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국정원, ‘인질 몸값’에 190억원, ‘정상회담’ 대가로 95억원”

머니투데이
  • 김고금평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6.10.01 03:14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따끈따끈 새책] ‘시크릿파일 국정원’…병풍에 가려진 ‘숨은 권력’ 국정원의 모든 것

“국정원, ‘인질 몸값’에 190억원, ‘정상회담’ 대가로 95억원”
국가정보원(국정원)의 실체는 여전히 수면 아래다. ‘기밀 유지’ 또는 ‘국가의 안전’을 이유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이 조직의 정체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알고 싶어도 알 수 없었고, 설사 알고 있어도 입 밖에 내기가 쉽지 않았다. ‘비밀’은 국정원의 허락된 권리이고, ‘공작’은 이들의 특권이다.

그런 무기를 앞세워 이들이 수행해온 그간의 주된 임무는 안보를 위한 첩보 수집보다 내부 정치를 위한 불법 공작이 다수였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과거와의 결별’을 선언하며 국정원의 조직구조 등 모든 부문에 칼을 댄 개혁의 순간도 있었지만, 과거 중앙정보부나 안기부처럼 정권의 시녀 역할로 군림하던 때가 더 많았다는 얘기다.

이 책의 저자는 “국정원 공작에 섣불리 법의 잣대를 들이댐으로써 노무현 정권이 위기를 자초하고 개혁마저 실패한 부분은 비밀 정보조직의 운용에 대한 큰 시사점을 안겨준다”며 “또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댓글공작, 민간인 사찰, 간첩조작 사건 등 국정원의 잘못된 활용으로 야기된 사태 역시 그 위험성을 보기 좋게 증명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책은 국가 2, 3급의 비밀을 통해 국정원의 조직과 예산, 공작의 특징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10·26 사건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까지 국정원이 개입한 역사를 훑는다. 또 국정원 전·현직 원장과 고위 간부, 요원의 ‘입’을 통해 실제적 증언을 담았다.

국정원은 5000명의 직원이 연간 1조 원이 넘는 예산을 쓰는 ‘작은 정부’다. 이 예산은 그러나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가려져 있다. 비밀정보기관이라는 이유에서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1997년 CIA 개혁의 일환으로 예산을 처음 공개토록 한 것이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CIA의 국외 비밀수용소 폐쇄와 고문 금지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일과 비교하면, ‘밀실 운영’의 극단으로 비칠 법하다. ‘이상은 CIA, 현실은 KGB’, ‘이상은 007, 현실은 7급 공무원’이라는 조소가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책은 한국 정보의 연혁을 통한 국정원의 역사로 시작해 정치 개입과 공작 사례를 통한 ‘맨 파워’와 인력 관리 문제, 탈북자 업무와 관련한 전근대성, 무개념 인사정책, 국정원의 도전과 개혁 방안 등을 낱낱이 파헤친다.

눈에 띄는 내용 중 지난 2007년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 당시 탈레반에 지급한 ‘인질 몸값’과 관련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시선을 끌 만하다.

노 대통령은 당시 ‘인질 몸값’과 관련한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돈이 좀 들거라는 말은 있었다. 그런데 그 뒤에는 내가 의도적으로 보고를 안 받았다”며 “공식적으로는 뭐 부인해야지”라고 말했다. 2명의 인질이 피살된 상황에서 정부는 테러단체와는 협상·거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비공식적’으로 돈을 지불한 셈이다.

저자가 2008년 당시 국정원의 국회 정보위 결산보고 및 심의에 참여한 복수의 정보위원으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국정원은 인질 석방 비용으로 200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190억 원)를 지불했다. 국정원 예산 중 예비비 불용액이 매년 평균 200, 300억 원 수준으로 남겨져 있는 것과 비교하면 2007년 ‘불용액=0’은 인질 몸값에 사용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 몸값은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 지시로 3000만 달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남은 1000만 달러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대가로 제공된 것으로 파악된다. 저자는 “취재결과 국정원 해외 비밀계좌에 예치한 자금에 대한 지출을 승인받아 김만복 원장이 인질 석방 값으로 2000만 달러, 북측에 ‘수해 위로 및 성의 표시’ 명목으로 1000만 달러를 건넸다”고 주장했다.

특수보직을 가진 탈북자에겐 호화 안전가옥을 제공하지만, 가난한 탈북자에 대해선 대사관 진입은커녕 북·중 국경의 지뢰밭으로 내모는 현실도 대외비 자료를 근거로 조명한다.

저자는 “국정원이 국가 안보와 동북아 평화에 기여한 공로도 있지만, 특정 정치인 탄압 등 과거 회귀식 정권안보에 치중하면서 첩보능력을 크게 상실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며 “진정한 국가정보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예산은 감사원의 감시를 받고 조직운영은 국내정치가 아닌 대북·해외 첩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크릿파일 국정원=김당 지음. 메디치 펴냄. 664쪽/2만8000원.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LG·GM, 美서 다시 3조 배터리 합작..연 100만대분량 생산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