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로버, 쑤닝 투자 유치 성공 "사드 후 첫 中 성과"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으로 한류 콘텐츠 관련주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애니메이션 기업 레드로버 (30원 ▼6 -16.67%)가 최대주주인 중국 쑤닝그룹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8일 레드로버에 따르면 쑤닝그룹은 11~12일 예정된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국내 대형 법무법인을 통해 청약금을 예치했다. 레드로버는 운영자금 목적으로 442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쑤닝그룹은 레드로버의 지분 20.0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약 9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유치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한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는 가운데 결정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레드로버 측은 유상증자 이후 쑤닝그룹과 협력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쑤닝그룹의 투자 결정은 레드로버가 가진 애니메이션 개발 능력과 앞으로 인수할 VFX(시각특수효과)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레드로버는 현재 캐나다의 3개 VFX 업체와 인수협상을 진행 중이다.

쑤닝그룹은 레드로버와 △ 중국 애니메이션 시장 공략 △ 키즈파크 사업을 통한 쑤닝 유통 매장의 시너지 확대 △ 중국 VFX 사업 수주 및 할리우드 진출 초석 마련 등을 꾀하고 있다.

레드로버는 중국 상하이 천어 국제 광장에 위치한 '쑤닝 예술관'에 첨단 영상 콘텐츠를 공급할 예정이고, 도심형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테마파크도 준비하고 있다.

또 레드로버는 10월 중국 전역에서 개봉 예정인 애니메이션 '스파크' 관련 사업을 쑤닝그룹과 추진 중이다. 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쑤닝 유니버셜의 전략 IR(기업설명회)에서 스파크 VR 게임 체험관이 공개되기도 했다.

쑤닝그룹의 투자금 예치로 11일과 12일로 예정된 레드로버의 유상증자 청약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자칫 사드 사태로 인해 쑤닝그룹의 유상증자 참여가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레드로버 관계자는 "사드 배치 논란 이후 쑤닝그룹과 긴밀하게 투자유치에 대해 논의했고, 국내 투자자들을 위해 이미 5일 투자금을 예치했다"며 "VFX 등 다양한 사업을 빠르게 진행해 성과를 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