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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 집도한 가짜 원장 간호조무사…법적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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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윤정(변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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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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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팩트체크] 수술 간호조무사 고용한 진짜 의사도 '무면허 의료행위' 공범

간호조무사 임모씨(56)가 서울 강남구의 모 의원 수술실에서 성형외과 원장(의사) 행세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 강남경찰서
간호조무사 임모씨(56)가 서울 강남구의 모 의원 수술실에서 성형외과 원장(의사) 행세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 강남경찰서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의사 대신 간호조무사가 지금까지 2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을 해 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56살 남자 간호조무사인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근무하던 병원에서 원장 행세를 하며 186명에게 쌍꺼풀과 코 성형수술을 집도해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심지어 이 병원의 진짜 원장인 의사 B씨는 A씨가 수술을 주도할 동안 곁에서 이를 도우며 수술 과정을 지켜봤다고 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의무병으로 입대하기 위해 간호조무사 학원을 수료했던 A씨는 30년 동안 성형외과에서 근무했던 경험으로 손기술이 좋았다. 때문에 의사지만 경험이 없던 B씨는 오히려 성형수술 환자의 절개부위, 보형물 삽입 요령 등의 수술 방법을 A씨를 통해 배웠던 것이다.



서울강남경찰서는 지난 9월 11일 A씨와 B씨를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 의료법상 의료인 아닌 간호조무사, 의료인의 진료 '보조'만 可

의료법 제27조 제1항은 의료인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2조 제1항은 의료인의 범위에 간호조무사는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따라서 간호조무사 A씨의 환자들에 대한 성형수술 집도 행위, 즉 의료행위는 간호조무사에게 의료인의 진료 보조 업무만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같은 법 제80조의 2 제2항의 업무 범위를 넘은 것으로 위법한 행위가 된다.

판례 중에는 산부인과 병원에 고용된 간호조무사가 산통을 호소하며 내원한 환자에게 직접 무통주사와 수액주사를 처치하면서 의사에게 호출을 하거나 환자를 진찰하게 하지 않은 사례에서 해당 간호조무사를 무면허 의료 혐의를 인정해 의료법 위반 유죄를 선고(대법원 2011.7.14. 선고 2010도1444 판결)한 것이 있다.

또 의사가 모발이식시술을 하면서 이에 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는 간호조무사로 하여금 모발이식시술행위 중 일정 부분을 직접 하도록 맡겨둔 채 별반 관여하지 않은 경우에도 판례는 간호조무사를 무면허 의료행위 유죄라고 판단(대법원 2007.06.28. 선고 2005도8317 판결)한 바 있다.

이 때 형법 제30조 내지 제32조에 따라 간호조무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묵인하거나 그런 위법 행위에 동참한 의사는 비록 본인은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면허 소지자라 하더라도 간호조무사의 무면허 의료행위 공범으로 함께 처벌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개 간호조무사가 되면 그를 고용한 의사도 함께 기소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만약 의사가 간호조무사의 독단적인 의료행위 사실을 몰랐다면, 그는 평소 그 간호조무사에게 의사나 간호사 등의 지시 없이 홀로 의료행위를 하지 않도록 상당한 주의를 주며, 감독해왔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억울하게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면책 사유에 대한 입증 책임은 의사에게 있다. 따라서 재판 과정에서 의사는 자신이 면책될 수 있도록 주장 및 증명을 해야 한다.

◇ 간호조무사와 진짜 병원장 모두 처벌 면하기 어려워

경찰은 A씨와 B씨를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보건범죄단속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 제1호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의료법 제27조를 위반한 경우 중 '영리를 목적으로'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업(業)'으로 한 때 처벌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규정에 위반됐다고 인정되면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1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함께 부과된다.

또 같은 법 제6조는 무면허 의료행위로 영업을 해 돈을 버는 사람을 고용한 사람도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되게 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다. 이 때 물론 고용인은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업무에 관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할 때 면책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 A씨에게는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 제1호가, B씨에게는 제6조가 문제된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체포될 당시 그는 B씨의 병원을 그만두고, 강남구 소재 다른 병원에서 원장실을 사용하며 원장 직함이 새겨진 의사 가운을 옷걸이에 걸어 둔 상태였다. 더욱이 압수한 A씨의 휴대전화에서 강남 일대 성형외과들을 돌며 출장 성형 수술을 해 온 정황을 포착한 경찰은 해당 성형외과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A씨가 직접 의사 대신 성형수술을 집도했고, 이를 통해 돈을 벌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우리 법 규정과 그간의 판례에 비추어볼 때 죄질이 무겁다고 인정돼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A씨가 B씨의 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해당 병원의 다른 간호사들까지도 A씨가 수술을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그를 의사로 알고 있었고, B씨가 오히려 A씨와 함께 수술방에 들어가 수술 과정에서 그를 통해 의술을 배웠다는 점에서 B씨가 적극적으로 A씨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동참했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의사 B씨 역시 처벌을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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