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우보세]문제는 샤오미가 아니다

머니투데이
  • 임동욱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6.07.18 15:53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우리들이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우보세]문제는 샤오미가 아니다
2013년 초겨울 중국 칭다오로 기자단 출장을 갔다. 출장 중 현지에서 열심히 무엇인가를 구하려고 애쓰는 동료 기자가 있었다.

무엇을 그리 구하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의외로 '샤오미(小米) 스마트폰' 이었다.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낮은 가격에 엄청난 '스펙'으로 무장한 중국의 '신무기'를 직접 만져보고 싶다는 이유였다. 당시 주변에선 '그래봤자 중국산 짝퉁'이라며 말리는 분위기였다.

샤오미를 바라보는 '냉소'가 사라지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샤오미는 201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다. 현지 시장에서 단숨에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친 샤오미의 '위력'은 업계에 '공포'로 다가왔다.

국내 미디어들은 앞다퉈 샤오미의 성공스토리를 보도했다. 중국기업 중 화웨이(華爲), 렌샹(联想, 레노버), 텅신(騰迅, 텐센트)은 몰라도, 샤오미는 초등학생도 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우리 머릿속에 샤오미는 '골리앗'을 제친 '다윗'으로 자리 잡았다.

얼마전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삼성전자로부터 최신 MCP(Multi Chip Package, 다중 칩 패키지) 등 첨단 반도체 부품을 구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기술 복제'와 '저가 제조'에 능해도 삼성전자의 이같은 반도체 기술은 '카피'가 불가능하다.

요즘 샤오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오포 등 기술력을 앞세운 다른 중국 기업들에 자리를 내주며 미끄럼을 타고 있다. 남의 기술을 대가 없이 사용해 성장한 결과, 해외시장에서는 특허 소송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한마디로 '위기'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일부 미디어들은 레이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보였다. 그의 입·출국 항공편 일정은 물론, 입국 시 패션과 하룻밤 묵는 숙소의 정보까지 상세히 보도됐다. '월드 스타'나 다름 없었다.

일부 언론들은 레이 회장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근처 비즈니스 호텔의 하루 15만원 짜리 방에서 자고 갔다고 대서특필했다. 숙소를 그곳으로 잡은 이유로 '검소하고 소탈한 경영자가 비즈니스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그럴싸한 해설도 만들어 붙여줬다.

하지만 삼성이 운영하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까지 거리는 약 46킬로미터. 차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이동 시간이 아깝다면 굳이 공장이 아닌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나는 방법도 있었다.

삼성에 정통한 한 인사는 "본래 귀빈급 해외 파트너가 방문하면 숙소까지 반드시 챙긴다"고 귀띔했다. 주요 부품을 구하러 온 해외 기업 경영자와 미팅을 했을 뿐, 만남에 의미를 부여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정작 사업 당사자들보다는 옆에서 바라보는 관찰자들만 흥분한 모습이다. '과소평가'는 곤란하지만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상대를 '과대포장'하는 것도 볼썽사납다.

우리는 중국 '전자 굴기(堀起)'의 현주소를 제대로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카피'로 주목을 끌었던 샤오미보다 '기술력'으로 무장하고 자라고 있는 '2세대 샤오미'들에 주목하고 대비해야 할 때라는 말이다.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머투맨 the 유튜브가이드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