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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증세없는 출산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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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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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2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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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법인세 인상·고소득 증세 외면하며 출산장려 '모순'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우보세]증세없는 출산정책
#에이미 추아 예일대 로스쿨 교수는 '제국의 미래'에서 유럽은 미국을 이길 수 없다고 봤다. 미국은 다양한 인종이 성공할 수 있는 열린 사회인 반면 유럽은 외부에 폐쇄된 사회라는 게 이유였다. 외부에서 유입된 우수한 인재들이 과학·기술 혁명을 이끌고 이것이 경제적·군사적 부가가치로 이어지는 사회냐, 아니냐를 핵심으로 본 것이다.

한국이 제국 후보군의 하나라면 모를까, '누가 미래 세계를 제패할 것이냐'에 우리가 큰 관심을 가질 이유는 없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인구 유지 또는 확대다.

미국과 유럽의 열린 사회, 폐쇄적 사회는 의도와 관계없이 인구 정책과 연결돼 있다. 성공을 꿈꾸며 미국으로 향하는 행렬은 끊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만 봐도 단지 자녀에게 미국 국적을 선물하기 위한 원정출산이 줄을 잇는다. 유럽이 고령화로 몸살이라지만 '복지'는 여전히 자체 인구 증가의 원동력이다. 강대국의 최우선 조건은 인구다.

#우리나라는 미국식 자본주의를 따르면서도 복지에서는 유럽 모델을 많이 참고했다. 보육서비스, 다자녀 세액공제, 주택 보조금, 유급 육아 휴직 등은 프랑스와 스웨덴, 영국 등이 선도적으로 시행했던 정책이다. 한마디로 '많이 베풀테니 많이 낳으라'다.

이런 정책을 구사하려면 정부 재정이 탄탄해야 한다. 세금을 많이 걷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과세 구조 개편은 인구 정책과 맞닿아 있다. 법인세율(22%) 인상과 부자 증세 등을 주장하는 야당을 정부·여당은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의 전체 세수 대비 법인세 비중이 한국은 14%로 OECD 평균 8.5%를 크게 웃돌았다. OECD 평균 법인세율(23.2%)을 고려하면 한국이 기업에 대한 세수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의미지만 뒤집어보면 개인들, 특히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율이 OECD 평균에 못 미친다는 말이기도 하다.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개편에서도 야당은 인상을, 정부와 여당은 현행 유지를 주장한다.

#1980년대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독재정권은 인구를 늘리기 위해 보안군과 비밀 경찰을 풀어 피임을 감시했다. 낙태는 상상도 할 수 없었고 아이를 낳지 않거나 적게 낳으면 세금 폭탄을 때렸다.

보건복지부는 얼마 전 '비윤리 의료행위 처벌' 의료법 개정안에 무단 낙태 시술을 포함 시켰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강간이나 유전적 장애가 있는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한다.

정부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낙태에 대한 의사 처벌 강화는 누가 봐도 인구 증가를 염두에 둔 것이다.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차우셰스쿠를 연상케 한다.

복지 혜택도 늘리고 날로 심각해지는 부의 불평등까지 해소할 수 있는 1석2조의 조세 개혁을 외면하면서 기껏 고안한 게 '낙태 처벌'이라니 애처롭기까지 하다. 자신들은 권력과 부를 그대로 유지할 테니 일반 서민은 계속 애를 낳으라는 강요로 본다면 무리한 해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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