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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누굴 위한 '전속고발권 폐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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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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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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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누굴 위한 '전속고발권 폐지'인가
지난달 28일 국회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대기업의 횡포를 없애고,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주장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제민주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라며 전속고발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정거래법 전문가들은 “고발권을 시민단체 등에게 주자는 얘긴데,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란 반응이다.

전속고발권이란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공소제기(기소)를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공정거래법이 만들어진 1980년 도입됐다. 그러나 과연 전속고발권 폐지가 중소기업을 위하게 될까.

전속고발권이 사라지면 시민단체와 소액주주, 경쟁사업자 등의 ‘묻지마 고발’이 쏟아질 것이다. 대기업은 자체 법무팀과 대형 로펌을 통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반면 중소기업은 고스란히 각종 고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전속고발권을 폐지할 때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중소기업”이라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효성 역시 문제다. 고발로 인한 형사소송의 형벌은 모두 9가지(사형, 징역, 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 벌금, 구류, 과료, 몰수)다. 공정거래법과 관련된 사건은 벌금과 징역형이 나온다. 공정위 과징금 체계보다 약하다.

가령 A기업이 불공정행위를 했을때 형법이 적용되면 많아야 수억~수십억원의 벌금이 부과되고 임직원 구속 등의 처벌이 이뤄진다. 공정위 과징금 체계는 매출의 10%(최고) 등으로 정해지므로 통상 수백억~수천억원이 나온다.

게다가 구속 대상은 법적으로 ‘자연인’이다. 회사가 불공정행위를 조직적으로 했어도, ‘법인’은 책임을 안 진다. 몇몇 임직원만 희생하면 된다.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하면 기각될 수도 있다. 대기업은 오히려 전속고발권 폐지를 바랄지도 모른다.

겉으로 좋아 보이는 정책과 제도도 본질을 따지지 않으면 ‘구멍’이 생긴다.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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