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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리포트]구의역사고 방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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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영일 김세관 지영호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 2016.06.0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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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잇따른 참사, 반복되는 '人災'…'위험의 외주화' 고리를 끊어라
[런치리포트]구의역사고 방지법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참사와 경기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붕괴 사고 등 산업현장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정치권에서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법안들이 집중 발의되고 있다. 위험업무의 외주화를 금지하고 산업현장 안전사고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사망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기업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는 이른바 '기업살인법'에 대한 입법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그러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법안들이 지나칠 경우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또 다른 규제가 될수 있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더민주 을지로위 '구의역 참사 방지법' 7개법 발의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위험업무를 외주화하는 산업계 관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 7개를 발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개 법률안은 19대 국회에서 제출됐던 법안이지만 여야간 의견조율에 실패하며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인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생명안전업무 종사자 직접고용법'과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파견근로자 보호법'이 대표적이다. 철도와 도시철도 항공운수사업 중 국민 생명안전에 해당하는 업무와 수도와 전기, 가스, 석유 등 국민 생명과 안전에 관한 업무는 기간제와 파견, 외주용역 근로자를 쓸 수 없게 하는 것이 뼈대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유해·위험작업에 대해 사내하도급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대표발의 한정애 의원)와 철도차량의 정비와 스크린도어의 유지보수 등 안전·위험 업무는 외주화를 금지한 '철도안전법'(김상희 의원), 생명 안전 업무에 대해 원청업체의 책임을 강화한 '하도급 거래 공정화법' 개정안(이학영 의원)도 포함됐다.

우원식 의원은 "정부와 새누리당이 (19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법안 처리에) 반대하지 않았다면 인력부족을 이유로 근로자가 생명을 잃는 이런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의 근본적 원인이 된 무분별한 외주화 문제를 중심으로 공공부문부터 위헙의 외주화 문제를 근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표창원 "인재형 산재에 형법적용" 기업살인법 추진

표창원 더민주 의원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기업의 탐욕과 안전불감증으로 무수한 인명이 손상됐다며 기업살인법(가칭)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영국과 홍콩 등에서 제정돼 시행 중인 기업살인법은 기업 활동 중 안전 조치를 다하지 못해 인명사고가 발생한 경우 경영진과 해당법인에 형사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표 의원실은 오는 15일 국회에서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 각계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법안 마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더민주 당차원에서는 '인재형 산재'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등 민법 차원에서의 기업살인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표 의원은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사태, 가습기살균제 사태 등이 기업들이 최소한의 필요조치를 다하지 못하여 광범위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표적 사건"이라며 "인명사고가 발생한 경우 기업의 형사책임을 적극 인정해 기업들이 근로자나 소비자들의 안전을 방치하거나 그 관리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역시 조만간 기업살인법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범죄를 범해 근로자들을 사망케한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범죄 단속·가중처벌법'을 발의한 바 있다. 정의당은 20대 총선 공약에도 기업살인법 제정을 포함시킨 바 있다.

◇국민의당 "하도급 산재 예방법" 패지키 입법

국민의당은 이번 사건이 다단계 재하청구조 속에서 산업현장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안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관련한 내용들이 포함된 패키지 입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성식 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목숨조차 차별받는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국회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우선 정부에게 국민 안전과 직결된 위험관리 안전관리 교통·식품 분야의 외주 및 하청 실태와 하도급 실태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하고 국회에 보고할 것을 촉구했다. 노동부에도 근로감독 권한을 발동해 국민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근로자 실태에 대해 근로감독을 우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위험 업무에 대해 외주와 재재하청 등 비정규직 문제를 규제하는 법률을 준비 중이다. 또 산재와 안전관리 등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해 원청업체에 대한 사고원인 규명 의무와 보상책임을 부여하는 내용 등이 담긴 법안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또 해당 기업 산재뿐 아니라 연관된 하청업체 산재 또한 포함되도록 법안을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건설업계 "기업활동 위축" 우려도

