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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포켓몬고’가 바꿔버린 홍콩 쇼핑몰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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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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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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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지난달 25일 휴가차 들린 홍콩 쇼핑의 메카인 하버시티 쇼핑몰, 영캐주얼 매장이 들어선 2층을 담당하는 매니저는 “자릿세라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며 볼멘 소리를 했다. 오후 5시가 넘자 수 많은 인파들이 쓰나미처럼 이곳에 몰려들었다. 퇴근한 직장인부터 책가방을 둘러멘 학생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주부까지 남녀와 직업을 막론하고 2층 복도에 도열했다. 그리고 다들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액정 하단에 대고 위로 쓸어올리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2~3명 정도가 겨우 지나갈 공간을 남겨 두고, 양쪽에 선 사람들이 모바일 AR(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GO)’를 하는 진풍경이 빚어진 것. 포켓몬 고를 하는 게이머들은 약 2~3시간 넘게 그 자리를 떠날지 몰랐다. 매장 주인들은 단단히 뿔났다. “포켓몬 고 하는 사람들이 손님들이 오고 가는 길목을 막는다”며 명백한 업무방해라고 토로했다. 쇼핑몰 관리자 입장에서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하소연이다.

[우보세]‘포켓몬고’가 바꿔버린 홍콩 쇼핑몰 진풍경
홍콩 최대 테마파크인 ‘오션파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포켓몬 파크’로 소개되면서 속된 말로 ‘포켓몬고 좀비’들이 저녁시간 공원을 가득 매워 나들이 나온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포켓몬고는 한국에선 제대로 된 서비스가 되지 않아 금방 붐이 꺼졌지만, 홍콩에선 빠르게 일상에 녹아들었다. 그러나 썩 좋은 인상은 받지 못했다. 막강한 몰입감으로 수많은 중독자들을 양산한 포켓몬 고는 저녁시간 가족간 소중한 대화를 단절시키고, 교우·대인관계를 망가뜨리는 진짜 괴물이었다. 전문가들은 “가상현실(AR 포함)중독은 스마트폰 중독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명백한 부작용이 뻔히 보이지만, 이 같은 기술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아직은 없다.

미래 기술 중에 비근한 예로 인공지능(AI)을 들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행한 ‘AI 기술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AI가 개개인의 비서 역할을 맡게 되면서 AI와의 관계에서 더 위안을 받으려는 성향이 나타나 비사회성이 더 증가할 수 있다. 또 유대감과 친밀감의 대상이 인간이 아닌 AI 개체로 대체되면서 가족 공동체에 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본에선 최근 대인관계 학원이 성황이라고 한다. 당초 ‘왕따’ 등 사회적 문제로 야기된 대인기피증을 다뤘다면, 지금은 첨단기술로 발병한 사회 공포증을 치료한다. 학습내용을 보면 ‘눈을 바라보고 대화하기’ 등 실생활에서 이런 것까지 돈을 내고 배워야 하나 수준의 상식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나준호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인간세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미래 기술로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이슈들이 봇물 터지듯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간은 자신들이 만든 기술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 고립을 자초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어떤 미래를 원하고 있고, 지금의 기술 발전은 처음 그린 밑그림대로 맞춰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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