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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 일본식 장기불황 극복과 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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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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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8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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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 일본식 장기불황 극복과 이노베이션
지난 5월12일 개최된 제1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선 국가 R&D(연구·개발) 시스템의 근본적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 제시됐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원천기술 연구에 주력해 민간과의 연구분업을 통해 선제적으로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고도성장기 이후 선진기술을 도입하면서 신속히 제품개발에 활용하는 전형적인 추격자 모델로 생산성을 높이고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추격자 방식은 일정한 성공을 거둔 후에는 어려워진다. 선진기술의 단순 모방의 효과가 떨어지고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 모델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추격자 발전 모델을 구축하는 데 참고가 된 일본은 이러한 추격자 발전 모델에서 이노베이션 모델로의 전환을 원활히 수행하지 못한 것이 장기불황에 빠지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성숙한 경제단계에선 생산성 향상과 고임금을 통해 내수를 확대하면서 수출 측면에서도 독창적인 기술력을 갖고 차별화된 부가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조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이후 기초과학기술 기반이 강화되고 노벨상 수상자도 늘어났지만 이를 국가적 이노베이션으로 활용하는 힘이 약했다고 할 수 있다. 이노베이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초기술 기반과 함께 기업의 창조적 제품 및 사업 혁신활동이 연계돼 기업의 ‘버는 힘’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기업과 산업의 버는 힘이 강화돼야 만성적인 투자 부진, 고용의 양과 질의 악화, 물가의 지속적인 하락이라는 디플레이션, 금리 소멸 등을 피할 수가 있다. 일본의 경우 장기불황의 시초가 된 버블 붕괴에 따른 부실채권 문제 처리에 너무 오랜 시일이 소요되고 부실구조가 부동산·건설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빠르게 전파했다. 기존 산업의 구조조정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결과 신성장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차질을 빚고 지연된 측면이 있다.

기업이나 국가 전체적으로 트렌드의 변화에 맞게 새로운 기술 기반에 입각한 혁신능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경제적 자원이 낭비가 되어 이노베이션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과거의 실패를 일찍 청산하고 기존 성공방정식이라도 새로운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않으면 이노베이션의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이러한 혁신을 위한 창조적 파괴는 제도나 관행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일본이 기초과학기술의 잠재력이 있어도 산업화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과학계에 존재하는 파벌의 폐해나 악습 등이 문제가 되는 측면도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1990년대 후반 이후 계속 규제완화를 강조할 만큼 민간 주도 시스템으로의 혁신에 고전해왔다. 규제완화로 민간 창의를 중시하는 산업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아베노믹스에서는 산업경쟁력 강화법을 도입했다. 이 법률에는 기업의 사업마다 규제완화의 적응을 받고 신사업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나 기업이 신규 사업을 검토할 때 해당 사업이 위법인지, 적법인지의 여부를 정부가 유권해석을 함으로써 규제의 ‘회색지대’를 해소하는 제도가 포함됐다. 신사업, 신제품의 경우 지금까지 세상에 없었기 때문에 각각의 법률 제정을 기다린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가 결정된 것이다.

기업의 경우도 이노베이션 촉진형 조직구조로의 혁신이 필요하다. 기존 추격형 발전모델에서 구축한 개선활동과 다르게 평가되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중장기 차원에서도 기반기술을 강화하는 조직운영이 중요할 것이다. 중장기적 시각에서 혁신적인 기술이나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조직과 함께 단기적 성과를 추구하는 양면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과거 선진기술을 우리나라 사정에 맞게 개량한 시대와 달리 앞으로 이노베이션의 상당수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서 추진해야 신시장 개척이 가능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내수시장이 어느 정도 컸지만 일본 규격이나 사양에 매몰되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노베이션 성과를 거두는 데 실패한 사례들이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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