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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히토 일왕, "신체쇠약 '상징' 역할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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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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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0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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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대국민 영상메시지서 '생전 퇴위' 의지 시사

아키히토 일왕(82)이 8일 발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생전 퇴위' 의지를 강하게 시사했다.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발표한 10분 분량의 영상을 통해 "점차적으로 진행되는 신체의 쇠약을 고려할 때 신체·정신적으로 '상징(천황)'의 역할을 수행하는 게 어려워지는 게 아닐까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전 퇴위'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 뜻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풀이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노인이 되었을 경우 어떤 본연의 자세가 바람직한가에 대해 개인적으로 생각해 온 걸 말하고 싶다"며 "앞으로 기존처럼 무거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곤란하게 되는 경우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과 2012년에 두 차례 수술을 받는 등 고령에 따른 체력 저하를 자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또 상징천황으로 그동안 사람들 곁에서 귀를 기울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왔다며 체력 저하를 이유로 각지 방문 등 공무를 축소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섭정에 대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상징천황이 심각한 상태에 빠지면 사회가 정체하고 국민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상징천황으로 서거했을 때 장례식 등 행사 부담도 클 수밖에 없으니 이를 피하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미 5년 전부터 주변에 생전 퇴위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왕실 업무를 주관하는 일본 궁내청 관계자는 아키히토 일왕이 "상징으로서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이가 천황의 자리에 있어야 하고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없게 되면 양위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영상 메시지로 에둘러 생전 퇴위 의지를 확인했다. 그가 직접 생전 퇴위를 거론하지 않은 것은 일왕의 정치 관여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왕의 생전 퇴위를 위해서는 정치권이 '황실전범'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실전범은 4조에서 '천황이 붕했을 때(숨졌을 때) 황사(황위 계승 1순위 황족)가 즉시 즉위한다'고 규정했을 뿐 생전 퇴위에 대한 근거는 없다. 현재 왕위 계승 1순위는 나루히토 왕세자다.

문제는 황실전범을 개정해 생전 퇴위를 제도화하는 게 간단치 않다는 점이다. 정치적 압력에 따른 폐위나 자의적인 퇴위 가능성을 차단해야 해 생전 퇴위 조건과 절차를 정하는 게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키히토 일왕에 한해 생전 퇴위를 인정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이 일본 정부 내에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황실전범 개정을 둘러싼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일본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게 황실전범 개정 논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하는 개헌 논의를 압도할 수 있다는 게 일본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아베 총리가 지난달 참의원 선거 압승으로 중의원, 참의원에서 개헌을 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을 확보했지만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 퇴위 카드로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한편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에 왕위를 양위하면 1817년 고가쿠 일왕(1780∼1817년 재위) 이후 약 200년 만의 생전 퇴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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