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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치 피해자, 스스로 상고 취하했어도 국가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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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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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스스로 상고 취하해 수사과정서 폭행·강요 인정 어려워"
대법원 "항소 당시 협박과 강요 주장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스스로 상고를 취하한 긴급조치 피해자에게도 국가가 배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권모씨와 가족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권씨는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지난 1974년 5월 민청학련 관련 긴급조치 제1, 4호 위반 및 내란음모 혐의로 영장없이 체포·구속됐고 비상보통군법회의는 그해 8월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권씨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항소심 법원은 같은 해 9월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권씨는 이에 대해 10월 상고했지만 취하했고 1975년 2월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다.

그는 2013년 서울고등법원에 이 사건과 관련해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재판부는 모두 무죄로 선고했다. 이에 서울고등법원은 권씨에게 60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형사보상 결정을 했다.

그러자 권씨와 가족 등 4명은 "수사하는 과정에서 영장없이 불법으로 체포·구금하고, 변호사와 가족들의 접견을 제한 채 가혹행위를 한 것은 불법이다"라며 정부를 상대로 6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국가의 책임을 일부 인정하고 권씨 등 4명에게 총 1억9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권씨는 수사과정에서 가족과 변호인과의 접견이 배제된 채 가혹행위를 당했고 위압적인 상태에서 불리한 진술을 한 것으로 판단돼 진술서는 신빙성이 없다"며 "그로 인해 권씨가 유죄판결을 받고 283일간 복역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권씨의 청구를 기각하고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권씨가 당시 1심과 항소심에서 수사기관이 위법한 행위를 했다고 진술하지 않았다"면서 "또 권씨가 스스로 상고를 취하했던 점을 볼 때 수사과정에서 위협적인 분위기나 폭행, 강요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의 2005년 12월 보고서를 언급하며 '민청학련 사건 수사과정에서의 광범위한 가혹행위, 가족과 변호인 접견금지를 통해 권리 행사에 제약을 받았다'는 조사결과를 인용했다.

이어 "권씨는 당시 1심 유죄판결 후 항소하면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협박과 강요, 신체가 장기적으로 구속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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