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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의 思見]그래도 삼성전자에 기대를 걸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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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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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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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폭발(정확한 표현으로는 소손-燒損: 불에 타서 부서짐, 과잉전류가 흘러 급격한 온도 상승과 부풀어 오르는 현상에 이은 발화)로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스마트폰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12일엔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몇년 새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큰 폭(6.98%)으로 급락했다. 주가급락은 배터리 소손으로 인한 삼성전자 실적 악화와 브랜드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를 '자본시장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소손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일반에서 오해하듯 전화통화 중에 귀 옆에서 펑 하고 갑자기 배터리가 터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이번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소손과 전량 리콜 및 사용중지 권고로 삼성전자의 단기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제조업 경쟁력 세계 최고'라는 삼성의 이미지 훼손을 회복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고의 발생과 그 이후 대응을 보면 여전히 삼성전자에 미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숨김없이 신속하고 빠르게 이뤄진 사고 대응 조치가 희망의 불씨다. 솔직하고 신속한 대응은 언젠가는 소비자들의 신뢰로 되돌아온다.

골프 격언 중엔 '최악의 샷보다 더 나쁜 샷은 언제든 나온다'는 말이 있다. 최악의 실수가 나왔을 때 이를 견디지 못하고 자포자기하거나 실수를 숨기려 하다 보면 더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2007년 8월 3일 경기도 기흥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정전으로 6개 라인이 일시에 멈추는 사고가 벌어진 적이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경우 소비자 대상 품목(B2C)이 아닐뿐더러 일반인들과는 무관한 사고여서 당시 삼성 내부에서도 '일부 라인 중단' 정도로 발표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피해 사실을 시장에 사실대로 알리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 '정확한 피해 사실과 영향'을 알렸고, 당시 수천억원의 피해를 우려했던 시장의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할 수 있었다.

이번 배터리 사고도 빠른 시일 내에 사고원인을 찾아 제품 전량 교환이라는 초강수로 소비자 신뢰회복에 주력한 점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의 이런 조치는 향후 경쟁사인 애플 등의 유사 사고에도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이번에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갤럭시노트7에 즉시 사용중지 권고를 내린 조치들이 향후 애플의 유사 사고에도 지침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는 배터리 용량 확대 방법 중 하나로 양극과 음극 소재 사이의 충돌을 막는 분리막의 두께를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배터리가 아닌 제품성능 개선과 기술혁신의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것이다.

분리막의 두께를 줄여 배터리의 용량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일부 제품에서 분리막의 끝 부분의 말림현상과 테이핑의 부정확함으로 전기누설(100만개 중 35개 정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문제라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존에 안전성이 검증된 갤럭시S7의 배터리나, 분리막의 두께가 두꺼운 제품을 채용하면 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다면 소비자들의 불안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시행착오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원인을 찾은 이상 해법을 찾는 것은 쉽다.

리튬이온전지는 과도한 외부의 충격이나 과한 전압이 가해질 경우 소손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는 삼성이니 애플이니하는 특정회사 제품만의 문제가 아니라, 리튬이라는 금속이 가진 물질적 특성상(높은 출력과 불안정성)의 태생적 한계이기도 하다.

기술진화 과정에서는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시행착오를 얼마나 줄이느냐다. 이번 분리막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패착이 있었지만, 삼성전자의 대응자세로 볼 때 해결하는데 그리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는 삼성전자가 어느 독일 자동차 회사처럼 소비자들을 기만하거나 하지 않고 문제를 솔직히 시인하고, 개선책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이번 일이 화불단행(禍不單行 : 불행한 일은 한꺼번에 겹쳐서 몰려온다는 뜻)이라고도 한다. 소비자의 안전과 삼성전자의 신뢰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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