건설업계에서는 대형 공사를 진행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사고는 발생하는 것인데 과도한 처벌을 할 경우에는 산업 자체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사고는 어떻게 보면 결과론"이라며 "기업이 사고를 내고 싶어서 내겠나"고 항변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 터질때마다 국토부나 안전청에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고 하고 기업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만든다고 하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하다"며 "대형 건설사일수록 평소 현장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감독하지만 개인 부주의로 사고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리를 아무리 철저하게 해도 사고가 날 수 있는건데 영업정지나 과징금 등 처벌 강화된다고 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라며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현장 안전관리자 늘리는 것도 당장의 비용부담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



'안전문' 사고 반복되는데 국회에 낮잠자는 '안전법'

 5월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9-4번 승강장에서 사고를 당한 김모(19)씨를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5월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9-4번 승강장에서 사고를 당한 김모(19)씨를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 된 생명 관련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국회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구의역 및 남양주 사고에서 보듯 비정규직 및 파견직 근로자들에게 주어진 안전과 관련된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법안들은 19대 국회에서 이미 구체화 단계를 거쳐 발의됐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논의나 토론도 이뤄지지 못한 채 수 년 간 담당 상임위원회에서 낮잠만 자다 결국 폐기됐다.

◇세월호 사건 계기…'생명안전업무법'등 발의= 2014년 4월 세월호 사건 이후 발의됐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이하 기간제안전법, 발의자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명수 새누리당 의원)'과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 제정안(이하 생명안전업무법, 이인영 더민주 의원)'이 대표적이다.

'기간제안전법'의 경우 세월호의 선박직 종사자 중 70%가 기간제 근로자였다는 점이 법안 발의의 계기가 됐다. 국민의 안전·생활과 밀접한 업무의 기간제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제정법인 '생명안전업무법'은 한 발 더 나아가 △철도·도시·철도항공운수사업 중 생명안전 업무 △수도·전기·가스·석유사업의 운영 및 공급 관련 업무 △병원·혈액공급사업의 주요업무 △통신사업 주요업무 △선박직원 업무 중 공중의 생명·건강업무 등은 직접 고용하게 하는 내용이다.

이 같은 내용의 법안들은 세월호 사건 및 2013년 1월 성수역, 2014년 4월 독산역 사건 등 스크린도어를 관리하는 외주업체 직원들의 과거 사망사건과 맞물려 당시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하나의 유용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파견법'에 묻힌 관련법…결국 19대 종료로 폐기= 그러나 19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된 적은 없다. 담당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환노위 법안소위)에 회부는 됐지만 그 뿐이었다.

딱 한 차례 간접적으로 언급된 적은 있다. 지난해 12월23일 진행된 환노위 법안소위에서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노동4법' 중 '파견법'에 명시된 '항공·철도·여객·운송사업에 종사하는 생명 안전 관련 업무엔 파견직이나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두고 여야 의원들 간 의견이 오고갔다.

그러나 뿌리산업에도 파견직 근로자를 허용해야 한다는 문구까지 포함한 '파견법 패키지 처리'를 요구한 여당과 '패키지 처리 불가' 및 생명 안전 관련 업무의 범위가 협소하다는 야당의 의견 충돌로 논의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공청회를 열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하기로 했던 제정법인 '생명안전업무법'은 노동4법 이슈에 묻혀 일정도 정하지 못하고 잠들어 버렸다. 결국 방치돼 있던 해당 법안들은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野, '생명안전법' 등 7개 법안 발의…통과 가능성은?= 지난달 구의역에서 발생한 19살 청년의 사망사건을 계기로 더민주는 2일 19대 국회에서 발의됐다 폐기됐던 '생명안전업무법'과 '기간제안전법' 등을 비롯한 7개 법안을 재차 발의했다.

