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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선 면죄부 준 '정운호 게이트' 수사, 지위고하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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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2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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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살롱<121>]홍만표 접촉하고 이민희와 통화해도 소환 안해…수사관 수사는 탄력

조형물에 비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사진=뉴스1
조형물에 비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사진=뉴스1
'정운호 게이트' 수사과정에서 이름이 거론된 검찰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면죄부를 받았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법조 비리 수사가 이대로 마무리되나 싶던 찰나, 검찰 수사관을 향한 수사는 본격 진행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 모든 일이 지난 일주일 동안 일어났습니다. 수사를 촉발한 장본인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와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는 구속만기가 다가와 일단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이들을 기소하며 검찰 고위 간부에 대한 로비 의혹은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 전 대표와 홍 변호사, 브로커 이민희씨(56) 등 관련자들을 계속 조사할 방침이며 (검찰) 현직 관련 수사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이 왜 나온 것인지, 의혹에 휩싸였던 이들은 누구고 검찰이 어떤 수사방법을 통해 결론을 내린 것인지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검찰 고위 간부 청탁 명목으로 3억원 챙겼지만 실제 로비는 없었다?
먼저 정운호 게이트 수사가 법조 비리로 번진 배경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홍 변호사가 정 전 대표로부터 로비 명목의 수임료를 챙겼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그의 공소사실엔 '정 전 대표가 상습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던 지난해 8월 검찰 고위 간부 등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정 전 대표로부터 3억원을 챙긴 혐의'가 기재돼있습니다.

여기서 언급된 검찰 고위 간부는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박성재 서울고검장, 3차장이었던 최윤수 국가정보원 2차장으로 지목됐습니다. 검찰은 관련자 조사를 진행한 결과 로비는 실제로 성사된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홍 변호사도 조사 과정에서 "실제로 로비가 이뤄지진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검찰의 조사 방법에 있습니다. 검찰은 박 고검장에 대해 "적절한 방법으로 진상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적절한 방법이 어떤 것인지 되묻자 "수사에 관한 사항"이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검찰은 홍 변호사와 박 고검장 사이 실제로 전화통화한 내역이 없어 직접 조사하진 않았다고도 했습니다.

당시 3차장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를 벌였습니다. 홍 변호사는 지난해 8월과 9월 정 전 대표 도박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지휘했던 3차장 사무실을 두 차례 방문했고, 20여회에 걸쳐 통화를 시도한 결과 6번에 걸쳐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방문과 통화 사실이 확인됐는데 서면조사에 그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검찰 주변에서 나왔습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3차장으로부터 싸늘하게 거절당했다"고 한 진술, 당시 강력부장과 주임검사가 "3차장에게 구속수사를 지시받았다"고 한 진술을 토대로 서면조사를 벌였다는 입장입니다. 최 차장 역시 이에 부합하는 서면진술을 했다고 합니다.

◇현직 차장검사, 도피 중인 핵심 브로커와 수회 통화했지만 '전화 확인'만
의혹에 연루된 검찰 고위 간부는 또 나왔습니다. 재경지검의 한 차장검사가 도피 중이던 이민희씨와 지난 2월 무렵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정운호 게이트 핵심 브로커로 지목된 이씨는 지난 1월 지명수배됐습니다. 그는 대포폰으로 A차장검사에게 상담차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A차장검사는 홍 변호사 소개로 이씨를 알게 돼 가끔 안부전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지난 2월 이씨가 전화를 걸어 본인을 수사 중인 사안과 관련해 상담을 하기에 "빨리 자수해서 조사를 받으라"고 권유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도 문제는 검찰의 조사 방법에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에서 (A차장검사에게) 전화로 여러 차례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가 사건에 개입한 것은 확인되지 않아 징계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이들 사이에 몇 차례 통화가 오갔는지에 대해선 "프라이버시에 관한 문제라 밝힐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 밖에 수사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모 검사 사건은 일종의 해프닝으로 결론났습니다. 홍 변호사, 이민희씨와 고교 동문인 이 검사는 정 전 대표 수사 내용을 지인을 통해 당사자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이는 중간에 낀 지인의 자작극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이 검사의 지인인 항공사 임원 구모씨가 이 검사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조작해 사건을 꾸몄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직 검사와 관련한 의혹은 하나 더 제기된 상태입니다. 정 전 대표로부터 감사원 감사 무마 청탁과 함께 1억원 상당의 금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 박모 서울고검 검사가 그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현재 그는 뇌출혈로 입원 중이어서 소환조사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반면 수사관 수사는 본격화…형평성 논란과 함께 특검 도입 주장 힘 실려
현직 검사와 관련한 수사가 이 같이 진행된 반면 수사관을 향한 수사는 탄력을 받는 모양새입니다. 검찰은 이민희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수사 정보를 누설한 혐의를 받는 서울중앙지검 소속 수사관 김모씨를 지난 23일 새벽 긴급체포했고 다음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은 정 전 대표나 브로커와 접촉한 흔적이 있는 다른 내부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위고하에 따라 수사방법이 다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이 조직 보호를 위해 제식구 감싸기만 하고 있다"며 "현관(現官) 비리 감추기에 급급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결국 이 수사를 지금의 검찰에 맡길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다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만약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공수처)와 같은 권력자에 대한 수사전담 독립 기구가 있었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수처가 아니더라도 특검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검찰이 특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황이지만 늦더라도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된다면 조금이나마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법조 비리 관련) 현직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하는 검찰, 각종 의혹을 철저한 수사로 규명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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