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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의 思見]기업인감사 아닌 국정감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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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기자
  • 2016.09.2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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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국정감사의 시즌이 돌아왔다.

국정감사는 국가의 주권자이자 모든 권력의 원천인 '국민'들의 신성한 권리를 국회의원이 대신해 행정·사법부를 비롯한 국가기관과 그 유관단체에 대한 지난 한해의 성과를 따지는 자리다.

[오동희의 思見]기업인감사 아닌 국정감사를 해야 한다
입법 사법 행정 등 3권은 국민이 부여한 각각의 권한을 조화롭게 견제, 운영함으로써 안정적인 국가로의 이행이 가능하다. 그런 측면에서 국회의 행정 및 사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플라톤의 저서 국가(Politeia)에서도 소크라테스는 국가의 구성원이 각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한가지 일을, 나머지 구성원들 전체를 위해 할 때 국가는 가장 잘 운영된다고 말한다. 소위 '1인 1업(業) 이론'으로 2500년 전의 사상과 지금의 현실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혼자서 두가지 일을 하지 말라'는 얘기로 국가운영에 있어서는 참고할만한 대목이다.

그래서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국회가 입법활동과 함께 견제자로 나서는 국정감사는 그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이다.

하지만 매년 국정감사 때면 반복되는 논란이 국정감사의 증인 및 참고인 채택 문제다. 특히 공직자가 아닌 기업인들의 증인 및 참고인 채택은 국정감사를 민간감사로 변질시키는 순간이다.

국정감사및조사에관한법률(국감국조법) 제7조 감사의 대상(국가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감사원법 대상기관)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국정조사의 실체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과 그 소속원들이 기본이다. 순서는 국회가 행정부와 사법부를 감시하고, 행정과 사업부는 기업이 잘못하면 행정처분하거나 사법처리하면 된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국회에서의 기업인 증인 채택이 늘고 있다. 지난 16대 국회 평균 58명이던 기업인 국감 증인 수는 18대 국회 77명, 19대 국회 124명으로 급증했다. 20대 국회에서도 13개 상임위에서 벌써 150명의 기업인 증인신청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또 정작 국감증인으로 기업인을 불러놓고 제대로 된 답변 기회도 없이 면박만 주고 끝내거나, 아예 불러놓고 질문 없이 돌려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 2014년 국감에서는 일반 증인 및 참고인 중 34명이 국감장에 출석해 정착 한번도 질문을 받지 못했다.

이 기업인들이 허비한 시간도 시간이지만, 국회가 정확하게 필요한 증인 채택 작업을 소홀히 함으로써 불필요한 경비까지 지출해 국민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국회증언감정법) 제11조(여비ㆍ수당의 지급)에는 증인등(공무원 제외)에게 국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여비·일당·숙박료를 지급하도록 돼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회가 불필요한 증인을 채택하지 않았다면 지출하지 않아도 될 비용이다.

국회는 또 증인 선정의 신중성을 추구하는 대신 증인 불출석자에 대한 처벌 강화에만 몰두하고 있다.

홍영표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증언감정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아니한 증인에 대해서는 불출석으로 인해 초래된 비용을 부담하게 하고, 불출석등의 죄에 대한 처벌을 현행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이하의 벌금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증인이나 참고인의 요건 등 더 엄밀하게 해야 할 규정에는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재계는 최근 5개 경제단체의 공동성명을 내고, 증인채택 요건을 강화하고 해당 사안과 직접 관련 없는 증인 출석을 제한하는 '기업인 증인소환 기준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인이나 이슈에 대해 국회가 청문회를 통해 해당 기업을 불러내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신성한 권리의 실현이라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매년 국정감사 때만 되면 기업인들을 불러내겠다가 으름장을 놓고, 증인채택에서 제외해주는 것을 빌미로 기업에 빚을 안기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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