이에 따라 19대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관련 법안들이 20대 국회에서는 통과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현재로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은 20대에서도 노동개혁법안 중 가장 이견이 큰 '파견법'에 포함된 항공·철도·여객·운송사업의 생명 안전 관련 업무에 한해 파견직 및 기간제 근로자 사용금지 내용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파견법을 통과시키면 생명 안전 관련 업무 정규직화도 동시에 처리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더민주 등 야당은 '파견법'과 '생명안전업무법' 등을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 있어 논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여당도 일부 업종의 안전업무에 대한 기간제 및 파견 금지 내용에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화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국회 환노위 한 관계자는 "'생명안전업무법'의 경우 제정법이기 때문에 공청회 절차가 남아 있다. 19대 때도 공청회 일정이 다 잡힌 상황에서 취소가 돼 아쉬웠었다"며 "여야의 입장이 서로 다르지만 원 구성이되면 공청회까지는 무리가 없을 거다. 그 과정에서 의견조율을 해 나간다면 처리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전망했다.


[막전막후 속기록]8개월전 국회 '스크린도어 사고' 문제 지적했지만…

지난해 9월 열린 서울시 국정감사/뉴스1
지난해 9월 열린 서울시 국정감사/뉴스1



난해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스크린도어 수리직원 사망사고에 이어 지난달 28일 구의역에서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관계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가 지난해 강남역 사고와 판박이여서 재발방지 노력에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국회는 국정감사를 통해 이 사건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국회서 요구한 개선점은 크게 두가지다.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구조적인 문제와 광고와 정비를 1개 업체가 도맡으면서 안전보다는 광고수익에 치중하는 문제다.

지난해 10월6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사망 사건의 원인을 집중 추궁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스크린도어의 설치·운영·유지관리를 전부 자사가 하고 있고, 메트로는 외주에다가 설치부터 전부 다 맡기는 상태고, 또 외주한테 주고 나서도 외주업체는 또다시 유지관리는 또 다른 하청업체한테 맡기고, 이런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사실 아웃소싱 한다는 것은 전문업체한테 맡겨서 효율성과 경제성, 안전성을 기하겠다 이런 것이 원래 취지인데, 운영 실태를 보면 서울메트로 같은 경우에는 2014년도에 1개 역사당 100건의 사건 사고가 일어났었고, 서울도시철도공사는 1개 역사당 17건의 사건 사고가 났다." (이상 변재일 의원)


변 의원은 아웃소싱이 본래 취지와 다르게 비효율적이고 불안정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소속 이언주 의원은 비상시 탈출통로로 쓰이는 안전보호벽이 광고판으로 활용되고 있는 점을 꼬집었다.

"서울시 지하철을 보면 비상문이 설치돼야 할 안전보호벽에 광고판이 부착돼 있다.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1~4호선 120개 역사 중에 1개 빼고 119개에 모두 조명광고판이 안전보호벽에 설치돼 있다. 한 2622개. 그리고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행하는 5~8호선 이것도 역시 157개 역사 중에서 대부분인 145개 역에 3000개가 넘는 조명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언주 의원)

"당연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시민의 안전의 관점에서 이 부분은 지금 당연히 교체를 해야 된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 국토부가 선정한 교체대상 역사가 13개 있는데 그중에 지금 당장 2개 정도는 추진할 생각이다. 나머지도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박원순 서울시장)



안전보호벽에 개폐장치를 마련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왼쪽)과 광고에 막혀 개폐장치가 없는 5호선 광화문역(오른쪽) 사례/자료=국민권익위원회
안전보호벽에 개폐장치를 마련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왼쪽)과 광고에 막혀 개폐장치가 없는 5호선 광화문역(오른쪽) 사례/자료=국민권익위원회


구의역은 비상시 안전보호벽을 밀고 나올 수 있는 구조였지만 시설물이 사고현장과 거리가 있었고 차량 진입 인지가 늦어 참사를 면치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스크린도어에 설치된 광고판으로 인해 안전보호벽 비상문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스크린도어 참사의 잠재적 위험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4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스크린도어에 비상문을 설치하는 내용을 포함해 비상시에 안전보호벽을 손으로 열 수 있도록 하는 기준과 시설을 정비하라고 국토교통부에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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