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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서 묻혔던 지배구조 규제, 20대때 고개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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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국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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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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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리포트][여소야대 국회]④ 19대서 지배구조 규제강화 상법·공정법 규제 잇따라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은 소위 '왕자의 난'은 기업 경영권승계 등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나타낸 사례로 꼽힌다. /사진=이동훈기자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은 소위 '왕자의 난'은 기업 경영권승계 등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나타낸 사례로 꼽힌다. /사진=이동훈기자
지난해 말 개정돼 올 3월부터 시행된 개정상법은 M&A(인수합병) 등 기업 지배구조 변화과정에서 일정요건에 부합할 경우 주주총회 개최의무를 면제한다거나 소액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등 권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성장기조의 고착 등을 이유로 경제활성화를 독려할 필요성이 그만큼 부각된 결과다.

16년만의 여소야대 환경이 만들어진 20대 국회에서는 경제활성화보다 재차 경제민주화 쪽에 무게중심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19대 국회에서 야당의원들이 내놓은 상법 등 상사법 개정안은 최근 개정상법이나 올해 초 국회를 통과한 원샷법(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등과 달리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지배주주 행위제한과 관련한 부분에 무게중심이 실려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1월 더민주의 김기식 의원 등 13인의 발의로 제출된 상법 개정안은 2011년 상법개정으로 자사주 취득제한이 완화된 후 대주주의 소유지배권 확보 수단으로 자사주가 악용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소각·합병·단주처리 등에 한해 자사주를 취득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병두 의원이 지난해 10월 발의한 상법개정안은 일정규모 이상의 상장사로 하여금 최고경영자의 경영승계와 관련한 내부규정을 사전에 마련토록 하고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위한 여건을 조성할 것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롯데그룹 '왕자의 난'을 비롯해 대기업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기업가치 하락으로 주주가 선의의 피해를 입는다는 이유에서다.

역시 더민주의 이언주 의원이 지난해 9월 발의한 상법개정안은 일정규모 이상의 상장사로 하여금 모든 내부자거래를 주주총회 승인사항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지배주주가 사익편취행위가 경영권 승계에 악용될 뿐더러 기업가치 하락, 소액주주 권익훼손 등을 초래한다는 게 이 의원 개정안의 취지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등이 올 2월 발의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독과점 시장구조가 장기간 지속될 때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식처분, 영업양도, 기업분리 등의 조치를 명하는 내용의 소(訴)를 법원에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내용을 담았다. 이외에 '재벌 저격수'로 불리우는 채이배 국민의당 비례 당선자는 재벌승계에 악용되는 '일감 몰아주기'를 저지하겠다는 뜻을 수차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야당이 단순히 경제민주화만 신경쓰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19대 국회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점유하며 단독처리를 강행한 경우가 많았던 것과 달리 이제는 더민주가 일약 원내 1당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됐다는 게 한 이유다. 아울러 새누리와 더민주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어떤 행보를 취할 것인지도 경제관련 법률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더민주 역시 19대 국회 때보다는 경제활성화 이슈에 더 천착할 필요가 커졌다는 점도 경제민주화 일변도의 입법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더민주 관계자는 "이번 총선결과는 저성장, 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현 정부의 경제무능에 대한 심판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현 정권을 공격하는 차원을 넘어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를 아우르는 대안을 어떻게 만들어낼 지가 내년 대선까지 1년여를 남겨둔 야당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학계 등에서는 기업활동을 규율하는 기업 지배구조와 재벌규제 등을 규정한 법령의 정비를 촉구하는 의견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20대 국회 출범을 한 달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정치권에 기업관련 법령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맥락에서다. 특히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기에 앞서 기존 법령에서 나타난 개념의 모호함 등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눈에 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서울 여의도 코스닥협회에서 열린 경영법률학회 학술대회에 발표자로 참여해 "상법에서 추상적이고 포괄적 개념을 사용해 수범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남발되면 당연히 법적 안정성을 해한다"며 "'특수관계인' '주요주주' '주요 경영사항' '사실상 영향력' 등과 같은 모호한 개념을 사용해 이사 등 임면과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제약해 헌법 제37조 2항의 과잉음지 원칙에 위배되고 국민의 경제적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한국의 각종 법률은 특수관계인 범위를 정할 때 혈족관계, 출자관계, 사실상 지배관계, 고용관계 등을 기준으로 제각각 정하고 있다"며 "특수관계인 범위를 민법 친족개념에 의존할 게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자를 중심으로 재정립하고 20개 이상 법률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특수관계인 용어를 근거법 몇 개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준용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선 코스닥협회 연구정책본부장도 "대주주나 지배주주와 관련된 규정이 모호해 상장사 대주주들은 공시의무 위반은 물론 본인도 알지 못하는 사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할 수도 있는 리스크를 항상 지고 있다"며 "특히 대주주 범위를 규정할 때 6촌 이내의 혈족과 4촌 이내의 인척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현대사회의 가족관계의 실질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법규 위반자를 양산하는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배구조 규제의 강화가 기업 경영권 방어수단 강화와 함께 균형있게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석훈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팀장은 최근 한국거래소,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주최로 열린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공청회 및 정책토론회'에 토론자로 나와 "기업지배구조 관련 논의는 오너의 경영권 남용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적 외에도 투기자본 공격의 문제나 자본시장의 단기주의(단기적 수익률이 우선가치가 되는 경향) 치유도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 팀장은 "해외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차등의결권 제도 등 경영권 방어수단이 잇따라 도입되는 것도 균형을 잡기 위한 차원"이라며 "이에 비해 한국에서는 여타 국가와 달리 회사법, 자본시장법 외에 공정거래법에서 출자제한, 대주주 의결권제한 등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규정을 많이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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