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리우, 2배 즐기기]② 열정의 몸짓, 삶이 담긴 음악…삼바와 보사노바

머니투데이
  • 김고금평 기자
  • 박다해 기자
  • VIEW 6,348
  • 2016.08.15 07:0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아프리카 노예들의 애환 녹여냈던 삼바, 재즈와 만나 탄생한 보사노바

[편집자주]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올림픽 경기를 더 맛깔나게 구경할 수는 없을까. 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은 알고보면 ‘가깝고도 먼 나라’다. 정치나 경제적으로는 교류가 별로 없지만, 문화적으로는 이미 생활 곳곳에 파고들 정도로 친밀하다. 파올로 코엘료의 문학 작품을 읽고 코파카바나 해변을 떠올리며 삼바 춤을 추고 보사노바 음악을 듣는 건 단순히 상상속 풍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리우 올림픽을 계기로 브라질의 익숙하거나 숨겨진 문화 풍경을 들여다봤다.
image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열린 '리우 삼바 카니발'에서 삼바 춤을 선보이는 댄서들. /사진=홍봉진 기자
사격게임은 더이상 쥐죽은 듯이 조용하지 않다. 런던올림픽 때 관중의 박수와 환호를 허용한 국제사격연맹은 올해 결선 경기에 한해 관중이 음악까지 틀 수 있도록 했다.

완화된 규칙과 브라질의 흥겨운 '삼바'DNA가 만난 걸까. 진종오 선수는 지난 7일 브라질의 펠리페 알메이다 우 선수와 맞붙은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 때 유독 숨을 고르곤 했다. 자국 선수를 향한 브라질 관중들의 함성과 나팔소리 등이 거셌기 때문이다. 발을 구르는 관중들의 모습은 브라질을 대표하는 삼바 춤을 연상케했다.

자국 선수를 열렬히 응원하지 않는 관중이 어디있겠냐마는, 나도 모르게 발을 들썩이게 할 정도로 흥겨운 춤 '삼바'는 브라질 국민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최대 축제 '리우 카니발'의 하이라이트 역시 삼바 춤이다. 카니발에 참가하는 이들은 리우데자네이루 곳곳에 설립된 삼바 학교에서 1년 동안 퍼레이드를 준비한다. '삼바 퍼레이드'는 각 학교의 명예를 걸고 대결하는 경연장인 셈이다.

퍼레이드 때 한 그룹마다 삼바 춤을 추는 사람은 4000명에 이르며 브라질을 찾는 전체 관광객의 3분의 1이 바로 이 장관을 구경하러 카니발 시기에 리우데자네이루를 찾는다.

빠르고 경쾌한 4분의 2박자 리듬으로 구성된 이 전통 음악과 춤은 사실 리우데자네이루에 노예로 팔려 온 아프리카계 흑인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문화다. 특정 지역, 특정 인종의 문화가 브라질을 대표하는 문화로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다.

책 '브라질: 역사 정치 문화'(까치)에 따르면 당시 △라디오 등과 같은 대중매체를 통한 상업화 △정부의 대중문화 확산을 통한 지지층 확보 △ '민족주의 고취'라는 이데올로기 확산 등으로 인해 '삼바'가 브라질 대표음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물론 음악적인 특징도 빼놓을 수 없다. 박원복 단국대학교 포르투갈어과 교수는 위의 책에서 "(삼바가) 브라질을 대표하는 음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은 타악기 리듬이 가지는 고유한 친(親)인간적인 요소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삼바가 다른 사회와 인종에도 친밀감을 주는 이유를 분석했다.

브라질에서 거주하는 보사노바 음악가 나희경(보컬)은 "브라질 사람들에게 삼바는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니라 축제이자 기쁨이고 자부심이기도 하다"며 "삼바를 통해 브라질의 정체성이 더 명확해지고 삼바를 노래하고 춤추면서 나라에 대한 소속감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나씨는 삼바의 매력으로 "슬픈 삶의 애환을 아름답고 신명나는 음악을 통해 표현하는 정서"와 "심장을 강하게 울리는 느낌을 자아내는 브라질의 전통 퍼커션 악기들"을 꼽았다.


대표적인 보사노바 뮤지션 나희경은 보사노바의 본고장 브라질에서 보사노바 1세대 음악가 '호베르토 메네스칼', '오스바울드 몬테네그로' 등과 녹음하고 현지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나희경 페이스북
대표적인 보사노바 뮤지션 나희경은 보사노바의 본고장 브라질에서 보사노바 1세대 음악가 '호베르토 메네스칼', '오스바울드 몬테네그로' 등과 녹음하고 현지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나희경 페이스북


이 삼바 리듬과 모던재즈가 만나 탄생한 음악이 바로 '보사노바'다. '새로운 경향'이란 뜻을 지닌 보사노바는 1950년 초반에 브라질에서 처음 탄생해 1960년대 전 세계로 퍼졌다.

자국의 민속 음악으로 그칠 뻔한 보사노바가 세계적 유행을 탄 것은 미국 색소포니스트 스탄 게츠 덕분이다. 게츠는 브라질에서 정박자인데도 리드미컬하고, 삼바처럼 아주 들썩 거리진 않지만 묘한 흥분을 주는 이 장르에 호기심을 갖고 미국의 재즈와 브라질의 삼바를 묘하게 결합했다. 가사와 곡조가 ‘지적’이고 차분하다는 점에서 오랜 향기를 간직하고 있다.

아스투르드 지우베르투의 '걸 프럼 이파네마' 앨범 자켓
아스투르드 지우베르투의 '걸 프럼 이파네마' 앨범 자켓
‘걸 프럼 이파네마’(The girl from ipanema)라는 유명한 보사노바 곡에서 알 수 있듯, 보사노바는 뛰어난 가창력도 화려한 기교의 연주도 필요하지 않다. 필요한 건 기본 연주 실력과 부를 수 있는 작은 용기가 전부다.

아스트루드 지우베르투는 우연히 녹음실에 따라갔다 영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즉석에서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지은 ‘걸 프럼 이파네마’를 불러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다.

리우 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만나는 보사노바는 ‘열정’을 대표하는 브라질의 숨겨진 ‘냉정’을 발견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어떤 곡에서도 ‘악’을 쓰며 부르는 노래가 없고, 어떤 연주에서도 속도가 빨라지는 경우도 없다.

늘 같은 박자에, 비슷한 톤으로 부르는 이 노래는 스피드와 기록에 집착하는 올림픽 경기에서 한 템포 쉬어가는 즐길거리로 맛보기에 손색이 없다. 올림픽 경기를 시청한 뒤 조빔과 게츠의 음반을 듣는 것도 리우를 즐기는 탁월한 방법이다.

그들의 음반이 없다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리사 오노 등의 음반이나 김현철의 ‘춘천가는 기차’를 선택할 수 있다.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오늘의 꿀팁

  • 날씨
  • 내일 뭐입지
법률N미디어 네이버TV
KB x MT 부동산 설문조사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