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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매년 파행반복 '공익' 주도 결정…대안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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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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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 독립성 강화 등 대안고민 요구 커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13차 전원회의가 열린 가운데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9명이 회의 도중 공익위원들의 독단적인 협상 진행과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퇴장하고 았다.  © News1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13차 전원회의가 열린 가운데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9명이 회의 도중 공익위원들의 독단적인 협상 진행과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퇴장하고 았다. © News1


2017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440원 오른 시간당 647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심의 과정을 둘러싼 논란과 제도개선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6일 새벽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7.3% 오른 647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처럼 8% 이상 올리거나 노동계·정치권의 주장대로 두자릿수 인상안을 내기에는 구조조정,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등 대내외 악재에 따른 부담감이 컸던 탓이다.

심의 과정은 어느 해보다 진통이 심했다. 최종 의결일이 7월 중순을 넘긴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었고, 심의기간은 총 108일로 최근 10년간 가장 길었다. 공식적으로 열린 전원회의도 14차례나 개최해 최다를 기록했다.

법정의결 기한이 6월28일이었지만 보름을 훌쩍 넘기면서 매년 반복되는 '법위반' 협상이라는 딱지마저 떼지 못했다. 1988년 최저임금위 출범 후 올해까지 29년간 시한을 지킨 경우는 2002~2008년과 재작년뿐이다.

여기에 더해 이번 최종 의결 때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9명이 모두 불참했고,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9명 중에서도 소상공인 대표자 2명이 표결 전 나가버렸다. 전체 위원 27명 중 16명만 참여한 반쪽짜리 결정인 셈이다.

◇올해도 근로자위원 9명 모두 불참…27명 중 16명만 참여

최저임금은 노·사 대표 각 9명과 정부에서 임명한 공익위원 9명이 협상을 벌여 최종 인상안을 결정한다. 그러나 노·사 합의로 정한다는 기본 취지를 매년 지키지 못하면서 최저임금 심의방식 논란과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학계 한 인사는 "최저임금 협상이 단단한 창과 방패의 구도로 짜이다보니 노·사간 소모적인 기 싸움만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매년 노사합의 대신 표결을 위장한 사실상 공익위원의 결정구조를 벗어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이 법 취지에 맞게 노사합의로 결정된 적은 최근 8년간 단 한 차례도 없다. 노사합의 결렬로 매번 정부를 대리하는 공익위원들이 개입하거나 이들의 제시한 중재안으로 표결에 부쳐 결정되곤 했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3차 전원회의 중 협상 진행과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선언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3차 전원회의 중 협상 진행과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선언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올해 역시 이미 짜인 시나리오대로 흘렀다는 비난이 거셌다. 정부를 대리하는 공익위원들이 정부지침을 받아 강행 통과시킨 것으로 근로자·사용자위원들은 들러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양대노총은 성명을 통해 "박준성 (최저임금위) 위원장이 시종일관 근로자위원들에 대한 협박과 횡포로 회의 파행을 유도했다"며 "이미 비선을 통해 청와대 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받아 강행했다는 의지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국경총도 경영계 입장문을 통해 "오늘 결정된 최저임금은 비록 사용자위원이 제시한 최종안으로 의결되었으나, 이는 공익위원들의 지속적인 증액 요구에 따라 제시된 것으로 사실상 공익위원안과 다름없다"고 못박았다.

정치권 외압도 거셌다. 최저임금이 노·사 당사자들의 합의로 결정하는 구조임에도 여당인 새누리당이 2020년까지 9000원 인상을, 야당들도 앞 다퉈 1만원 인상안 공약을 들고 나와 저임금 근로자들의 기대감만 잔뜩 부풀렸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박준성 최저임금위원장을 직접 만나 대폭 인상을 주문했고, 일부 의원들은 국회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정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실 앞에서 박준성 위원장, 류경희 부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한정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실 앞에서 박준성 위원장, 류경희 부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이 때문에 정부나 정치권의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거나 임금인상률, 물가상승률 등 각종 경제수치를 대입해 과학적으로 정하는 공식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독일의 경우 기업노사의 단체협약의 평균 임금인상률을 토대로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실제로 독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올 6월 말 현재 8.5유로인 최저임금을 협약임금을 반영해 4% 올리기로 했다.

미국 역시 물가상승률이나 임금인상률, 소득분배 개선 등을 종합해 과학적으로 결정하고 캐다나는 최저임금 결정 자체를 국회 차원에서 논의·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노사합의로 결정하는 '위원회' 틀 자체를 벗어나자는 것은 아니다. 위원회 결정방식은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안이기도 하고, 이러한 민주적인 시스템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다만, 합의결정 구조를 갖추고도 법정시한을 넘기기 일쑤고 번번이 정부 측 입장을 대변하는 공익위원들이 낸 인상률로 매년 최저임금이 결정되다보니 운영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학계 한 인사는 "위원회 결정방식은 많은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지만 거래하듯이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특히 우리 위원회는 노사간 전쟁터로 비쳐졌기 때문에 교섭 형태를 대체할 방식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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