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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투자자, 죄송하지만 주식시장 떠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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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찬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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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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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기]주식투자에 백전백패하는 개미들의 투자습관들⑤

[편집자주] 변동성이 점점 커지는 금융경제 격변기에 잠시 숨고르며 슬기로운 방향을 모색합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대해 개인은 -16.02%, 기관은 +15.63%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는 개인 -34.1%, 기관 +10.6%였습니다. 2014년도엔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기준으로 개인은 -10.5%, 기관은 +3.3%였습니다.

이렇듯 매년 개인과 기관 사이에 극명한 수익률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2010년 이후 계속 반복돼 왔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대부분의 개미투자자들은 기관이 정보력이나 자금력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주식투자 행위의 본성적 차이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는 주식 보유의 손익 귀속이 직접적이냐 또는 간접적이냐에 따라 파생됩니다. 즉 기관투자자는 펀드매니저라는 대리인으로 하여금 간접적으로 보유하지만, 개인투자자는 자신의 돈으로 직접 보유합니다.

사람들은 주식을 비롯해서 물건이나 신념, 가치관 등에 대하여 시간이나 돈을 투입하게 되면 그 대상의 가치가 상승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일종의 매몰비용오류(sunk cost fallacy)로 가치가 상승해야 할 객관적 증거가 없음에도 투입 에너지 만큼의 가치가 상승한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가치가 올랐다고 생각하니 애착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그러므로 웬만한 대가 없이는 자신의 소유물을 처분하기 어려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처음 보유할 당시와 동일한 조건으로 처분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마치 큰 손해를 보는 것처럼 아쉬워 합니다.

인간의 이런 보편적 특성을 미국의 행동재무학자 리처드 테일러(Richard Thaler) 교수가 1980년에 보유효과(endowment effect)라고 처음 명명한 이래 많은 학자들이 여러가지 방식으로 검증하고 있습니다.

이 효과에 따르면 주식을 직접 소유하는 개인투자자의 보유효과가 남의 주식을 간접 관리하는 펀드매니저보다 강하게 작용합니다. 따라서 개미가 기관에 비해 수익률이 저조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인지 오류 또는 행동 오류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주식 보유를 결정하기 이전에 사전적으로 연구 분석하고 심사숙고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일단 보유한 후에는 최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제3자적 관점에서 자기주식을 바라보는 훈련이 최선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보유효과로 인한 인지편향성 때문에 합리적 매매를 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주식 보유 이후에 더 악화됩니다. 일단 주식을 보유한 이후에는 자기 주식과 관련해 듣고 싶은 정보나 보고 싶은 뉴스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 때문입니다.

인간의 행동이나 생각도 물체의 운동과 마찬가지로 관성의 법칙이 작용됩니다. 자신의 에너지가 투입돼 주식 보유 행위가 작동되면 불필요한 정보는 브레이크와 같아서 치명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좀처럼 사용되지 않습니다. 반면에 필요한 정보는 액셀 역할을 하면서 보유를 지속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이런 현상은 투자 활동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흔하게 발생합니다. 수십 명이 함께 찍은 단체 사진에서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이 유독 눈에 잘 띄는 현상이나, 유아원에서 여러 아기들이 동시에 울어도 자기 자식의 울음소리는 유독 또렷하고 크게 구별되는 현상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입니다.

이와 같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지각하는 현상을 칵테일파티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 합니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파티장에서도 상대방과 특별한 어려움 없이 대화할 수 있는 현상을 빗댄 것입니다. 1953년 영국의 인지과학자 콜린체리(Colin Cherry)가 처음 학계에 보고한 이래 꾸준히 연구돼 이제는 신경과학적(neuroscience) 증거까지 확인된 상태입니다.

다른 어떤 행동보다 정확성과 객관성이 필요한 분야가 주식투자입니다. 그런데 정보의 획득과 해석의 객관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연구결과는 주식투자자를 좌절시키기에 충분합니다. 결국 기관투자자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게 되는 이유는 정보력의 우월함이 아니라 같은 정보라도 개인보다 더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보유효과와 칵테일파티효과는 주식투자자에게 있어 피할 수 없는 태생적이고 치명적인 결함입니다. 기관의 펀드매니저도 인간이므로 이런 효과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와 달리 한발짝 떨어져 있으므로 투자성공율이 개인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의 성공율이 더 높은 경우는 단 두 가지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하나는 본성을 이겨낼 정도의 치열한 사전 공부와 얼음보다 차가운 냉정함입니다. 만약 자신에게 이런 기질이 없다면, 죄송하지만 주식시장에서 떠나기를 권유합니다. 나머지 하나는 운(運)입니다. 유달리 남보다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주식시장에 남아서 카지노 룰렛 같은 스릴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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