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아웃사이더 대통령…'한국의 트럼프' 나올까?

머니투데이
  • 이병찬 이코노미스트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10,878
  • 2016.05.19 07:30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숨고르기]4차 산업혁명이 초래하는 패러다임 전환기의 불안한 사회상 반영

[편집자주] 변동성이 점점 커지는 금융경제 격변기에 잠시 숨고르며 슬기로운 방향을 모색합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지난해 10월엔 '과테말라의 트럼프'로 알려진 코미디언 출신 모랄레스(Jimmy Morales)가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되더니, 올해 5월엔 '필리핀의 트럼프'라는 불리며 극단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은 두테르테(Rodrigo Duterte)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런 분위기라면 올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원조 트럼프'인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당선되지 말란 법도 없다.

이런 아웃사이더 대통령이 대중적 인기를 얻는 이유를 많은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서 찾고 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ICT혁명을 제4차 산업혁명으로 규정하고 인류 문명의 대변혁을 예고했다.

생산성의 비약적 증가는 전통 산업을 급속히 붕괴시키고 이로 인한 패러다임 전환기의 불안정한 구조가 글로벌 경제를 강타하면서 그 불똥이 정치로 번지는 형국이다.

유례 없는 마이너스 금리와 마이너스 경제성장의 공포가 만연한 가운데 첨단 ICT산업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장 선점 효과와 집중 가속화 현상은 특정 조직이나 국가 내의 갈등을 넘어서 국가 간의 갈등 구조를 심화시킬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소수의 창의적 집단에 의한 부가가치 생산의 독과점 현상은 사회적으로 재배분 되어야 하는 시간적 여유와 시스템을 미처 갖추기도 전에 탐욕스러운 권력집단에 의하여 부정부패로 연결된다. 권력 집단이 창의 집단의 성과에 기생 내지 착취하면서 불가피한 상호 공생구조가 이들간에 형성되고 만다.

지금 당장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 문제와 앞으로 벌어질 전통 산업의 구조조정에서 예상되는 이해 당사자들간의 치열한 생존 다툼 또한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하는 패러다임 전환기의 불안하고 부조리한 사회상을 반영한다.

전체 파이가 비례적으로 작아지는 것은 견딜 수 있으나 자신의 몫이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것은 생존의 공포와 저항으로 이어진다. 대부분의 서민들은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아웃사이더들이다. 그러므로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들을 대변할 아웃사이더 대통령을 뽑는 것 뿐이다.

바로 이런 현상이 지구촌에서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대통령 출마 선언 당시에 0.5%의 지지율에 불과했던 과테말라의 모랄레스는 지난해 10월 25일 선거 결과 70%라는 절대적인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나는 부패하지 않았고 도둑도 아니다"는 슬로건으로 무명의 코미디언 출신 정치 신인이 불과 6개월 만에 쟁쟁한 기성 정치인을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대통령에 당선되는 아주 특이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를 일천한 정치경력에 불구하고 대중적 공약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과테말라의 트럼프’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지난 5월 9일 비슷한 상황이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도 재현됐다.

올해 1월 대통령 지지율 조사에 4위로 꼴찌였던 두테르테가 4개월 후 대통령 선거에서 2위와 15%포인트 이상 차이로 39%의 득표율로 필리핀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통령이 되면 6개월 안에 모든 범죄자를 처형하겠다"는 공약으로 “난 아무런 배경도, 후원자도 없다. 썩은 정치인과 공무원, 군을 모두 쓸어버리겠다”는 직설적이고 과격한 발언이 국민들을 열광시킨 것이다.

이런 현상에 가장 고무되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미국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날드 트럼프일 것이다. ‘과테말라의 트럼프’와 '필리핀의 트럼프'가 연이어 당선되니 원조 트럼프인 그가 대통령 당선 기대감을 높이 잡는 건 당연해 보인다.

지난해 6월 대통령 출마 선언 당시만해도 트럼프의 공화당 내 지지율은 5%에도 미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미국은 물론 전세계의 조롱거리였다. 그러나 지난 5월 3일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일찌감치 확정됐으며 민주당의 클린턴과 11월 본선을 앞두고 있다.

클린턴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맞대결 여론조사는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는 형국이다. 만약 트럼프 마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정치 혐오감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트럼프 같은 사람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문외한 코미디언, 더티해리(=초법적 법집행자·영화제목) 정치인, 막말 부동산 재벌 같은 아웃사이더들이 대통령이 당선됐거나 유력한 지금의 현실을 애써 폄하하거나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전통적인 질서와 상식적 가치 체제에서는 가당치 않던 일이 지금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아웃사이더에 대한 열광적 지지의 배경에는 21세기 들어 벌어지는 산업과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국 같은 나라에서도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세상이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사회 구성원 각자가 좀 더 양보하고 인내하지 못한다면 이런 현상은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흐름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흐름의 방향키를 쥐고 있는 정치가 '필요악'의 단계를 지나 '불필요악'으로 전락하는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5월 18일 (17: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머투맨 the 유튜브가이드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