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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핫칠리페퍼스 내한무대…"이런 점이 좋았고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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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경기)=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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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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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밸리 록페스티벌] 레드핫칠리페퍼스 내한공연 리뷰…나이잊는 열정에 박수, 선곡·기타에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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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핫칠리페퍼스의 무대는 동물적 감각이 낳은 자연스러움이 볼거리다. 상체를 드러낸 보컬리스트 앤소니(왼쪽)와 베이시스트 플리(왼쪽 두번째)의 조합은 팀의 정체성을 확실히 증명하는 존재들이다. /사진제공=CJ E&M
‘거시기’에 양말을 신고 나오진 않았지만, 웃옷은 벗고 나왔다. 상체를 환히 드러낸 주인공은 역시 악동 중의 악동인 베이시스트 플리와 보컬리스트 앤소니 키에디스. 기타리스트 조시 클링호퍼와 드러머 채드 스미스는 ‘예의’를 갖춘 복장으로 무대에 올랐다.

벗은 이의 무대는 확실히 달랐다. 14년 전 불혹의 나이에도 짐승의 본능을 유감없이 과시하며 관객의 혼을 쏙 빼놓았던 두 ‘상체 프리’ 근육맨들은 한국 나이 55세를 잊을 만큼 탄탄하고 가벼운 몸놀림으로 무대를 휘저었다.

22일 오후 10시. 정각에 맞춰 록밴드 레드핫칠리페퍼스(RHCP)가 매운 맛을 보여주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관객 2만 7000여 명이 발 디딜 틈 없는 공간에서 무대 앞에 더 다가가려고 몸을 계속 전진했다. 습기는 차오를 대로 올랐고, 공간은 두 발 외에는 더 이상 허락하지 않았다. 이제 남은 건 땀만 쏟아내는 일이었다.

‘캔 스탑’(Can’t stop). 첫 곡이 흐르자 100m 출발선에 총소리를 듣고 달리는 선수처럼 관객이 뛰기 시작했다. 펑크(punk)와 펑크(funk)가 오묘하게 조합된 이 노래에 관객은 각자의 그루브(groove·리듬감)를 과시하며 흐느적거렸다. 옆 라인에서 보면 파도가 일렁이는 모습 그 자체였다.

단출한 멤버 구성이 보여주는 강하고 묵직한 사운드는 RHCP의 전매특허다. 여기에 본능적 몸부림이 과시하는 무대 매너는 보는 이의 넋까지 훔친다. 이날 RHCP의 무대는 어땠을까. 2가지 장·단점을 요약했다.

<이런 점이 좋았다>

① 나이는 숫자!…“어디서 그런 힘이”=말 그대로 이들은 늙지 않았다. 채드의 드러밍은 한 템포 늦거나 세기가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완전히 씻어냈다. 되레 시작부터 강철 소리를 내며 필인(fill in, 4·6연음 등의 계열로 연주하는 기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앤소니의 가창도 예전 그대로였다.

이 팀의 마스코트인 플리의 베이스는 연주할 때마다 관객의 함성과 부딪히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몸을 구부리고 흔드는데도, 베이스 소리는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고, 슬랩 같은 베이스 특유의 기술을 선보일 때도 빗나가는 음이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30년 이상의 관록이 허투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키고 또 확인시켰다.

② 역동의 미…“록을 알려주마”=백인의 록과 흑인의 힙합, 솔, 펑크(funk) 같은 요소가 결합할 때 나타나는 약간의 느슨함 같은 분위기는 이 무대에서 전혀 재생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케이션’(Californication) 같은 록 발라드가 나올 때에도 기타는 펑키(funky)한 리듬으로, 드럼은 리듬을 더 쪼개면서 역동적인 그루브를 유지했다.

이들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하는 길은 역설적으로 느린 패턴의 곡들에서였다. 물론 ‘바이 더 웨이’(by the way) 같은 곡들에서 관객 모두 슬램으로 아비규환의 현장을 만드는 건 두말할 나위 없이 역동적이다.

22일 오후 10시 '지산밸리 록페스티벌' 첫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선 레드핫칠리페퍼스. /사진제공=CJ E&M<br />
22일 오후 10시 '지산밸리 록페스티벌' 첫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선 레드핫칠리페퍼스. /사진제공=CJ E&M

<이런 점이 아쉬웠다>

① 리듬에 밀린 기타 사운드=드럼과 베이스의 리듬이 너무 탄탄해서일까, 아니면 너무 강력한 연주실력 때문일까. 기타의 조시는 강력한 ‘형님’들의 리듬에 대항하기 역부족한 사운드를 드러냈다. RHCP에서 오랫동안 기타를 담당한 존 프루시안테가 그나마 필살의 연주로 강력한 리듬에 대항하며 살아남았다면, 조시는 대항보다는 휩쓸려가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조시의 솔로잉은 프루시안테를 훨씬 능가하는 솜씨를 보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각 곡의 색깔에 맞는 톤을 조절하거나 맛깔난 리드밍을 앞세우는 전략에선 역부족이었다. 플리가 때론 멜로디 파트까지 넘보며 자신의 실력을 과시할 때, 기타는 리듬을 공략할 줄 알아야 했는데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② “몸을 사리는 듯한…” 선곡의 아쉬움까지=여전히 동물적 감각으로 무대를 휘젓고 다니는 이들의 매너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보컬 앤소니가 프론티어로서 여느 무대에서 보여준 장면과 비교하면 ‘몸을 사리는 듯한’ 태도가 역력했다.

앤소니는 무대보다 가창자로서의 역할에 더 충실한 듯 보였다. 무대를 망가뜨리고 헤집고 다니는 것을 기대했던 관객으로서는 ‘노래 잘하는’ 앤소니에 집중하느라 무대와 혼연일체가 되는 기회를 ‘조금’ 박탈당한 기분이었다.

라이브 무대에서 히트곡을 집중적으로 듣고 싶어 했던 관객에게 RHCP는 새 음반 수록곡을 ‘많이’ 들려주느라 바빴다. 새 음반 ‘겟어웨이’(The Getaway)가 그루브보다 스트레이트한 록 곡이 많다는 점에서 RHCP다운 느낌에 동화되기 어려웠고, ‘아더사이드’(otherside) 같은 명곡을 들을 기회도 사라졌다. 앙코르 곡으로 ‘기브 잇 어웨이’(give it away)를 하지 않았다면 실망감이 엄청 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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