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다수 포함돼있으니 '부산행' 혹은 '서울역' 관람 예정인 분들은 각별한 주의바랍니다!!!



올해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의 프리퀄 '서울역' 개봉이 임박했다.

이달 18일 개봉하는 서울역은 의문의 바이러스가 시작된 서울역을 배경으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서울역이 애니메이션임에도 주목받는 이유는 전작 부산행의 영향이 크다. 물론 애니메이션의 대가로 불리는 연상호 감독의 작품성, 연출력이나 서울역 주인공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3인방(류승룡, 심은경, 이준)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도도 한몫하지만 사실상 대중들은 부산행보다 앞선 시점의 상황을 그려낸 서울역의 스토리를 가장 궁금해 한다.

과연 서울역은 이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을까.

◇'부산행'엔 없지만 '서울역'엔 있는 것
연 감독은 지난 10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이 사회를 살면서 느끼는 것과 현 사회의 지배 모습을 보여주려 한 것이 서울역"이라며 "그에 비해 부산행은 '사회는 이래야 되지 않겠느냐'는 당위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역은 좀비로 변한 사람들에게 쫓겨 두려움에 떠는 국민들을 외면하고 오히려 이들을 '노숙자들의 폭동'이라고 치부하는 공권력과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사람들의 이기적인 모습, 폭력성 등을 그렸다.

흔히 말하는 '암유발자'도 부산행에서는 배우 김의성(#"여기_있는_사람들이라도_살아야_할_거_아니야!!!!!!!")뿐이라면 서울역에서는 그보다 더한 이기주의로 무장한 암유발자들 투성이인 사실적이고, 그래서 더 잔인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연 감독은 서울역의 어두운 전개방식과 관련, "저예산 영화고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가지고 있는 여러 생각 중 극단적인 생각을 드러내기 정말 좋은 그릇이었다"고 말했다.

부산행에서 좀비 1호로 등장하고 서울역에서 주인공 혜선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심은경은 "부산행보다 암울하고 잔인한 면이 있어 희망이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면서도 "단순히 좀비의 잔인함만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다 사회적으로 뒤돌아보고 문제점들을 자각하게 해주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행'에도 없고 '서울역'에도 없는 것
한 노숙자가 피를 흘리며 거리를 방황하는 것을 시작으로 '좀비 바이러스'(?)는 서울역을 비롯한 서울 시내를 순식간에 초토화시킨다.

하지만 서울역 개봉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좀비 바이러스 출처에 대한 의문은 서울역을 보고나서도 여전하다.

부산행과 마찬가지로 결말에 대한 논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 감독은 "제 전작('사이비' '창' 등)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 역시 엔딩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영화가 끝나고 돌아가는 분들이 이 비관적인 엔딩을 보고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사회를 살아나간다면 이 영화의 엔딩은 무언가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연 감독만의 대담하지만 거친 스토리 묘사 방식을 좋아하는 관객들은 '역시 연상호'를 외치며 서울역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꽉찬 스토리와 속도감 넘치는 전개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행과 이어지는 스토리만을 기대하고 서울역을 보려는 관객은 실망할 수도 있다. 이미 연 감독은 서울역을 두고 '부산행의 프리퀄'이라는 미끼를 관객들에게 던졌고 미끼를 물지 말지는 관객들이 결정할 몫이다.

◇용어 설명
프리퀄 - 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
옴니버스 - 주제만 같고 각기 독립되어 있는 이야기들을 하나의 구조에 엮어 놓는 스토리 구성 방식

영화 '서울역'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