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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슈퍼 강도사건'에 대한 검찰 사과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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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16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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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살롱<124>]'삼례 3인조' 인생은 만신창이, 자백 무시한 검사는 김앤장으로…재심 무죄나오면 공식 사과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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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에게 직무상 기밀을 넘겨주고 대가를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 진경준 검사장이 14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죄송합니다. 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의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넥슨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혐의로 체포된 진경준 검사장(49)이 지난 14일 조사 전 기자들 앞에서 한 말입니다. 검사들은 진 검사장이 검찰에 소환돼 당일 체포당하는 것을 보며 '허탈함과 참담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한 검사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검사장이라는 사람이 사욕을 챙기다 조직에 큰 피해를 끼쳤다"고 분노했습니다.

홍만표 변호사의 사건까지 겹치며 검찰 조직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고 걱정하는 검사들이 많습니다. 두 사건이 검찰 조직 전체를 부패했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검찰의 이런 위기의식은 타당해 보입니다. 그런데 위기를 느껴야 하는 또 다른 지점은 모른척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재심이 결정된 '삼례 3인조 강도사건'은 검찰 내에서 크게 언급이 되고 있지 않은 분위기인데,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살인강도죄를 뒤집어쓴 사람들

1999년 2월 6일 오전 4시쯤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서 살인강도사건이 발생합니다. 유모씨(당시 76·여)는 괴한들에 의해 입이 테이프로 막혀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현장에는 지문 등 증거가 남아있지 않았고 '20대 초반의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는 진술만이 확보됩니다.

경찰은 불심검문을 통해 3명을 잡아 넣었습니다. 이른바 '삼례 3인조'입니다. 이들은 전라도 토박이로 경상도 사투리는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경찰의 압박에 자백을 했고 곧바로 구속돼 8개월만에 실형 확정 판결을 받습니다.

이들이 재판을 받던 중 '진범은 따로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경찰은 이를 묵살했지만 부산지검 강력부는 수사에 착수해 진범으로 보이는 일당을 찾아냈습니다. 일당 중 한명은 '삼례 3인조가 아닌 우리가 진범이다'라고 검찰에서 자백을 했다고 합니다.

부산지검은 '삼례 3인조'를 담당했던 전주지검에 이들의 신병과 사건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전주지검은 2000년3월 부산에서 체포된 일당에 대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결론을 내린 검사는 '삼례 3인조'를 수사한 검사와 동일인입니다. 결국 '삼례 3인조'는 3~6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최근 이들에 대한 재심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법원은 올해 초 자신이 이 사건의 진범이라고 주장하는 이모씨의 양심선언이 있었고 유족이 촬영한 경찰 현장검증 영상 등을 토대로 무죄를 인정할만한 새롭고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8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삼례 나라수퍼 강도치사사건' 재심여부 결정공판을 마친 후 사건 관계자들이 재심이 받아들여진 것을 기뻐하며 만세를 외치고 있다. 삼례 나라수퍼 강도치사사건은 1999년 2월 6일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서 3인조 강도가 나라슈퍼에 침입해 유모 할머니(당시76세)를 질식사시키고 금품 200만원 상당을 뺏어 달아난 사건으로 최씨 등 삼례 3인조가 범인으로 지목돼 옥살이를 했으나 올해 2월 이모씨(36세)가 자신 등 부산 3인조가 진범이라 고백하며 이번 재심청구에 관심이 쏠린 사건이다. /사진=뉴스1
지난 8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삼례 나라수퍼 강도치사사건' 재심여부 결정공판을 마친 후 사건 관계자들이 재심이 받아들여진 것을 기뻐하며 만세를 외치고 있다. 삼례 나라수퍼 강도치사사건은 1999년 2월 6일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서 3인조 강도가 나라슈퍼에 침입해 유모 할머니(당시76세)를 질식사시키고 금품 200만원 상당을 뺏어 달아난 사건으로 최씨 등 삼례 3인조가 범인으로 지목돼 옥살이를 했으나 올해 2월 이모씨(36세)가 자신 등 부산 3인조가 진범이라 고백하며 이번 재심청구에 관심이 쏠린 사건이다. /사진=뉴스1


억울한 누명, 사과하지 않는 검찰

'삼례 3인조'가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는다면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와 검찰 조직 전체는 '세 사람의 인생을 망쳤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수 없습니다. 특히 진범의 자백이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했다는 비판은 피해갈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검찰이 이를 놓고 사과할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검찰이 이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는 통칭 '과거사' 사건에서 단 한번도 사과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과거 군부독재 시절 강압수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억울한 옥살이를 선사했습니다. 1차 인민혁명당 사건처럼 '사법살인'이 이뤄진 경우도 있었고 간첩 조작 사건은 허다합니다. 이들에 대한 재심에서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해 달라"고 백지구형을 하는 경우가 고작입니다. 유서대필 사건에서는 강기훈씨에 대해 끝까지 유죄를 주장했으며 과거사 사건에 무죄를 구형했던 검사에게는 징계를 내렸습니다.

'삼례 3인조'라고 다를까요. 검찰은 재심 결정에 대한 항고는 포기했지만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의사는 없어보입니다.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 뿐만 아니라 다른 검사들도 그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삼례 3인조'를 기소하고 '부산 3인조'를 무혐의 처분한 검사는 2001년 검사복을 벗은 뒤 김앤장 소속으로 변호사 활동을 하다 현재는 휴업 중이라고 합니다.

이와 정 반대로 '삼례 3인조'의 인생은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재심을 받기까지 17년이라는 시간을 써야 했고 그 긴 시간동안 이들은 '전과자'의 낙인을 달고 살아야 했습니다.

검찰 신뢰, 진정어린 사과로 신뢰 찾아야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있어서도 안되는 일'은 '삼례 3인조 사건' 외에도 과거 검찰에 의해 수도 없이 일어났습니다. 이와 연관된 법원과 경찰, 국가정보원 등은 과거의 잘못에 대해 일정부분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도 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검찰만은 사과에 인색합니다.

일부 검사들은 "사법 안정성 차원에서 검찰이 스스로 과거의 행위를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백지구형이 검찰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국민의 눈높이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검찰만의 논리입니다. 사과를 해서 검찰의 권위가 무너지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수사로 국민의 삶을 망쳤을 때, 이를 반성하지 않은 채 권위만을 찾을 때, 검찰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고 권위도 설 수 없습니다.

검찰은 '삼례 3인조' 사건에서 그동안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죄송합니다. 검찰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검찰의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말을, 비리를 저지른 한 검사장의 입이 아닌 검찰 조직에서 들을 수 있을지요.

검찰의 위기의식이 '삼례 3인조' 사건에도 닿기를 바랍니다. 진경준, 홍만표 등 검사장의 비리만이 검찰 조직에 위기를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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