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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투자자의 가벼움' 그들이 브렉시트에 당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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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찬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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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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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기]주식투자에 백전백패하는 개미들의 투자습관들⑥

[편집자주] 변동성이 점점 커지는 금융경제 격변기에 잠시 숨고르며 슬기로운 방향을 모색합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지난달 24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지만 우리나라 증시는 그 후 6일 연속 상승했으며 유럽과 미국의 주요 증시도 급반등해 브렉시트에 따른 시장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브렉시트가 결정되고 열흘이 지난 지금 글로벌 증시는 브렉시트 이전으로 회복된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브렉시트 전후 3일간 우리나라 개미투자자들은 시장 붕괴 직전과 같은 공포상황을 연출했습니다. 단 사흘간 개미들의 순매도금액은 총 5523억원(코스피 4406억원, 코스닥 1117억원)에 달했습니다.

3일간 주가지수 하락폭은 별로 크지 않았지만 브렉시트 당일 주가지수가 장중 코스피 5%, 코스닥 7%씩 떨어지는 등 큰 폭으로 출렁이자 심약한 개미들은 너도나도 서둘러 주식을 팔기에 바빴습니다.

그러나 기관들은 개미들과는 정반대로 이 기간에 6198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습니다. 단기간의 매매행동을 가지고 성패를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브렉시트 발생 바로 다음날부터 6일 연속 증시가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현재까지는 개미투자자의 완패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결과를 놓고 중요한 금융 이벤트 때마다 반복되는 '개미들의 참을 수 없는 가벼운 투자패턴'으로만 치부해 버리기엔 너무나 아쉬움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금융시장에서 가끔씩 터지는 대형 이벤트를 해석함에 있어 ‘공포'(fear) 상황인지 아니면 ‘불안'(anxiety) 상황인지만 잘 구별해낸다면 개미들도 얼마든지 이와 같은 안타까운 매매패턴의 피해자가 되는 걸 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공포’는 객관적이고 실제적인 외부의 사건사고가 현실적으로 발생함으로써 생기는 감정상태를 말합니다. 충격이 즉각적이고 또 그 여파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므로 대응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방향은 대체로 일치합니다.

금융시장의 예를 들면 2008년의 리먼브러더스 사태는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주면서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위기로 번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가 공포를 유발하는 상황과 유사합니다.

이런 공포사건이 금융시장에 닥치면 투자자들의 행동패턴은 거의 일치합니다. 가능한 범위에서 포지션을 신속하게 청산하거나 최악의 경우 관망하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시장은 폭락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개미투자자들은 이번 브렉시트 결정을 공포상황으로 인식했습니다.

브렉시트는 오래전부터 예고된 정치적 사건이었습니다. 다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클지 그리고 어떻게 될지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소로스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파운드화가 폭락한다고 경고한 것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차단하기 위한 경제적 또는 정치적 성격의 발언이었을 뿐, 금융시장의 구체적인 영향을 예측한 것은 아닙니다.

반면 브렉시트와 같은 사건은 ‘불안'(anxiety) 상황입니다. 이는 미래에 나쁜 영향을 주는 사건이나 사고가 예상되지만 그 실체가 막연하여 정확하게 대응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감정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투자자들의 대응행동은 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심리적 불안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투자자가 취하는 조치는 공포상황에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취하는 투자행동과는 질적으로 달라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브렉시트를 보고 상당수의 개미는 불안상태의 관망이나 회피로 대응한 게 아니라 손실확대라는 공포심리에 압도되고 말았습니다.

이는 공포사건과 불안사건에 대한 구별에 미숙했거나 아니면 이를 혼동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고착화되고 있는 마당에 브렉시트라는 충격 변수가 등장하자 이를 두려워한 많은 이해관계자의 유럽연합 잔류라는 희망 섞인 전망이 우세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투표결과가 급반전되면서 불안감이 공포로 왜곡되자 개미투자자로서는 이성적인 투자행동을 유지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언론이나 전문가, 정치가들에게 투자 실패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투자의 성패는 투자자의 몫입니다. 손실은 뼈아프지만 이번 브렉시트 투자 실패의 경험을 통해 공포와 불안을 구분해 대응하는 값진 무형자산이라도 축적했기를 바랄 뿐입니다.

'개미투자자의 가벼움' 그들이 브렉시트에 당한 이유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7월 4일 (17: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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