위원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7월 특조위 부위원장이었던 조 변호사는 '정치편향'과 '인사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결근투쟁' 등을 단행하다 결국 사퇴했다.

이 부위원장의 부임으로 갈등이 일단락되는가 싶었지만 11월23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관련성이 있으면 조사를 배제하지 않는다'며 전원위에서 조사개시 결정을 내리자, 여당 추천 비상임위원 4명은 중도 퇴장, 사퇴를 표명했다. 갈등이 폭발한 셈이다.

대통령 행적 조사의 핵심은 잘못을 따지는 문제가 아니라고 또 다른 특조위 관계자는 말한다. 그는 "만약에 조사가 이뤄지면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어떤 식으로 보고가 되고 명령이 하달되는지 그 시스템상의 문제를 들여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처벌이 아니라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태극의열단과 어버이연합,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들은 세월호 특조위 사무실 앞에서 해체를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태극의열단 회원은 사무실에 난입하며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했고, 심지어 해수부 공무원에게 유가족 고발 사주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의 '아니면 말고'식의 보도도 이어졌다. 세월호 특조위 채용과정과 미국 9·11위원회와의 비교, 상임위원 월급 지출 등의 의혹을 쏟아내며 특조위 본연의 업무를 어렵게 했다.

이런 일들은 직원들의 업무 집중을 방해했다. 현재 세월호 특조위는 120명 정원이지만 10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의혹 하나가 불거질 때마다 이를 해명하기 위해 본연의 업무는 뒷전으로 밀리는 게 다반사다.

결국,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이라는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업무를 해야 하는 특조위 직원들은 의혹만 해명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세월호 인양 준비 모습. /뉴스1 DB
세월호 인양 준비 모습. /뉴스1 DB

◇ 선체 조사 결과 못 넣고 발간될 보고서

세월호 특조위의 제2차 청문회가 지난달 29일 모두 종료됐다. 이를 통해 '대기하라'는 선내 방송이 청해진해운의 지시였음이 드러났다. 정부 주도로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이 조작됐고, 청해진해운이 해경과 국정원을 상대로 노골적인 접대를 한 정황도 낱낱이 드러났다.

세월호 특조위는 4월부터 그동안 조사했던 결과를 하나씩 공개한다.

특조위 관계자는 "그동안 조사 접수된 사건의 결과가 4월부터는 조금씩 나올 예정"이라며 "그러나 올해 접수된 사건들은 시간이 부족해 결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상하이샐비지가 진행 중인 세월호 인양도 이르면 7월, 늦어도 9월에는 바닷속에서 인양돼 공개될 전망이다.

가장 핵심 증거인 세월호가 우리 눈앞에 나타나도 조사 주체는 사라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양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뚜렷한 조사 계획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특조위 관계자는 "총선이 끝난 직후 계속해서 여야에 활동 기간 연장을 요구할 생각"이라며 "연장 요구와 함께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부족한 인력으로라도 철저한 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만약 세월호 특조위가 6월말로 활동이 종료되면 7월부터는 종합보고서 발간을 위한 활동에 들어간다. 아직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활동 결과는 이 종합보고서에 담긴다.

그러나 특조위는 "선체를 조사하지 않고 발간할 보고서가 어떤 의미를 가질지 모르겠다"고 한숨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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