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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건의 역사적 '교통사고'…벤츠, 테슬라, 그리고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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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찬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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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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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기]교통사고 사망 제로 시대로 가는 길

[편집자주] 변동성이 점점 커지는 금융경제 격변기에 잠시 숨고르며 슬기로운 방향을 모색합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지난달 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의 모델S가 두달 전 자율주행 모드 중에 일으킨 사망사고를 조사 중에 있다고 발표하자 전세계 언론은 일제히 자율주행차의 위험성에 대한 보도와 논평을 쏟아 냈다.

본격적인 무인자동차 또는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발생한 첫 사망 사고여서 안전을 우려한 경고의 목소리가 높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사고는 자동차의 진화 단계에서 언젠가는 겪어야 하는 필연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자동차의 진화 단계를 운전자 기준으로 구분한다면 수동운전, 반자율운전, 완전자율운전의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각 단계별 안정적인 성장으로 가는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성장통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1단계: 일반 자동차로부터 발생하는 사망사고,
▷2단계: 반자율 자동차가 만드는 사망사고,
▷3단계: 완전자율 자동차의 사망사고.

안타깝지만 이 세 번의 역사적 아픔은 인간이 자동차를 발명하면서 겪게 되는 태생적 운명이다.

첫번째 아픔은 정확히 120년전인 1896년 8월17일 영국 런던에서 일어났다. 브리짓 드리스콜(Bridget Driscoll, 44) 부인은 앵글로-프렌치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하던 아더 에드솔(Arthur Edsall)이 운전하던 로저-벤츠(Roger-Benz)자동차에 치어 사망했다.

당시 제한속도는 시속 12km였으며, 별도의 운전면허나 교통법규가 없어 보행자와 마차, 자동차 등이 도로에 혼재돼 있던 시대였다. 에드솔은 첨단 이동장치인 이른바 ‘말 없는 마차’(horseless carriage)를 끌고 시속 6km의 엄청난(?) 속도로 달리다 사고를 내고 말았다. 인류 최초의 자동차 교통사고 사망사건이었다.

두번째인 반자율(semi-autonomous) 운전단계의 최초 사망사건은 앞서 언급한 대로 지난 5월7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생했다.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의 협력업체 대표로 평소 테슬라 매니아였던 조슈아 브라운(Joshua Brown, 40)이 테슬라 모델 S(Tesla Model S)를 자율주행모드(autopilot)로 설정하고 가다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던 트럭 트레일러를 피하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법은 자율주행 모드라 하더라도 운전대에서 손을 놓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죠수아는 자신이 올린 동영상에서 이를 무시한 행동을 보인 적이 있으며, 이날 사고에서도 오토파일럿 모드에 운전을 맡기고 영화 ‘해리포터’를 보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단계 사고로부터 2단계 사고까지 꼬박 120년이란 긴 시간이 경과했다. 그러나 2단계에서 완전자율(fully autonomous)주행의 3단계 사고까지는 지난 기간의 10분의1도 안될 가능성이 높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3~4년 내에 벌어질 수도 있다.

그때가 도래하면 어떤 차가 그 역사적 불명예를 갖게 될까?

현재 완전자율주행차의 구현에 가장 근접한 회사는 구글(Google)로 알려져 있다. 구글에서 추진 중인 자율차 프로젝트에 의하면 6월말 현재 제한속도 시속 40km로 세팅된 총 58대(렉서스SUV모델 24대, 구글제작 Google AV모델 34대)의 자율차가 미국의 4개 도시(Kirkland, Mountain View, Phoenix, Austin)에서 2009년 이래 총누적 277만km를 주행했다.

구글에 따르면 6월말까지 가벼운 사고만 발생했을 뿐 치명적인 사고는 없는 상태다. 아직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시험 주행 성적과 성능 개선 속도를 감안한다면 완전자율주행차를 일반인이 사용하는 시점은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이는 인류가 자동차 문명을 열면서 꿈꾸어온 이상적 미래이다. 사실 완전자율주행차에 대한 꿈은 1939년 뉴욕세계박람회에서부터 시작된 인류의 오랜 꿈이다. 그러나 이 꿈은 편리함과 안전이라는 두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때나 가능하다.

자동차관련 기술과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편리함은 계속 증가했다. 하지만 그에 비례해 차량 숫자도 늘고 속도도 빨라지면서 사고의 위험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났다.

1769년 증기기관 자동차가 최초로 등장한 이래 자동차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2014년기준 12억3600만대(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 OICA자료)가 굴러다니고 있다. 전세계가 1가구에 1대 꼴로 자동차를 소유할 정도로 편리함을 누리고 있지만 연간 125만명(2013년 기준 세계보건기구 WHO통계)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우울한 댓가를 치르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가 전세계 청소년(15세~29세)의 사망 원인 1위(2012년 기준 WHO통계)에 올라 있는 어두운 현실은 자동차의 위험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함을 말해 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자동차 위험의 해결책은 자동차에 있지 않고 운전자나 보행자 등 사람에게 있다. 교통사고 사망 원인의 94%가 운전자의 실수에 달려 있다는 통계(미국자동차사고원인조사 NMVCCS 2005~2007 자료)는 자동차의 안전 문제 해결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냉정히 평가하면 자동차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과 투자는 효력을 상실했다. 교통규칙, 제한속도, 안전벨트, 에어백, 음주운전금지, 전용도로,가드레일 등 위험 축소를 향한 엄청난 비용과 노력에 불구하고 사망 원인 1위의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노약자, 어린이, 장애인 등 교통 약자들의 운전 행위를 제한함으로써 안전을 보장받는 방식은 기술적인 한계를 핑계로 자동차 문명의 공정한 혜택을 제한하는 행위다. 이 문제는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이와 같은 자동차 위험 제거를 위한 비효율과 교통약자에 대한 불공정의 해법은 운전행위로부터 운전자를 해방시킬 때 가능해진다.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ICT혁명은 편리와 안전의 두마리 토끼를 충분히 잡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그때가 되면 우려하는 3단계의 마지막 역사적 사망사건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1939년 세계박람회에서 꿈꾸었던 새로운 자동차 문명이 진짜 시작되는 것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7월 21일 (17: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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