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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비싸서" 건강보험 비급여 문턱서 두번 우는 취약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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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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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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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 위협하는 건강보험 비급여]<1>-②건강보험 비급여 부담 18%대까지 올라…MRI 한번 찍기도 힘들어

#지방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해온 김철영씨(가명, 62세)는 젊은 시절 먹고 사느라 바빠 흔한 보험 하나 제대로 가입하지 못했다. 나이가 들고 이런저런 병이 생기면서 치료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뒤늦게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에 들려 했으나 과거 수술 이력이 있고 유병자라는 이유로 여러 보험회사에서 가입을 거절당했다. 얼마 전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김씨는 8일 동안 입원해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하는 등 검사하는 비용만 215만원이 들어간다는 말에 치료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매년 늘어나는 건강보험 비급여 부담=의료비 중 건강보험이 지원하는 비율은 매년 조금씩 줄고 있는 반면 환자가 내야 하는 비급여 비율은 늘어나 의료비 부담의 주범이 되고 있다. 값비싼 비급여 진료비가 실손보험에 가입할 여력이 없는 취약계층의 의료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9년 65%에서 2014년 63.2%로 하락했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전체 의료비 중에서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비율을 말한다. 건강보험 보장률이 높을수록 건강보험 가입자의 의료비 부담이 낮다는 의미다.

국내 건강보험 보장률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낮은 편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평균 건강보험 보장률은 80% 수준이다. 국내 건강보험 보장률은 이에 턱없이 미달하는 상황에서 개선되기는커녕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지면서 환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비급여가 전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비급여 본인 부담률은 2009년 13.7%에서 2013년 18%로 올라갔다. 비급여 의료비의 연평균 증가율도 급여 의료비 증가율보다 3.5%포인트 가량 높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의료비 증가율을 보면 총 의료비가 7.7%, 급여 의료비가 6.7%, 비급여 의료비가 10.2%였다.

비급여가 급여 의료비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급여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새로운 진료 방법이 늘고 있는데다 건강보험공단이 관리하지 않아 가격이 비싸고 그나마도 병원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의료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취약계층이 돈 때문에 치료를 못 받는 사태를 막으려면 건강보험 보장률을 선진국 수준인 80%대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진료는 비급여에서 급여 항목으로 옮기고 비급여 진료를 표준화해 적절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병원마다 천차만별 비급여 의료비=비급여 항목은 가장 큰 문제는 병원별로 가격 편차가 심하다는 점이다. 앞서 예로 든 김씨가 어깨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받으면 상급 종합병원인 A대학병원은 총 본인부담액(급여 본인부담+비급여)이 288만원이지만 병원급인 B병원은 513만원으로 약 2배가량 차이가 난다. 두 병원 모두 급여 항목에 해당하는 수술을 해도 병원급이 상급 종합병원에 비해 검사비 등의 비급여 의료비를 더 받아 총 본인부담액이 225만원 더 많은 것이다.

이 같은 차이는 같은 검사, 같은 진료라도 병원별로 비급여 의료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추 MRI를 촬영할 경우 병원별로 최소 250만원에서 최대 756만원까지 3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난다. 갑상선 초음파 촬영은 최소 37만원에서 최대 180만원으로 4배 넘게 가격이 달라진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비급여 의료비가 병원마다 크게 차이가 나는데도 환자들은 병원별로 가격 차이가 얼마나 나고 왜 차이가 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그나마 실손보험에라도 가입돼 있으면 지출한 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실손보험이 없는 국민 2000만명은 속수무책으로 병원에서 내라는 대로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급여 항목의 의료비가 병원마다 대동소이한 이유는 건강보험공단이 표준화해 관리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병원에서 행한 의료 행위와 청구한 비용 등을 심사하기 때문이다. 반면 비급여는 질병 치료 목적의 일부 항목만 표시돼 있을 뿐 명칭조차 표준화돼 있지 않다. 사실상 같은 진료인데 병원마다 진료명이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보험업계에서는 국민들의 의료권을 강화하기 위해 비급여 항목을 체계적으로 표준화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비급여 의료비 청구 실태를 보면 표준화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최소한 보건복지부가 고시하는 비급여 코드(명칭)라도 사용을 의무화해야 하고 진료 비용 한도도 설정해 환자에게 과다한 금액을 요구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열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비급여 항목을 표준화하는 것만으로도 비급여 의료 서비스에 대한 최소한의 적정성 관리가 가능해져 총 의료비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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