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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우수로 관객을 ‘정지’시킨 로커 이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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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경기)=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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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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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밸리 록페스티벌] ‘슬픈 발라드’로 관객 숨죽인 이소라 공연 리뷰…40분간 9곡 내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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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간 9곡을 내달린 이소라의 무대에 관객이 숨죽이며 환호했다. /사진=김고금평 기자
록 페스티벌에서 ‘감성’의 음악을 듣는다는 건 어쩌면 ‘독’이다. 특히 깊은 우수로 관객을 슬픔의 절벽으로 몬다면 더욱 그렇게 다가올지 모르겠다. 그간 수많은 록페스티벌에서 록이 아닌 장르가 무대에 숱하게 올랐지만, 기쁨이 아닌 슬픔을 한껏 베어 문 장르가 올라간 건 이례적이다.

22일 ‘지산밸리 록페스티벌’ 그린 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린 이소라. 그녀의 무대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땅이 꺼져라 뛰어도 모자랄 판에, 앉아서 조용히 귀 기울이며 눈가를 촉촉하게 만드는 공연이라니.

이소라는 관객의 반응에 크게 반응하지 않은 듯했다. 다만 이렇게 말했다. “집에만 있던 나를 밖으로 끌어낸 관객에게 감사할 뿐이다.”

그 인사를 마지막으로 이소라는 온통 자신에게 집중했다. 관객을 위한 선곡이나 일어서서 무대를 휘젓는 동적인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오로지 자신이 불러야 할 곡에 몰입해 가창을 시험받을 뿐이었다.

록 페스티벌 관객을 위한 배려는 2014년에 발표한 록 색채가 짙은 정규 8집의 수록곡 일부를 들려주는 것으로 끝났다. 이후부터는 자기 마음대로였다.

이소라는 록스러운 곡 2개를 마치고 ‘처음 느낌 그대로’, ‘제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바람이 분다’ 등 9개 곡명을 말하고는 자신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오후 8시 50분에 시작된 이 릴레이 우수의 선율은 끝날 때까지 정확히 40분이 걸렸다. 그 시간 동안 어느 관객도 움직이지 않았다. 진풍경이었다. 노래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요란한 박수 소리가 적막의 기운을 깨울 뿐, 나머지 시간은 비애라는 정서를 흡입해 감동의 눈물로 끝나는 과정으로 채워지기 일쑤였다.

그녀의 절창은 내내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 고개 한번 들지 않고, 땅으로 내민 시선에서 그녀는 이 노래를 어떻게 해석하고 전달할지만 골몰하는 듯했다. 단 하나의 음에서도 음정이 나가는 법이 없었고, 어떤 마디에서도 호흡이 떨어지는 경우가 없었다. 슬픈 발라드가 록 페스티벌에서 어떤 집중력을 안겨주고, 또 어떤 멋과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모든 관객을 일으켜 세워 방방 뜨게 하는 능력도 록 페스티벌에선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관객을 옴짝달싹 못 하게 정지시키는 능력도 필요하다. 여린 음악에서 가장 강한 기운을 느꼈다. 로커의 정의가 새롭게 쓰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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